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현실은 울산 아닌 전주"
        2009년 05월 06일 05: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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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 노회찬 호가 핵심 공약이었던 ‘재선거를 통한 원내진입’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출항을 시작했다. 지난 1년간 진보신당의 두 가지 상징이었던 ‘임시체제’와 ‘원외정당’의 딱지를 떼고, 노회찬 호의 본격 시작을 알린 것이다.

    특히 이번 재선거에서의 성과로, 진보신당이 원외정당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다양한 혜택을 입게 되는 것처럼, 민주노동당과의 후보단일화와 한나라당과의 혈전을 승리로 이끈 노회찬 대표는 강력한 단일지도체제의 토양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

       
      ▲ 대표후보 출마 기자회견 중인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사진=마들연구소)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번 재선거는 노회찬 호가 항해할 2년의 출항 단계일 뿐이다. 물론 진보신당으로서는 이번 재보선이 원내시대를 연, 그야말로 성공적인 재보선이었지만, 이번 출항은 진보신당이 가진 한계 역시 확연히 드러낸 선거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진보신당의 또 다른 선거지였던 전주덕진에서는, 염경석 후보가 고군분투했지만 6.11% 득표에 그쳤다. 비록 그 선거가 ‘정동영’ 프레임에 갇혔다고 해도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서도 득표율이 떨어졌다. 여기에 이번 재보선 최대 관심지역이자 격전 지역으로 꼽혔던 인천부평을의 경우에는 인물난으로 인해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전주덕진과 인천부평에서는…

    즉 이번 재선거에서 ‘울산북구’라는 특수한 상황이 없었다면, 진보신당은 첫 출항부터 정치적으로 더욱 곤궁한 처지로 몰렸을 가능성도 있다. 안정적인 출항이지만 향후 노회찬 체제에서,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노출된 이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오는 10월 재보궐선거와 2010년 지방선거를 통해 언제든 격한 풍랑에 휩싸일 수도 있다.

    노회찬 대표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노 대표는 진보신당 게시판을 통해 “원내진출에도 불구하고 지금 진보신당의 현주소는 울산 북구가 아니라 오히려 10% 득표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한 전주 덕진이라 보아야 할 것”이라며 “실제 진보신당 지역조직이 부닥치는 현실은 울산 북구보다 전주 덕진에 가까운 것이 오늘의 상황”이라며 현실을 설명했다.

    아직 진보신당이 조직적 기반과 함께 인재부족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10월 재보선과 2010년 지방선거 돌파가 만만치 않음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10월 재보궐선거의 경우, 울산북구와 같이 진보정당의 후보단일화가 정치적 의미를 갖는 지역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10년 지방선거도 조직적 기반이 취약한 진보신당으로선 매우 어려운 과제다. 노회찬 대표가 대표선거운동 과정에서 “광역단체장 후보 조기가시화”를 앞세운 것도, 조직기반이 취약한 진보신당으로서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역단체장 조기 가시화’라는 현실적 대안도 진보신당의 좁은 인력풀을 감안하면 어려운 문제다. 노회찬 대표는 3월, 대표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10월 재보궐 선거부터는 당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진보신당과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을 적극 발굴해 당의 전면에 세우겠다”며 해결책을 일부 제시하기도 했다.

    이홍우 진보신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2010년 지방선거를 완결구조로 치를 수 있는 조직적 기반과 역량을 갖추는 것”이라며 “경기도의 경우에도 독자적인 체제로 운영될 수 있는 지역위원회가 많지 않은 상황인데 지역으로 내려갈수록 이러한 문제들은 더 커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조직 기반과 브랜드 가치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기반 확충도 중요하지만 이번 원내진입을 통해 진보신당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작업도 필요하다. 진보신당이 스스로 강조해 왔던 확실한 ‘실력’을 보여줌으로써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줌과 동시에 당 인지도와 지지율을 동반상승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신언직 서울시당 위원장은 “국회에 의원이 생겼기 때문에 이제 ‘진보신당의 칼’인 정책대안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며 “이 같은 대안을 바탕으로 사회연대전선에서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지지네트워크를 넓히는 것이 조직적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보신당은 이 같은 과제를 9일로 예정된 ‘대표단-의원단-실장단’ 워크숍을 통해 가다듬은 뒤, 오는 5월 30일 예정된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에서 통과 후 본격적인 실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초 7일 계획되어있던 워크숍이 이틀 뒤로 미뤄진 것에 대해 김종철 대변인은 “준비를 좀 더 철저히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번 워크샵에 대해 "원내에 진입을 했기 때문에 원내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것과 더불어 기존 원외정당으로서의 당 활동과 원내정당으로서의 당 활동을 어떻게 결합시킬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회찬 대표는 지난 달 29일, 조 의원의 당선 후 진보신당의 향후 사업계획을 묻는 <레디앙>의 질문에 “원내 진출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2009년 사업계획 확정을 선거 후로 미루었다”며 “원내외 양 날개를 바탕으로 힘차고 역동적인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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