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일 촛불1주년 10만 대회
    By mywank
        2009년 04월 27일 06: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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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등록금 때문에 못살겠다고 외쳐도, 여대생들이 머리까지 깎아가며 등록금을 내려라 해도 관심이 없는 이 사회, 용산의 살인적 진압에 숨져간 이들의 장례가 아직도 치러지지 못한 상황임에도 사건 자체가 잊혀지고 있는 이 사회. 하지만 이런 비인간적인 사회를 바꿔내는 것은 싸우는 길밖에 없다.

    싸움의 종류와 형태, 내용은 다양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대결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명박 정부처럼 가난한 자들과의 대화나 타협은 아예 정책 목록에 들어가 있지 않은 정권과는 힘이 들더라도 이 길밖에 딱히 다른 방안이 없다.

    불가피한 선택, 투쟁

    ‘용산 참사’ 100일을 앞두고,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이명박 정부에 대해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고인의 명예회복 등 어느 것도 해결되지 않은 ‘메아리 없는 투쟁’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선언을 한 것이다. 

    27일 찾아간 참사 현장은 지난 1월 ‘살인 진압’ 직후를 연상케 할 만큼 분노에 가득 찼다. 남일당 건물 앞에서는 유족과 범대위 소속 단체 대표자들의 철야농성장이 마련되었고, 뜸했던 임시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었다. <레디앙>은 오는 29일 ‘용산 참사’ 100일을 앞둔 용산의 ‘하루’를 담아보았다.

    장면 #1- 추모주간 선포

    이날 오전 11시 범대위 주최로 열린 ‘참사 100일 추모주간 선포식’이 열렸다. 범대위는 27일부터 5월 2일까지를 추모 주간으로 정하고, 대정부 총력투쟁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과 대규모 집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 역시 한 목소리로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범대위는 27일 오전 ‘참사 100일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100일 가까운 기간 동안 여러 형태의 투쟁을 벌였고, 이명박 정부가 ‘사람’이 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동안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는 ‘사람’ 되기를 포기했다. 얼굴은 사람처럼 생겼지만, 속마음은 아니다. 지금 투쟁을 통해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 이런 잔악한 일이 생길 것이다.”-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아직 땅에 묻지도 못하고 있는데"

    “죽은 사람을 아직 땅에 묻지도 못하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은 이런 정부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수밖에 없다. 또 어린 전경들을 앞세워 고인들의 영정을 짓밟도록 하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투쟁의 수위를 더 높일 수밖에 없다.” – 반명자 민주노총 부위원장

    “그동안 우리는 ‘용산 참사 해결 없이 재개발은 없다’라고 주장해왔지만, 이에 이명박 정부는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여기서 끝내자’고 했지만 역시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 이제 우리가 끝장나거나 이명박 정부가 끝장나거나 둘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한나라당 이제 제 정신 좀 차려라.” – 주거권연합 활동가

    한편, 범대위는 용산 참사 100일인 오는 29일 저녁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예정)에서 ‘100일 추모제’를 열기로 했으며, ‘촛불 1주년’인 5월 2일 오후 5시 서울역 광장에서 ‘10만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장면 #2- 유족들이 말하는 참사 100일

    선포식을 마친 참석자들은 고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남일당 건물 1층에 마련된 분향소로 향했다. 담담한 표정으로 이들을 맞이했던 유족들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있었다. 이날 분향소에서 만난 고 양회성씨의 처 김영덕씨, 고 이성수씨의 처 권명숙씨, 고 한대성씨의 처 신숙자씨는 ‘용산 참사’ 100일을 맞은 심정을 털어놓았다.

       
      ▲왼쪽부터 김영덕 씨, 권명숙 씨, 신숙자 씨 (사진=손기영 기자) 

    김영덕 = “용산4구역에 살다보니까 재개발에 대한 걱정만 했을 뿐이지, 참사가 일어나기 전에는 정말 화목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 남편은 정말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는데… 그 죄밖에 없는데, 열심히 살려고 한 게 죄가 됐는지 이렇게 비참하게 되었어요.

    참사가 일어난 뒤 저희 가정의 모든 것이 무너졌어요. 아들 역시 직장을 그만두고 여기에만 매달려 있는 상태에요.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살고 있어요. 이명박 정부에 맞서 계속 각오하고 싸워야 하는데, 이제는 지쳐서 몸도 따라주지 않아요.”

    "유족들도 모두 병을 얻었어요"

    권명숙 = “큰 아들이 지난 2월 입대 예정이었는데, 어쩔 수 없기 연기를 했어요, 아직 부모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할 나이에 아빠를 잃었지만, 저를 위로해주는 아들이 고맙죠, 남편이 살아있을 때는 저 몰래 아들 주머니에 용돈도 넣어주곤 했는데…. 이제 아빠 옆에서 의지하지도 못하니 이런 아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요.

    노점에서 일하고 몸이 힘들어도 예전에는 위로해줄 사람이 있었지만, 저를 포함해, 이제 유족들 모두 병을 얻었죠.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그동안 평범한 주부로써 내조만 잘하면 되는지 알았지만, 참사를 겪고 투사가 된 것 같아요. 시신을 보면 끔찍하고 단란한 가정도 잃었는데…. 가만히 있으면 누가 해결하겠어요.”

    고개를 숙이고 있던 신숙자씨에게 말을 걸자, 그는 아무 말 없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옆에 있던 권명숙씨는 “너무 평범하게 살던 분인데, 참사를 겪고 난 뒤 세상과 소통하는 문을 닫아버렸다”며 “100일 가까이 같이 생활했지만, 저희조차 몇 마디 나눠보지 못했다”며 그의 심정을 대신 전했다.

    장면 #3- 청와대 앞 1인 시위

    오후 12시 반 권명숙 씨는 분향소를 나와 차량에 올랐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지난주 금요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진행하고 있는 1인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권씨를 태운 차량이 청운동 주민센터에 도착하자, 경찰은 황급히 길목을 가로막았다.

    차량에서 내린 권명숙씨는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책임자를 처벌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유족 앞에 사죄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청와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전경 30여명은 권 씨를 둘러싸며 제지했다.

       
      ▲경찰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권명숙씨를 둘러싸며 제지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경찰 관계자 = “인도로 올라가라. 그러지 않으면 채증하겠다. (전경들을 향해) 야~ 방패 들고 인도 쪽으로 밀어.”

    권명숙 = “경찰은 뭐가 두려워서 유족한테 이렇게 하나. 국민에게 열어놓은 길인데, 왜 유족들만 못 가게 하나. 어서 길을 비켜 달라. (인도 쪽으로 옮김)”

    경찰 관계자 = “경찰한테 지시하지 말라. 우리는 여기에서 법을 집행하러 왔다.”

    권명숙 = “인도로 올라왔는데, 왜 막나. 그렇게 유족들이 무서우면 학살을 저지르지 말던지. 뭐가 그렇게 두려우나….”

    장면 #4- 행동하는 라디오 ‘언론재개발’

    지난주 월요일부터 용산 참사 현장에는 라디오방송이 흘러나오고 있다. ‘공동체 라디오’ 모임인 ‘씨알’ 회원들이 참사 현장에서 철거민들의 신청곡과 사연을 소개하는 라디오 방송(월~금)을 진행하고 있는 것. 이날 오후 월요일 고정프로인 ‘떳다, 용산시스터즈’를 준비하고 있던 ‘용산떡(닉네임)’과 ‘희망마차(닉네임)’과 만나 ‘즉석 인터뷰’를 부탁했다.

       
      ▲행동하는 라디오 ‘언론재개발’이 27일 오후 참사 현장에서 라디오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 참사현장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소감?

    희망마차 = “계속 이 자리에서 라디오방송을 했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경찰한테 채증을 당할까봐 두렵다. (웃음) 지금 철거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돌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만, 여기서 방송을 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저희의 라디오방송 역시 철거민들과 결합하고 연대하는 한 방법이다.”

    – 방송국명을 ‘언론재개발’로 정한 이유?

    용산떡 = “그동안 언론에서 ‘용산 참사’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일부 언론은 사태를 왜곡하기도 했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참사를 외면하고 있는 기성언론을 재개발하자’는 취지에서 이런 이름을 지었다. 철거민들이 왜 싸울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이들의 소식을 중점적으로 알리는 게 방송의 목표다.”

    – 오늘의 방송 내용은?

    용산떡 = “‘떳다 용산시스터즈’라는 월요일 고정프로그램에 철거민들의 소식을 솔직하게 거침없이 전하는 ‘불도저뉴스’와 고인을 생각하는 유족들의 편지를 낭송하는 ‘하늘로 보내는 편지’로 용산 참사에 대한 시민들의 격려메시지 등을 전하는 ‘릴레이 인터뷰’가 방송될 예정이다.”

    – 신청곡은 주로 어떤 노래?

    희망마차 = “그동안 참사 현장에서 투쟁가를 계속 틀었는데, 지나가는 분들이 귀를 막고 가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철거민들이 신청한 트로트, 신나는 가요를 튼다. 지난주에 유족 한 분이 ‘동그라미’라는 노래를 신청했다. ‘돌아가는 분의 얼굴이 동그란데, 그 분을 생각하면서 노래를 듣고 싶다’는 사연이었는데, 가슴이 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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