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는 왜 ‘투사’로 살아야 했나
    By mywank
        2009년 05월 09일 01: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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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투사’로 살아야 했던 어머니의 역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변천사와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파해 친 『어머니 수난사(강준만 지음, 인물과 사상, 13,000원)』가 출간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어머니’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코끝이 시큰해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가족들을 위해 온갖 굿은 일들을 마다하지 않았던, 강해보였지만 누구보다 여린 어머니의 모습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표지=인물과 사상

    ‘어머니’를 떠올리며 갖게 되는 느낌의 이면에는 불행했던 우리의 근현대사, 고난과 시련의 세월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오랜 세월 동안 국가가 가정을 지켜주지 못해 가족 중심으로 각개 약진해야 하는 한국사회에서, 어머니는 ‘투사’가 돼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억울한 죽음, 수많은 한이 생성된 현장에서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오직 어머니뿐이었다. 어머니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또는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외쳐대는 절규의 이름이 되기도 했다.”- 본문 중

    ‘어머니는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 6·25 전쟁이었다. 전쟁 중 수많은 어머니들은 자식을 품에 감싸 안은 채 죽어갔으며, 무시무시한 굶주림과 절망 속에서도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참상의 한복판에서 어머니는 ‘신’을 대신해야 했다.

    “결혼식이 ‘허례허식의 대명사’가 된 것과 발을 맞춰, 과외도 극성을 부렸다. 결혼이나 입시 모두 집안의 영광과 대외적 과시를 위한 일이라는 점에서 같은 성격의 것이다. 어머니들은 자식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맹렬히 투쟁했는데….”- 본문 중

    6.25 전쟁 이후에도 한국의 어머니들은 다시 ‘투사’가 되어야 했다. 자식들의 성공과 출세를 위해서였다. 자식은 ‘가족의 대표선수’로서 성공과 출세를 위해 입시전쟁에 뛰어들었으며, 어머니 역시 그런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받쳤다.

    ‘투사’가 돼야했던 어머니 이야기 

    어머니는 자식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투사가 되었고, 집안의 번영을 위해 부동산투자를 하는 ‘복부인’이 되기도 했다. 또 ‘마담뚜’의 도움을 받아 자식을 좋은 집안과 결혼시키려고 했으며, 자식의 장래를 위해 ‘원정 출산’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는 “어머니들이 열심히 투쟁하듯 살아왔지만, 지금의 체제에서는 어머니도 아버지도 그 자식들도 모두 희생자일 뿐 행복해질 수 없다”며 “진보진영에서 백날 ‘신자유주의 타도’를 외치는 것보다, 어머니들의 ‘육아부담’을 더는 정책 마련에 힘쓰는 게 현실적 대안”이라며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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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강준만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와 위스콘신대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한 후, 현재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한겨레>를 비롯한 각종 신문, 잡지, 언론매체에 시사평론을 기고하고 있으며 인문․사회․정치․문화에 관한 다양한 책을 출간하고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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