중앙·동아, 신영철 역성 드나
    2009년 05월 14일 09: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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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재판을 맡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재판에 개입해 사법권 독립을 훼손한 신영철 대법관에 대해 법원 윤리위원회가 경고·주의라는 결정을 한 데 이어 신 대법관이 13일 사과했지만 자진사퇴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 단독판사들은 신 대법관이 자진사퇴하지 않는 데 반발하며 14일 판사회의를 강행하기로 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1억 원짜리 시계 2개를 수사 시작 뒤 내다버렸다고 노 전 대통령이 검찰조사에서 진술했으며,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40만 달러를 받아 뉴욕 아파트 계약금으로 썼다는 의혹과 관련해 노씨가 최근 조사에서 찢어버렸다고 검찰이 밝혔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이르면 오늘 권 여사를 소환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권력의 현 정권에 대한 노골적 편들기와 전 정권에 대한 검찰의 파헤치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두 사건에 아침신문들의 시각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사법파동으로 번질 조짐을 우려하며 자진사퇴를 종용한 한겨레 경향신문 등과 달리 조중동은 되레 사퇴압력도 헌법에 맞지 않다는 주장을 펴며 집단행동을 나무랐다. 중앙일보는 특히 이번 신 대법관 파동을 주도했다며 ‘우리법연구회’를 문제삼으면서 ‘성향’을 거론하는등 색깔론까지 펼쳤다.

다음은 14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신 사퇴 촉구’ 오늘 판사회의 강행>
-국민일보 <국세청 내부에 감독위 설치>
-동아일보 <사교육비 얼마 쓰는지도 모르고 절반 줄인가?>
-서울신문 <"MB 실용적 대북정책 돕겠다/진보서 욕 먹을 각오 돼있어">
-세계일보 <고용악화도 바닥쳤나>
-조선일보 <싱가포르국립대, 졸업생 평판 1위>
-중앙일보 <F-22. F-35 48대 괌에 5년 내 배치>
-한겨레 <신 대법관 사퇴 거부…’판사회의’ 오늘 강행>
-한국일보 <대법원장 경고받은 첫 대법관>

신영철 파동…판사회의 확산, ‘사법파동’으로 확산

대법원의 신 대법관 처리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지면을 제작한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신 대법관의 자진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한국일보도 자진사퇴 촉구를 시사하는 주장이었지만 방향이 달랐다.

   
  ▲ 한겨레 5월14일 1면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신 대법관 사퇴 거부…’판사회의’ 오늘 강행>에 이어 3면 머리기사 <‘단독판사회의’ 확산 조짐…’사법파동’으로 번지나>에서 "신 대법관의 결자해지를 요구하는 판사들의 목소리는 더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신 대법관이 ‘버티기’에 들어갈 태세를 보이자 그의 퇴진을 요구해온 판사들을 중심으로 판사회의가 잇달아 조직돼 또다른 사법파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소장 판사들은 이번 사태의 해법 제시가 이미 대법원장의 손을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14일 열리는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의 단독판사회의에서는 신 대법관의 거취와 관련된 의견이 주된 논의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겨레는 "11일·12일에 이어 13일에도 법원 내부통신망에는 대법원의 미온적 조처를 비판하고 신 대법관의 용퇴를 촉구하는 글이 쏟아졌다"며 "신 대법관이 사과의 뜻을 밝힌 글에는 댓글난에 ‘▶◀ 근조(謹弔) 사법부’라는 표현이 잇달아 붙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도 1면 머리기사 <‘신 사퇴 촉구’ 오늘 판사회의 강행>에서 서울중앙지법·남부지법 단독판사들의 14일 저녁 판사회의와 관련해 "전체 판사 116명 중 70%가 넘는 85명이 소집요구에 동의했고 서울남부지법도 33명 중21명의 동의를 얻었다"며 "서울북부지법·부산지법 등 전국의 다른 법원에서도 판사회의 소집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 "실체없는 대법원장 경고는 쇼…연판장 움직임"

경향신문은 3면 머리기사 <판사들 "실체없는 경고는 쇼"…수뇌부도 불신>에서 신 대법관의 글이 올라온 직후 댓글을 올린 한 법원직원의 글을 통해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이 아쉽다"며 "신 대법관님도 살고 법원도 함께 살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현재 홍콩대에서 연수중인 김예영 판사(사시 40회)도 "신 대법관의 행위가 사법권 남용이 아닌데 판사들이나 국민들이 오해했다는 것이냐"며 "사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경향은 전했다.

경향은 14일 저녁 열릴 판사회의에 대해 "판사회의는 의결권이 없지만, 신 대법관 문제로 인해 이례적으로 소집된 만큼 의견을 모은 성명서 등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며 "회의는 오후 6시30분에 시작돼 마감시간 없이 ‘끝장토론’으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경향은 이어 "회의에서는 연판장을 돌릴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판사들 사이에서는 한 때 ‘신 대법관이 사퇴하지 않고 계속 버틴다면 우리(판사들)라도 나갈 각오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덧붙였다.

경향은 4면 머리기사 <판사들 ‘▶◀ 근조 사법독립’>에서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신영철 대법관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준 지 3일 만인 지난 11일부터 법원 내부게시판에는 윤리위 결정을 성토하고 신 대법관 사퇴를 촉구하는 일선 판사들의 글이 봇물 터진 듯 올라왔다"며 "11일에 7명, 12일에 6명의 판사들이 글을 올렸고, 지지하는 댓글은 수백개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특히 서울가정법원 김윤정 판사(사시 42회)가 ‘▶◀ 근조(謹弔) 사법독립’이라는 글을 올린 것을 두고 경향은 "판사가 사법부를 향해 ‘근조’라는 표현으로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그만큼 현 상황을 바라보는 일선 판사들의 위기감이 심각함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신영철, 법원 찢어발기면서 오욕 고집 이유 뭔가" 경향 "이제는 결단내려야"

   
  ▲ 한겨레 5월14일자 사설  
 

한겨레는 사설에서 판사들의 반발을 두고 "그 자체로 보면 우리 사법부가 또 한 번 아픔 속에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그만큼의 갈등과 사법부의 권위 훼손은 각오해야 한다"며 "그 책임은 온전히 신 대법관과 이 대법원장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그 해결책에 대해 "신 대법관이 자진 사퇴하면 된다. 그는 이미 명예롭게 사퇴할 때를 놓쳤다. 후배 법관들까지 대놓고 사퇴를 촉구하는데도 더 버티려 하면 사법부의 갈등과 분열은 불 보듯 뻔하다"며 "자칫 법치주의의 근간인 재판의 독립성, 사법부의 안정까지 흔들리게 된다. 스스로는 물론 법원까지 이렇게 더럽히고 찢어발기면서 오욕의 자리를 고집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헌법상의 재판 독립을 명백히 침해한 이번 일은 마땅히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며 "미리 짠 듯 적당한 절충과 시늉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그랬다가는 더 큰 화를 자초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신영철 대법관, 이제는 결단 내려야>에서 "신 대법관의 사과문에는 가장 중요한 자신의 거취 관련 내용이 빠져 있다"며 "신 대법관은 ‘신분은 법으로 보장된다’는 방어막 아래에서 신뢰의 위기에 처한 사법부의 현실을 회피하려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신 대법관 스스로 사퇴하는 것만이 실추된 사법부의 권위를 바로 세우고 법원의 균열을 막는 길"이라며 "일각에서는 신 대법관이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 발의도 제안하고 있다. 더 이상 지체하면 외부의 입김에 사법부가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경향신문 5월14일자 1면  
 

조선 "사법행정권 불만폭발?…권력 뿐 아니라 외부 입김에 자유로워야"

이에반해 조중동은 이런 판사들의 움직임에 ‘불만섞인’ 보도태도를 보였다. 조선 중앙일보는 모두 1면에 관련기사를 싣지 않았다. 동아는 1단으로 1면에 기사를 실었다.

조선은 12면 머리기사 <신영철 대법관 "엄중경고">에서 "일부 단독판사들은 신 대법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려고 했다가, 일단 보류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법원 내부에는 ‘법관독립을 훼손한 신 대법관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헌법과 법률이 법관의 신분을 보장하고 있는데 이를 강제하는 것 역시 법 위반’이라는 여론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조선은 "판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비대화된 ‘사법행정권’에 대해 쌓여온 불만이 ‘신영철 사태’를 기폭제로 터져나온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사법연수원 졸업성적이 판사 생활 20여 년간 인사이동에 반영되던 과거와 달리, 2005년 이용훈 원장 취임 이후 각 판사들이 사건을 처리한 각종 통계들이나 사법행정권자(법원장 등)의 평가가 법관 인사를 좌지우지하면서 법관들이 윗사람 눈치를 보게 됐다는 것"이라고 판사들의 움직임에 의미를 축소했다.

조선은 "중견 법관들은 소장 판사들의 ‘여론몰이’식의 집단행동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며 서울고등법원 한 부장판사의 말을 빌어 "젊은 판사들이 재판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게 재판독립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판사의 집단행동은 ‘판사의 정치화’로 비칠 수 있고, 결국 재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전했다.

   
  ▲ 조선일보 5월14일자 사설  
 

조선은 사설 <사법부는 권력만이 아니라 여론 압력에서도 독립해야>에서 판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소장 판사들이 그렇게 위중한 일로 판단했다면 (신 대법관의) 이메일을 받고 나서 바로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며 "그때는 아무 말 안 하다가 다섯 달이 지난 올 2월에야 일부 언론에 당시 이메일 내용을 유출해 자기 이름을 숨기고 언론이 신 대법관을 공격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다시 지엽적인 이메일 언론유출론을 또다시 들먹인 것이다.

조선은 "이런 행동은 사법부 바깥의 힘을 끌어들여 사법부의 독립성에 흠집을 낸 것이란 비판을 들을 만하다"며 "법관은 상사와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여론과 외부 압력으로부터 독립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중앙 "우리법연구회 신대법관 사퇴 앞장서…’성향’에 따라 재판 달라지면 누가 믿겠나"

중앙일보는 많은 판사들이 집단행동에 뜻을 모아가고 있는 상황임에도 진보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을 집어내 문제를 삼았다. 6면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 신 대법관 사퇴 요구 앞장서>에서 중앙은 "서울중앙지법 소장판사들이 단독판사회의 소집 등 집단행동에 나선 가운데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소속 상당수 판사들도 신영철 대법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며 "우리법연구회는 신 대법관의 재판 개입 논란이 확대되는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은 신 대법관의 촛불 압력 의혹이 불거진 지난 2월 "당시 법원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려 신 대법관을 비판했던 판사들 중에는 이정렬 서울동부지법 판사 등 우리법연구회 회원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며 "대법원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나온 뒤인 지난달 20∼21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전국 법관 워크숍에서도 연구회 회원들은 강경 입장에 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 중앙일보 5월14일자 6면  
 

또한 중앙은 "11일 가장 먼저 글을 올린 사람은 연구회 소속 이옥형 서울중앙지법 판사였다"며 "같은 모임 회원인 유지원 광주지법 목포지원 판사와 문형배 부장판사가 이후 한 시간 간격으로 글을 올렸다"고 썼다. 중앙은 이어 "법원 일각에선 사법권 독립을 주장하면서 자신들이 신 대법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일종의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주장도 나온다"며 "법관의 신분은 헌법에 보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의 속내는 사설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신영철 파문’을 바라보는 일반 국민의 시선이 점차 따가워지는 것을 정작 사법부 내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당사자들만 모르는 것 같다"며 말을 꺼내든 중앙은 "대법원 진상조사단, 전국 법관워크숍, 윤리위원회를 거쳐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까지 나왔는데도 법원 내부 전산망이 붐비고 회의가 소집된다면 일반 국민으로서는 도대체 근본 배경이 무언가 하는 의구심과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내 중앙은 ‘비아냥’에다 색깔론까지 덧칠하기에 이른다.

"’우리법연구회’라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주로 앞장서 문제를 제기했다는데, 일반 국민으로서는 법원에 ‘우리법연구회’와 ‘너희법연구회’가 따로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안하고 찜찜하기 짝이 없다. 누구나 법관은 헌법·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줄 알고 있다. 그런데 양심이 아닌 ‘성향’과 ‘이념’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면 누가 사법부를 믿고 법정에 출두하겠는가.…나름의 절차를 거쳤는데도 계속해서 여론몰이나 할 때가 아니다."

동아 "집단행동 삼가…사법파동 얻을 게 무언가"

동아일보도 8면 머리기사 <오늘 서울중앙지법 판사회의…’신영철 논란’ 분수령>에서 법원 내에서 개혁 성향 법관으로 통하는 정진경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올린 글을 통해 "신 대법관의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생각하지만 법관이 다른 법관의 사직을 요구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이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며 "이번 사건은 촛불재판을 둘러싼 정치적 사건에서 발단이 됐기 때문에 국민의 반은 법관의 집단행동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동아는 서울고법의 한 판사의 의견을 빌어 "대법원장이 절차에 따라 내린 결정을 법관 스스로 무시하고 신 대법관 사퇴를 종용한다면 국민이 법원의 판결에 어떻게 승복할 수 있겠느냐"고 전했다.

동아는 사설에서는 조선 중앙일보보다는 다소 점잖은 어조로 집단행동을 삼가라는 주장을 폈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가 신중한 심의를 거쳐 대법원장에게 의견을 보냈고 이에 따라 사법부 수장(首長)이 최종 결론을 내렸는데도 일부 법관이 집단행동을 통해 신 대법관과 이 대법원장을 압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신 대법관의 입장표명은) 이 정도면 진중한 사과라고 볼 수 있다. 이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이 사태를 독재정권 시절의 ‘사법파동’ 같은 사태로 확산시켜 얻을 것이 무엇인가"

"가장 무겁게 문책"? 애매모호한 한국일보

조중동 외에도 신영철 대법관을 옹호하는 데 나선 신문은 더 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대법원장의 경고에 대해 "대법원장의 ‘엄중 경고’는 신 대법관의 행위를 사실상 가장 무겁게 문책한 것"이라며 "법원 안에서조차 ‘경고 또는 주의’ 권고를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징계위원회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 들리지만, 이는 그의 행위를 법원장의 정당한 직무수행이라고 무작정 옹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편협하고 강파른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사태의 심각성은 과장하면서, 대법관에 대한 경고나 징계는 너무 가볍게 여기는 듯하다"며 법원 안팎의 공정한 시각은 "대체로 신 대법관이 관행이나 정도를 벗어나 품격을 잃은 것"이지 "노골적 재판간섭"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은 그 근거로 "직무상 권한과의 구분이 모호한데다, 실제 재판에 영향을 미친 흔적도 없다"며 "명확한 비위 증거가 필수적인 징계는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훨씬 다수인 분위기"라고 애써 주장했다.

   
  ▲ 한국일보 5월14일자 사설  
 

한국은 그러면서도 신 대법관에겐 사퇴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우리는 신 대법관이 ‘경고 또는 주의’를 받을 지경에 이른 것만으로 막중한 자리에 머무르기 어려울 것임을 일깨운바 있다. 사법부와 자신을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거듭 바란다."

이어 한국은 "법관들도 이번 사태가 남긴 ‘마음의 상처’에 집착해 마냥 목소리를 높일 때가 아니다"며 "조용히 본분을 다하는 사법부 본연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했다. 도대체 뭘 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노골적 재판 간섭’은 아니지만 ‘관행이나 정도를 벗어났다’는 것 만으로 ‘현명한 선택'(자진사퇴)을 하라는 뜻인데, 쉽게 말해 큰 잘못은 아니지만 사법부 신뢰를 위해 그만두라는 것 쯤으로 읽힌다. 무책임한 주장이며, 본질을 피하가면서 여기 저기 욕 먹지 않으려는 주장에 불과하다. 신 대법관의 행위가 잘못했으면 책임지라고 하면 되고, 큰 잘못이 아니면 덮으라고 주장하는 게 언론의 정직한 판단이 아닐까. 이도 저도 아닌 이런 주장을 중립적이라며 고개를 끄덕일 독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조선 "노 전 대통령 자녀 고급주택 두채 구하러 다녀"

조선일보는 1면 <2007년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녀/미서 고급주택 두채 구하러 다녔다>에서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녀가 2007년 초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와 동부 뉴욕에서 비슷한 시기에 시세가 100만달러를 넘는 고급 주택 두 채를 구하러 다닌 사실을 확인했다"며 "검찰에 따르면 2007년 3∼4월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유학 중이던 샌프란시스코에선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를 받은 국정원 직원이 100만∼140만달러짜리 집을 물색했고, 뉴욕에선 딸 정연(34)씨가 직접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은 "검찰은 일단 정연씨 명의로 계약한 뉴욕 집이 건호씨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노 전 대통령의 두 자녀가 각각 한 채씩을 구입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라며 "정연씨는 2007년 5월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보이는 뉴저지주 소재 고급 아파트를 160만달러에 계약하고 계약금 5만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조선·한겨레 "꼬이는 해명…말바꾸기, 노 대통령 궁지"

조선은 10면 머리기사 <노패밀리 검은돈 과연 640만달러뿐?>에서 "박연차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자녀의 뉴욕 고급 아파트 구입자금으로 40만달러를 더 대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며 "’100만달러 사용처’ 제출을 준비해온 노무현 전 대통령측의 해명은 갈수록 꼬이면서 검찰은 내심 미소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이제 노 전 대통령 일가와 연관된 불법 자금이 과연 박 회장이 건넨 640만달러 뿐이겠느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며 "딸 정연씨가 미국 뉴저지주의 고급 아파트를 계약한 시점(2007년 5월)과 비슷한 시기(2007년 3∼4월)에 국정원이 아들 건호씨를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100만∼140만달러짜리 집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과연 그 많은 집값을 어떻게 치르려 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10면에 특파원을 통해 노씨가 계약했다는 뉴욕 맨하탄의 ‘허드슨 클럽’의 모습과 경내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조선은 <노정연씨가 계약한 호화단지 ‘허드슨 클럽’을 가보니…>에서 "정연씨 명의로 계약한 아파트는 허드슨클럽 내 아파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아파트"라며 "맨 꼭대기층인 4층에 위치했고, 바로 허드슨강을 건너 맨해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보이는 곳"이라고 했다.

조선은 "2개 동으로 구성된 클럽 내에서 가장 큰 아파트로 침실 3개의 복층 구조로 돼 있다"며 "한때 160만달러를 넘었던 아파트 가격은 지금은 다소 내려 133만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상세히 소개했다.

한겨레도 4면 머리기사 <달러 용처 말바꾸기…노 전대통령쪽 궁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며 "부인 권양숙씨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받았다는 100만달러의 사용처 때문이다. 특히 지난 12일 딸 노정연씨가 박 전 회장한테서 40만달러를 국외계좌로 송금받은 사실이 공개된 뒤 노 전 대통령 쪽이 내놓은 해명은 오히려 의혹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60만달러+40만달러=100만달러’라는 등식이 맞고, 검찰이 제시한 ‘100만달러+40만달러’는 의도적 왜곡이라는 노 전 대통령 쪽의 주장에 대해 "검찰은 이미 박 전 회장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당시 100만달러가 환전된 기록도 모두 갖고 있다고 밝혔다"며 "노 전 대통령 쪽의 해명이 궁색해지는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100만달러의 사용처에 대한 노 전 대통령 쪽의 해명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바뀌었다"며 "당당해 보이던 노 전 대통령 쪽이 입장을 크게 바꾼 것은 지난달 30일 검찰이 외국에 있는 자녀에게 송금된 명세를 제시하면서부터"라고 지적했다.

경향 "계약서 찢고, 시계는 버리고"

경향은 4면 <미 주택 계약서 찢고…시계는 버리고…/검찰 "노측 증거인멸 시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부적절한 금품수수를 감추기 위해 수차례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검찰은 밝혔다"며 "13일 검찰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는 박 전 회장의 돈으로 계약한 미국 주택 계약서를 찢어버렸고, 권양숙 여사는 박 전 회장에게서 받은 개당 1억원 상당의 명품 외제시계 2개를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정연씨는 2007년 5월 미국 맨해튼이 바라보이는 뉴저지에 오빠 건호씨가 거주할 주택을 5만달러에 가계약했고 9월에는 박 전 회장 돈 40만달러를 송금받아 정식 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주택값 160만달러 중 45만달러만 지급, 잔금이 남아 있는 상태이고 계약은 아직까지 유효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경향은 "검찰이 박 전 회장의 홍콩 APC 계좌를 추적하면서 40만달러가 미국 부동산 업자에게 송금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정연씨는 검찰에서 계약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계약서는 갖고 있지 않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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