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 타면 범죄행위?
    By mywank
        2009년 04월 30일 05: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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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소속 단체 활동가들과 철거민 40여 명은 30일 오전 ‘용산 참사 책임자 심판 자전거투어(이하 자전거 투어)’를 시도했지만, 경찰의 원천봉쇄로 행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날 일부 참가자들은 승합차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용산구청, 용산 경찰서,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청와대 앞에서 기습적인 항의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이날 오후 시위에 나선 참석자 10여 명을 정부종합청사 창성동 별관 부근에서 1시간 가까이 감금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 범대위 ‘자전거 투어’ 참가자들과 결합할 예정이었던 ‘질주’ 실천단원 3명이 이날 오후 3시경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대학생 10여 명도 용산 참사 현장을 방문하던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30일 오전 용산 참사 현장에서 ‘자전거 투어’가 시작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사진=손기영 기자 

    이번 행사는 자전거를 타고 참사 현장을 출발해, 용산 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경찰청, (주)대림건설, 청와대 등을 찾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특히 해당기관의 죄를 묻는 심판장과 쥐덫, 브레이크 등 ‘심판세트’를 전달하는 상징의식이 준비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사람이 다섯 명이나 죽어도 잘못한 줄 모르고 반성하지 않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자는 ‘쥐박이’라는 정체불명의 동물로 본성을 숨기지 못하고, 사람들의 자유와 생존을 갉아먹었던 것. 오늘은 덫을 놓아 데려가기로 정하고 여기까지 왔다.” -이명박 대통령 심판장 중

    “참사 발생 뒤 개발에 ‘미친 정신’이 돌아오나 했더니, 사람들이 잠시 눈 돌린 사이에 더욱 많은 개발을 추진하고 뉴타운을 남발하고 있다. 막개발 가속페달을 너무 세게 밟아 도저히 봐줄 수 없다. 브레이크를 놓고 가니 일단 멈춘 후 따라오라.” -오세훈 서울시장 심판장 중

    이날 ‘자전거 투어’가 경찰에 의해 참사 현장에서 봉쇄되자, 참가자들이 격렬히 항의하면서 양측 간에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현장에 나온 한 경찰 관계자는 이날 행사를 두고 “범죄행위”라는 발언을 해,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유족 = “대통령까지 나서서 ‘우리나라에는 기름도 나지 않는다’며 자전거를 타라고 하는데, 우리는 왜 자전거를 타지 못하나.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자전거까지 타지 못하게 하나.” 

    경찰 관계자 = “이건 미신고 집회이다. 또 여러 사람들이 동일한 의사를 가지고 집단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자전거 투어’는 범죄행위다.”

    유족 = “이게 왜 집회냐. 그리고 이게 왜 이게 범죄행위냐. 정말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인가. 얼마 전 서울시에서도 ‘자전거 투어’ 행사를 하지 않았나. 그 때는 왜 막지 않았나.” 

    경찰 관계자 =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범죄행위를 ‘불법행위’로 정정하겠다. 더 이상 말꼬리를 잡지 말라.”

       
      ▲일부 참가자들이 차량을 이용해, 청와대 부근에서 기습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이들을 둘러싸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청와대 부근에서 참가자들이 1시간 가량 경찰에 의해 감금되기도 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자전거 투어’에 참가한 ‘해솔(닉네임)’은 “경찰이 법을 자기들 입맛에 맞게, 마음대로 갖다 붙이는 것 같다”며 “만약 오늘 자전거 투어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행사였다면, 분명히 이렇게까지 막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청소년인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주거권’도 인권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인권이 침해받는 현실을 그냥 지켜볼 수 없었고, 요즘 ‘용산 참사’가 잊혀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서 동참했다”고 말했다.

    정필재 군은 “솔직히 자전거를 탈 줄 몰라, 제가 잘 탈 수 있는 킥보드를 가지고 나왔다”며 “‘자전거 투어’까지 못하게 막는 경찰들이 너무 나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 참사는 공권력에 의한 의도적인 살인사건이고, 너무 화가 나서 행사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 용산 참사 현장에서는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용산 살인진압 책임자 심판투어’를 선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30일 ‘자전거 투어’ 전, 용산 참사현장에서 열린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 이상림 씨의 며느리 정영신 씨는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없고, 피해자인 철거민들은 가해자로 몰려 지금 구치소에 있다”며 “오늘 일정이 많이 힘들 거라고 들었는데, 책임자가 처벌되고 구속된 철거민들의 무사히 나올 수 있도록 우리의 억울함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저승사자 복장으로 자전거 투어에 참가한 ‘초코파이(닉네임,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 당연한데, 이명박 정부, 서울시, 용산구청 등은 철거민들을 탄압하고 재개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금 고인들은 편안한 곳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 자전거를 탄 저승사자들이 고인들이 더 이상 슬퍼하지 않도록, 책임자 처벌,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하는 자전거 투어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너희가 심판하지 못하니 우리가 하마’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용산에서 학살이 자행된 지 101일 된 오늘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더 이상 우리는 기다릴 수 없고, 그들 스스로 죄를 뉘우칠 양심이 없기에 이제 우리가 그들을 심판하는 길에 나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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