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민주 양당 '쇄신' 논의 어디로?
    By 내막
        2009년 05월 12일 02: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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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현실정치의 최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원내 양대 정당이자 영호남 지역기반 거대정당인 한나라·민주 양당이 자신들의 텃밭에서 사상 초유의 참패를 거뒀던 4·29 재보선이 끝난지도 어느덧 2주가 지나가고 있다.

    투표 다음날인 4월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소환 장면이 공중파 TV를 통해 하루종일 재방송되면서 선거 민심에 대해 차분히 논의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지만, 18대 국회의 2기 원내대표 경선 등의 정치일정과 맞물려 양당 내부에서는 앞으로 방향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한나라, 안되는 화합 지켜보다 쇄신도 포기?

    여당인 한나라당은 재보선 참패에 대한 대응책으로 ‘쇄신과 화합’이라는 화두를 내걸고 여러 가지 논의를 시작했지만, 당 내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쇄신’보다 ‘화합’이 더 시급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 사진=민주당 /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원내대표 합의추대 카드가 박근혜 전 대표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거부의사로 무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카드를 완전히 내려놓지 못하고 계속 만지작거리면서, 이면에서는 박 전 대표를 만나 화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물밑작업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특히 박희태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쇄신특위가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도 "쇄신특위가 결정했다고 그대로 따르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 사실상 쇄신특위가 실권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쇄신’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는 지난 2005년 당시 당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표가 비주류였던 홍준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전권을 부여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으로, 당의 ‘오너대표’였던 박 전 대표와 바지사장으로 인식되는 박희태 대표의 입장차이가 빚어낸 현상으로도 분석된다.

    ‘전권’ 없는 쇄신특위의 한계

    이런 상황 때문인지 원희룡 쇄신특위 위원장은 당의 쇄신 방향에 대해 아무런 밑그림도 제시하지 못한 채 "백지 상태에서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다"는 원칙만 강조하고, 당내 소장파에서는 ‘전권 없는 쇄신특위 참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당내에서는 이번 재보선 패배의 원인이 당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정부의 정책실패에서 비롯된 부분이 훨씬 크기 때문에 쇄신의 대상은 당이 아닌 정부라는 주장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정몽준 최고위원이 최근 ‘그림자 정치’를 하지말고 실세들이 직접 당 대표에 출마하자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지도부 교체를 내세운 것을 오히려 현재 한나라당이 처한 내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의 이러한 제안에 대해 순수성을 의심하는 시선과 함께 현실성이 없다는 반론 그리고 당내 다수계파의 하나인 친박계의 반대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 제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일각에서는 정 의원의 제안이 차기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 지위를 선점하는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재보선 결과로 자기 앞마당인 울산에서마저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자신의 정치적 곤궁함을 극복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 우경화 혹은 호남 포기 선언?

    한나라당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역시 당의 앞으로 방향을 두고 여러 가지 공방이 오가고 있지만 그나마 원내대표 경선이라는 공론의 장에서 공개적인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훨씬 ‘건강한 논쟁’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 결과를 놓고 호남 참패보다 수도권 압승에 더 의미를 두면서 정세균 대표의 대표 출마 공약이었던 ‘뉴민주당플랜’의 본격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히고, 지난 6일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 비공개회의에서 ‘뉴민주당 플랜’의 기본 골자를 공유했다.

    당 차원에서 공식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내용을 보면 ‘뉴 민주당 플랜’의 핵심 골자는 ‘더 많은 기회, 더 높은 정의, 함께 하는 공동체’ 등의 진보적 가치를 지향점으로 정하면서도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탈이념적이고 실용주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탈이념’에서 ‘좌파신자유주의’까지

    ‘뉴 민주당 플랜’에 대해 당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에서도 ‘좌측 깜빡이 넣고 우회전’을 했던 참여정부의 좌파 신자유주의식 우경화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뜨겁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2중대가 되겠다는 소리라는 극언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정세균호의 민주당이 아예 호남을 포기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재보선에서 ‘개혁성’의 부족으로 인해 민노당에 밀렸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뉴 민주당 플랜’의 초안을 작성한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앞으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혀 내용 면에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김 원장이나 당의 원로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공히 "민주당은 이념정당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강조하는 것으로 봐서는 초안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이고, 특히 김 전 대통령이 호남 패배를 ‘공천 실수’로 평가한 부분은 이러한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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