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검찰소환 지켜본 신문 속마음
        2009년 05월 01일 10: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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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소환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체포 압송돼 검찰에서 조사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 포함하면 역대 세 번째에 해당한다.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되었던 전직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그것도 청렴성과 도덕성을 생명으로 삼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는 게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착잡함을 안겨주었다.

    노 전 대통령이 이날 아침부터 1일 새벽까지 장시간 검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은 의혹은 크게 세가지다. 500만 달러, 100만 달러, 12억5000만 원. 100만 달러는 박 회장이 2007년 6월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한 것이고, 500만 달러는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인 지난해 2월 말 조카사위 연철호 씨의 홍콩 계좌에 입금된 것이며, 12억5000만 원은 정상문 청와대 비서관이 업무추진비를 횡령한 금액이다. 검찰은 이렇게 전달된 돈의 흐름을 노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알고 있었는지를 집요하게 캐물었다. 노 전 대통령은 대체로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의 대질을 추진했지만 노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신문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마지막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국민들의 참담함과 안타까움을 전했다. 구속기소 불구속기소를 고민하고 있는 검찰 수뇌부에 대해 동아일보는 국민이 승복할 법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1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100만달러 유학비 등 빚 갚았다">
    -국민일보 <노, 혐의 부인…박연차와 대질 거부>
    -동아일보 <노 "아니다, 모른다"…박연차와 대질도 거부>
    -서울신문 <노 전 대통령 "면목없습니다" 검찰 출석…14년 만에 되풀이된 불명예 역사/혐의 부인…10시간 만에 조사 종료>
    -세계일보 <노 전대통령 혐의 부인…박연차와 대질도 거부>
    -조선일보 <"아니다…모른다…생각안난다">
    -중앙일보 <‘박연차 대질’ 거부>
    -한겨레 <노 전 대통령 "600만 달러 몰랐다">
    -한국일보 <‘후원자’ 박연차와 대질 거부/5년보다 길었던 하루>

    조선 "100만 달러 중 30만 달러 노건호씨와 딸에 송금…권 여사 재소환"

       
      ▲ 조선일보 5월1일자 1면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 <"아니다…모른다…생각안난다">에서 "검찰은 27년 6월말 박 회장이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한 100만 달러 중 일부로 의심되는 30만 달러가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와 딸 정연씨에게 송금된 사실을 확인, 노 전 대통령에게 이를 알고 있었는지 등을 추궁했다"며 "검찰은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건호씨 등이 관련된 외화송금 거래내역을 제공받아 이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검찰은 30만달러의 출처가 박회장 돈 100만달러의 일부인지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기 위해 권 여사를 비공개로 다시 소환조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경향 "노, 100만달러 유학비 등 빚갚아…500만달러 호의적 투자, 퇴임후 알아"

       
      ▲ 경향신문 5월1일자 1면  
     

    경향신문은 1면 머리기사 <"100만달러 유학비 등 빚 갚았다">에서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6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받은 박 회장의 돈 100만달러의 사용처에 대해 ‘과거 야당 정치인 시절 생긴 빚과 자녀 유학자금과 생활비 등으로 인한 채무를 갚는 데 집사람(권양숙 여사)이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며 "재임 중 이 같은 사실을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며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검찰은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 부부의 미국 계좌 내역에서 2007년 하반기 30만달러를 비롯해 권 여사로부터 수차례 달러 뭉칫돈을 송금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검찰은 유학비 송금 부분을 추가 조사하기 위해 권 여사를 재소환키로 하고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경향은 또 "지난해 2월 조카사위 연철호씨를 통해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달러를 받은 혐의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500만달러 부분은 퇴임 이후 알았으나 호의적 투자 정도일 뿐 나와는 무관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가문의 몰락…노-검찰 22년 악연"

       
      ▲ 한겨레 5월1일자 4면  
     

    한겨레는 4면 머리기사 <노-검찰 ’22년 악연’…퇴임 1년 만에 ‘가문의 몰락’>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1년여 만에 자신과 가족, 측근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거나 처벌 대상이 됐다"며 "사정기관의 총력전에 ‘노무현과 386’은 재기가 어려울 만큼 무너졌다"고 평했다.

    한겨레는 "노 전 대통령과 검찰의 악연도 새삼 회자되고 있다"며 "1981년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함께 ‘부림'(부산의 학림) 사건 변론을 맡아 인권변호사의 길로 접어든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9월 대우조선 노동자 이석규씨의 사인 규명에 나섰다가 노동쟁의조정법의 ‘제3자 개입금지’ 조항을 어긴 혐의로 구속됐고, 당시 부산지검 검사들이 노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하룻밤 사이에 담당 판사, 수석부장판사, 법원장 집에까지 찾아가 논란이 일었다"고 전했다.

    동아 "박연차 진술 유지…공소유지 청신호" "국민 승복할 결정 내려야"

    각종 혐의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부인했지만 검찰은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박연차 회장이 계속 진술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어 유죄선고의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동아일보는 3면 머리기사 <박연차와 악수만 한 뒤 노 "시간 너무 늦었다" 대질 피해>에서 "검찰 안팎에서 박 회장은 ‘박 검사’로 불린다. 그동안 몇 차례 대질조사에서 박 회장은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던 정치권 인사와 관료에게 ‘다 끝났으니 사실대로 털어 놓으라’면서 당사자를 강하게 압박했기 때문"이라며 검찰 관계자의 말을 빌어 "상대방이 박 회장과의 금품 수수를 시인하든지, 부인하든지 관계없이 박 회장이 대질조사에서 기존 진술을 그대로 유지한 점은 법정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검찰의 공소 유지에 청신호가 된다"라고 전했다.

    동아는 "법조계에서는 객관적인 물적 증거가 없는 뇌물 사건에서 뇌물 공여자의 일관된 진술만큼 검찰에 좋은 ‘무기’는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박 회장이 객관적인 정황 증거로 뒷받침되는 사실을 법정에서도 일관되게 진술한다면 노 전 대통령에게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 동아일보 5월1일자 사설  
     

    동아는 또 사설에서 사실상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쪽의 주장을 내놓았다.

    "검찰의 법적 결정이나 감상적 논란이나 정치적 주장에 좌우될 수는 없다.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에 입각해 오로지 조사결과와 법적 판단에 따라 국민이 승복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조선 "그를 불구속하면 다른 사람들 어떻게 구속하자고 하냐"

    조선은 <6월초 첫 공판…’600만달러의 주인’ 규명이 판결에 결정적>에서 "고심을 거듭하는 검찰 수뇌부와 달리 수사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수사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만큼 다른 형사범과 달리 처리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이 같은 분위기는 수사팀 뿐만 아니라 검찰 내부로 확산되고 있다"며 법무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600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한다면 앞으로 남은 수사에서 1억∼2억 원 씩 받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어떻게 구속하자고 할 것이냐"고 전했다.

    다른 검찰 간부는 "불구속기소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나중에 반드시 검찰의 격을 망쳐놨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조선은 전했다.

    한겨레 "불구속 기소 가닥 전망 우세"

       
      ▲ 한겨레 5월1일자 사설  
     

    이 같은 전망이나 주장과 달리 한겨레는 검찰 내에 불구속 기소 분위기가 우세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겨레는 5면 머리기사 <‘구속’ 부담…수사팀은 원칙론, 수뇌부는 신중론>에서 "수사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검찰 안팎에서는 ‘수뇌부가 불구속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태"라며 지금껏 주요 간부들과 검찰 출신 원로 등의 상당수는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수사 목적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검찰로서도 부담을 피하는 길’이라는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반부패와 도덕성을 자신의 정치적 상징으로 삼아온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면목이 없다’고 ‘정치적 파산’을 선언한 점도 고려될 수 있다"며 "표적수사 논란에 휘말려 여론이 돌아설 것을 우려하는 여권의 기류가 검찰의 판단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겨레는 "무엇보다 중요한 고려 요소는 사전구속영장의 기각 가능성"이라며 "법원이 돈 제공자 등 관련자들이 상당수 구속돼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적고, 피의자인 노 전 대통령이 강하게 부인하는 상황에서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불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이 ‘범죄 혐의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하는 날엔, 검찰로선 돌이키기 힘든 치명상을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노태우·전두환과 동일시될 순 없어"

    한겨레는 사설 <피의자 노무현>에서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아내와 아들, 측근이 받거나 챙겼다는 거액에 대해 모두 재임 중에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실제 그런 주장이 사실일 수도 있고, 또 법적으로는 그렇게 방어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주장만으론 국민의 의심을 달래지 못한다"며 "돈을 준 쪽이 노 전 대통령을 보고 줬다고 하고 가족이나 측근이 별 죄의식 없이 돈을 받았다면, 그렇게 되도록 만든 노 전 대통령에게 잘못이 없을 수 없다. 당사자들이야 서로 가족 같은 사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이런저런 이권과 편의가 오가는 비리 구조였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노 전 대통령에겐 법적 혐의 말고도 개혁을 말하면서 이런 구태에 안주한 책임이 있다"며 "나아가, 그의 혐의가 확인된다면 그에 맞는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그러나 "그의 잘못이 대놓고 직접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챙겼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잘못과 동일시될 순 없다"며 "검찰도 자식이나 아내가 받은 돈을 노 전 대통령이 몰랐을 리 있겠느냐는 정황만으로 법적 책임을 추궁해선 안 된다. 그렇잖아도 검찰 수사에 대해선 보복 아니냐는 따위의 곱지 않은 눈길이 있는 터다. 역사의 피의자로 져야 할 책임과는 별도로, 법적 책임은 엄정한 사실과 증거로만 묻는 게 마땅하다"고 경계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한 점 의혹 없는 실체규명이야말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라며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마지막 대통령이어야 한다. 그것이 오늘의 부끄러운 역사를 내일의 교훈으로 되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중앙 "아내가 받은돈 남편 몰랐다? 구차한 삼류 드라마"

       
      ▲ 중앙일보 5월1일자 2면  
     

    중앙일보 박보균 정치분야 대기자는 2면 <다른 듯 닮은 꼴 전직 대통령의 추락>에서 "지금 진실게임의 주요 명제는 ‘아내의 일을 남편은 몰랐다’는 것이다. 소박하지만 구차한 삼류 드라마"라며 "노 전 대통령과 검찰의 진실게임 최종 결과는 미지수다. 하지만 퇴임 후 구상은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박 기자는 "600만 달러의 종착역이 노 전 대통령으로 입증되든 아니든, 구속이든 아니든 마찬가지"라며 "그의 지지자들은 탄핵 정국 때의 극적인 역전극을 회상한다. 그때는 살아 있는 권력이어서 가능했다. 바뀐 세상은 싸늘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비리보다 실정의 무게가 더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무현 사람들이 집단으로 이루고자 했던 꿈은 어디로 갔나. 비리뿐만 아니다. 5년 동안 나라의 정체성은 크게 흔들리고, 이념갈등은 더 심해졌고, 있는 자와 없는 자는 더 갈라졌다. 어쩌면 그 실정(失政)의 무게가 비리보다 더 클지 모른다."

    경향 "5월은 더 잔인한 달…여권 수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가 끝나는 5월부터는 현 여권에 더 잔인한 달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은 6면 머리기사 <천신일·정치권·검찰간부엔 ‘5월이 잔인한 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예고한 ‘잔인한 4월’은 끝났지만 사정 정국은 5월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현 여권 인사들과 전·현 국회의원, 부산·경남 지방자치단체장, 검찰과 경찰의 전·현 고위간부 등을 대상으로 한 ‘3라운드 수사’가 본격 시작된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이들에게는 5월이 더 잔인한 달이 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5월 초 노 전 대통령이 사법처리되고 나면 검찰의 수사의 무게중심은 박연차 회장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된 천 회장과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현 여권 인사들로 급속히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고했다.

    경향은 "첫 타깃은 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여권 최고 실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천 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천 회장은 2007년 대선 전 이 대통령의 특별당비 30억원을 대납했다는 의혹과 지난해 박 회장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를 막기 위한 로비 대가로 금품 수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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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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