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 대 보수, 진검승부 마지막 날
    조승수 대세론 vs 한나라당 물량전
        2009년 04월 28일 01: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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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1. 하루 남았다.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와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 무소속 김수헌 후보는 28일 마지막 유세 일정을 남겨놓고 있다. 조승수 대 박대동의 대결구도를 보이고 있는 울산 북구에서 양당이 치열하게 ‘총력전’을 치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녹슬어서 잘 베어지지도 않는 ‘색깔론’이라는 칼을 들고 나오는 등 막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반면, 진보신당과 조승수 후보는 인물과 인지도 등을 내세우며 ‘대세론’을 더욱 공고하게 다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진보 대 보수’로 급속하게 구도 재편

    그동안 ‘단일화’라는 의제가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면서 진행되던 울산북구 재선거는, 조승수 단일후보 결정 이후 급속도로 ‘진보 대 보수’ 구도로 재편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상 보수 대 보수, 심지어 당내 계파 간 싸움으로 진행되고 있는 다른 선거구와는 달리 울산북구에서 진보와 보수가 ‘진검승부’를 벌이는 셈이다.

       
      ▲한나라당 선거운동원 사이를 지나고 있는 진보신당의 ‘까발리아호'(사진=정상근 기자) 

    조승수 후보는 투표 직전 성사된 단일화 이후 탄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단일화 확정 다음 날인 27일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차 지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조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고, 실제로 현장에서도 조 후보의 당선을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 물량 집중 보병전

    5:0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21% 수준의 지지를 얻었던 친박연대 최윤주 위원장을 끌어들여 박대동 후보 지지를 선언하게 만들면서 보수세력 결집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최 위원장이 그동안 선거 밖에서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보수 결속의 마지막 단추인 무소속 김수헌 후보도 27일 밤, 마지막 토론회에서 까지 “선거운동을 방해 받을 정도로 외압이 들어오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린 뒤 “나는 끝까지 완주하고 주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다급해졌다. 인천 부평에 총력을 기울이던 한나라당은 27일, 최고위원회를 울산에서 열고 뒷마당 단속에 나섰다. 이 지역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는 정몽준 의원도 울산에 상주하며 박 후보의 선거유세에 총력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특유의 ‘보병전’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울산북구를 누비는 파란 옷의 한나라당 선거운동원들의 수는 하루하루 지날수록 엄청난 증가세다. 여기에 27일 오후 5시에 진행된 박대동 후보의 화봉동 유세현장에는 무려 1천여 명의 당원 및 지지자들이 모여들어 막강한 세를 과시했다.

    이들은 <레디앙>의 취재에 하나 같이 “북구 주민”이라고 답했지만 유세가 끝난 후 삼삼오오 모여 한 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갔다. 27일 밤 열린 마지막 후보 토론회에서도 한나라당의 이 같은 동원 의혹까지 엿보이는 세 과시는 김수헌 후보와 조승수 후보에 의해 집중적으로 공격 대상이 됐다. 

    "현대중공업에서 동원"

    조 후보는 “오늘(27일) 오후, 북구 주민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며 “나 역시 이 자리에서 현대중공업에 다니는 친구도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살리기 한다면서 현대중공업에서 오후 3시에 1천여 명이나 현장을 비우고, 모두 나왔다”며 “박 후보가 지역 실정은 몰라도 젠틀하다고 봤는데 너무나 실망스럽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박대동 후보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유세장 인근 버스정류장에 서있던 한 북구 유권자도 <레디앙>기자에게 “저 사람들이 정말 북구 유권자들이겠느냐”며 “유권자는 집에서 전단지(공보물)를 읽지 선거운동하는 건 안 본다. 저 사람들이 누군지 뻔 하지 않나”며 혀를 찼다.

       
      ▲한나라 유세에 모인 1천여명 앞에서 율동을 하고 있는 조승수 선거운동원들.(사진=박성수씨 / 진보신당 당원 제공)

    한나라 병사 1천여명을 바로 앞에 둔 조승수 후보 측은 100여 선거운동원들은 수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들의 가용자원은 유세차와 저 유명한 ‘까발리아호’ 두 대가 전부였다. 머리수와 ‘음량’에서는 밀렸지만, 열기에서는 밀리지 않고 오히려 압도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색깔론? 절대 안 통합니다"

    한나라당은 보병전과 함께 공중전도 이어가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26일 유세를 시작으로, 27일, 박희태 대표와 박대동 후보 등이 색깔공세를 이어갔다. 심지어 박희태 대표는 “좌파 아류가 국회의원이 되면 울산이 파괴 된다”고 말해 ‘협박정치, 공포정치’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색깔론’이 북구에서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화정동 번화가에서 만난 30대 남성 유권자는 “울산은 최대의 공업도시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노동자들의 도시”라며 “장담하건데 (색깔론은)통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지역 기자들도 박 후보의 ‘색깔론’에 대해 “더 구시대적 아니냐”며 마뜩찮은 반응들이다. 

    조승수 후보 측도 이에 별다른 대응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좌파척결 결의대회’가 기자회견으로 끝나버렸고, 큰 파급력도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후보 측은 ‘진보진영의 대표 후보’와 ‘조승수 대세론’으로 마지막 날 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진보와 보수의 진검승부에 진보 측이 유리해 보이지만 어느 쪽도 방심할 수 없는 대결 구도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한나라당은 ‘힘 있는 북구’라는 구호가 어느 정도 먹혀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힘있는 여당 대 진보의 대표 

    이 지역 유권자인 50대 한 여성 유권자는 “여당이 되면 북구가 더 발전하지 않겠나”며 “북구가 도로도 좁고, 새로 생긴 도심 말고는 낙후된 느낌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북구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여당 후보를 밀어주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 이후 유권자들의 반응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농소동 인근 40대 여성 유권자는 “단일화가 된 만큼 유권자들의 혼동도 그만큼 줄어들지 않겠나”며 “여당이 1년 동안 저질러놓은 것이 있기 때문에 단일후보 당선 가능성은 충분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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