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흡 "조승수 단일화, 억장 무너져"
By 내막
    2009년 04월 27일 05: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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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이 27일 당 대변인 및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조승수 후보가 ‘진보정당 단일후보’라는 데 결코 승복할 수 없다"는 것이 사퇴의 이유이고, 당을 지키기 위해 경선불복이라는 천형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승흡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국회 정론관을 찾아와 "당내 사정으로 인해 대변인 및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마지막 브리핑을 짧게 마쳤다. 박 대변인이 밝힌 ‘당내 사정’이 무엇인지는 마지막 브리핑을 하기 2분 전 그가 직접 민노당 게시판에 올린 ‘당원 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서 밝혔다.

"조승수 단일후보 승복할 수 없다"

이 게시글에서 그는 "오늘 정말 참담한 심정으로 동지 여러분께 이 글을 올린다"며, 울산북구 국회의원 후보 단일화에 대해 "당 밖은 물론 당 안에도 ‘단일화’가 됐으니 이제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있게 되었다고 박수를 치는 분들이 계신다. 그러나 저는 전혀 기쁘지 않다. 오히려 억장이 무너진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조승수 후보가 ‘진보정당 단일후보’라는 데 결코 승복할 수 없다"며, "이른바 진보정치 일번지라는 울산 북구에서 민주노동당이 후보를 낼 수 없게 된 현실에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을 비롯한 모든 당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 후보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겨레의 한 맺힌 비원인 자주 민주 통일의 꿈을 ‘종북’이라는 패륜무도하기 짝이 없는 희한한 언어로 조선일보에 밀고하고 팔아버린 자"라고 규정했다.

박 대변인은 현 상황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당의 은혜를 가장 많이 받았음에도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당을 헌신짝처럼 차버린 자를 도와야 하는 어이없는 일"이라며, "민주노동당은 이제까지 당이 소중히 간직해 왔던 가치와 원칙을 송두리째 부정한 자를 ‘단일화’라는 이름 아래 당선시켜야 하는 창당이래 최악의 정체성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단일화 바람 못막은 책임 통감"

박 대변인은 "당이 정치를 얼마나 못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졌냐"며, "당의 비대위원과 최고위원, 대변인을 지낸 스스로 책임을 통감한다, 잘못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재선거 국면에서 ‘후보가 누가 되든 단일화만이 살 길’이라는 바람이 불었다며, 민노당은 이 바람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이 바람이 얼마나 치명적인 것인지 고민하지도 판단하지도 못하고 이 바람에 휩쓸렸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또한 "단일화라는 프레임은 앞으로도 민주노동당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며, "그것은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성장을 방해하는 덫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단일화에 따라 당은 조승수 후보를 당선시키면서 당도 지켜야 하는 두 가지의 책임을 지게 되었다며, 조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단일화 바람을 불렀거나 이 바람에 자신의 몸을 실으려 했던 사람들이 솔선해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원들에 조승수 지원 설득, 잔인한 행위"

박 대변인은 "이분들은 공개적으로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망연자실에 빠진 당원들을 조승수 후보 당선에 나서도록 설득하고 독려해야 한다"며, "물론 이것은 당원들에게는 잔인한 행위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 "그러나 그렇다고 정작 ‘단일화’가 되었는데 ‘단일화 됐으니 할 만큼 했다’며 아무런 실제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울산에서 헌신을 다했던 당원들을 두 번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을 지켜야 하는 책임’에 대해 박 대변인은 ‘단일화’가 당보다 더 크고 더 높은 가치라면 당은 당원에게 충성을 요구할 수 없다며, 이 약속은 이 바람을 막지 못했거나 이 바람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몰랐던 사람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선불복의 천형 두려워하지 마라"

박 대변인은 "이분들 역시 공개적으로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어야 한다"며, ‘나는 김창현 후보가 질 줄 몰랐다’라고 회피하는 것은 자신의 무능을 숨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책임을 지는 일이 설령 개인적으로 ‘경선 불복’이라는 천형을 쓰게 되는 것일지라도, 민주노동당의 미래를 실종시키지 않으려면 이 길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이 책임을 지려면 먼저 스스로를 하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승흡 대변인의 ‘하방’이 그가 미래의 어느 순간에 바라는 것을 이루도록 하는  ‘상승운동’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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