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고대, ‘MB고대’ 됐나?
    By mywank
        2009년 05월 13일 12: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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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고대가 ‘MB고대’로 변해가고 있는 걸까. 지난 5일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고려대 교우회장) 비리의혹의 명확한 해명과 검찰의 엄정수사를 촉구하는 학생들의 학내 기자회견을 저지하기 위해, 학교 측에서 폭력까지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MB 측근 비판하면 안되는 학교

    이에 맞서 고려대 총학생회(총학생회장 정태호)는 13일 오후 1시 안암동 고려대 본관 앞에서 지난 5일 학교 측의 ‘만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총학생회장단이 교내 천막농성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양 측 간에 충돌이 다시 예고되고 있다.

       
      ▲지난 5일 학생들이 들고 있는 피켓을 빼앗고 있는 고려대 측 관계자 (사진=고려대 총학생회) 

    ‘2007년 대선 전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특별 당비 30억 원을 대납하고 지난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회장이 지난 5일 ‘개교 104주년 기념식 및 고대인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하자, 학생들은 천 회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려고 했다.

    고려대 총학생회 학생들의 말에 따르면, 당시 기자회견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학생회관을 나서자, 고려대 학생처 직원 20여 명이 학생회관 1층과 2층 엘리베이터 앞, 계단 앞 등 학생회관에 있는 모든 출입문을 봉쇄했으며, 부총학생회장의 멱살을 잡고 총학생회장을 길바닥에 넘어뜨리기도 했다.

    "MB정부에 충성서약한 것"

    결국 이날 기자회견은 학교 측의 방해 속에 ‘약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어 학생들은 항의의 표시로 ‘침묵시위’를 벌였지만, 학교 측은 피켓을 빼앗으며 이를 저지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 측은 ‘학생처장이 자신이 지시한 일임을 시인하기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정태호 고려대 총학생회장(행정학과)은 “5일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을 지키기 위해,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기자회견까지 물리력으로 저지하며 과잉 대응한 것은 이명박 정부에게 ‘충성서약’을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학생들의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까지 막으려는 학교 측의 모습은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인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고 비판했다.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의 멱살을 잡고 있는 학생처 직원 오 아무개 씨 (사진=고려대 총학생회) 

    그는 이어 “천신일 교우회장의 학교 방문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기자회견을 저지하기 위해, 학생처장 주제의 ‘대책회의’가 열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생처장 스스로도 지난 5일 개교기념식장에서 한 교우회원에게 ‘내가 지시했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5일 사태 이후 학교 측에서는 ‘당시 폭력행위는 없었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학생들이 항의서한까지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도 없다”며 “학생들을 무시하고 이명박 정부를 비호하고 있는 학교 측을 규탄하기 위해 오늘(13일)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할 예정이고, 학교 측에서 이를 저지하더라고 강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총학생회 천막농성…충돌예고

    이에 대해, 고려대 학생처의 한 관계자는 “당시 개교기념일 행사가 있었는데, 남의 ‘잔치 집’에 와서 어떤 사람이 싫다 좋다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들과의 승강이 과정에서 한 학생의 옷을 잡았던 것이지 멱살까지 잡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레디앙>은 이날 김한겸 학생처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외부일정 관계로 연락이 닿지 못했다.

    한편,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학내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교우회장직 사퇴 △지난 5일 ‘폭행사건’ 책임자인 김한겸 학생처장 사퇴 및 이기수 총장 사과 △학내 민주주의 및 표현의 자유 보장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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