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월급부터 줄이시라"
        2009년 04월 27일 11: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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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23일 강북구의회 행정위원회에서 서울특별시 강북구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전부개정 조례안(이하 정원조례)에 대한 심의가 있었다. 지난해 이미 행정위원회에 회부되었었으나, 심도 있는 논의를 하기로 하고 일단 보류시켰던 터라 이번 임시회에서는 제안 설명과 검토보고는 생략하고 곧장 질의토론을 진행하였다. (참고로 필자는 행정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 최선 강북구의원 

    따라서 행정위원회 의사일정을 조정하는 역할이 주어지는데, 이번 조례안에 대해 이번 회기에 과연 상정할지 말지 고민이 많았다.

    일단 이번 정원조례의 가장 큰 특징은 대통령령에 의해 정해진 총액인건비제에 따라 5% 감축안이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로부터 권고되었고 이에 따라 강북구에서도 공무원들의 정원을 1138명에서 1122명으로 16명 줄여야 한다는 것과 공무원의 종류별 정원책정 기준과 직급별 정원책정기준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기능직 공무원들의 승진 적체 개선에는 동의하지만

    지방공무원의 종류별 정원책정 기준과 직급별 정원책정기준을 개선하겠다고 하는 것에는 십분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일반직이냐 기능직이냐 별정 정무직이냐에 따라 승진에 차별이 심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이번에 상정된 정원조례에서 기능직 공무원들의 직급별 정원책정기준을 이전보다 대폭 개선한 것에 대해서는 필자를 비롯한 행정위원회 위원들 모두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쟁점은 정원감축 부분이었다. 총액인건비 대비 5%를 무조건 감축하라는 행자부 권고사항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이견 없이 그대로 지방공무원들의 정원을 감축하는 조례를 개정하고 이에 의결을 해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중앙부처의 직원들 한 달만 동사무소 사회복지 업무를 꼭 맡아보라

    동네 구의원으로 3년 정도 지내보고 나니, 오히려 어떤 부서는 사람이 부족해서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더라는 것이다. 특히 환경, 청소 분야와 복지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현재 일손이 부족해서 다른 행정직 공무원들이 사회복지 업무를 분담해서 할 정도이다.

    중앙정부나 서울시에서 새롭게 기획하는 사업들을 최종적으로 전달하는 공무원은 지방 공무원들이다. 상급단위에서 새로운 지침이 떨어질 때마다 지역주민들에게 각종 행정 서비스(특히 사회복지 분야)를 제대로 전달하기위해 백과사전 두께의 매뉴얼을 밤낮으로 공부하고 지역주민들을 대면할 때마다 맞춤 서비스를 위해 애쓰고 있는 하위직 공무원들의 정원을 줄여 예산을 감축하겠다고?

    그럼 대통령 월급부터 줄이시든가

    만약 각급 조직의 인건비를 줄여 예산을 줄이고 싶다면 대통령을 비롯한 중앙부처 고위직 공무원, 서울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고위직 공무원, 구청장을 비롯한 사무관 이상의 간부들의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지 않겠는가!

    일단 이번 임시회 기간 중 행정위원회 의사일정에 조례를 다루는 가장 마지막 날 정원조례를 상정하기로 하고 행정위원회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서 설득작업을 했다. “요즘처럼 경기도 어려운 때, 공무원들도 다들 한 집안의 가장인 경우도 많을 텐데 정원을 줄여서 되겠어요?”부터 “행정위원회 위원들만 똘똘 뭉치면 강북구청 무력화시키는 건 시간 문제일 걸요?”까지.

    일단 행정위원회 의원들에게 말을 건네 놓고, 점심시간 때마다 의원들의 심기를 살폈다.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의원들이 기분이 나쁘거나 필자가 맘에 들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내용의 조례를 가지고 설득을 해도 소귀에 경읽기일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행정위원회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내어 수정안 만장일치 가결

    정원조례 심의 전날까지 필자는 정원을 줄이겠다고 하는 행자부의 권고나 그 권고대로 정원을 줄이려고 하는 구청의 문제점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서 의원들이 보시기 좋게 15포인트로 출력한 자료를 손으로 짚어가며 설명했다.

    다행히 행정위원회 의원들 전원이 취지에 동의해 주었고, 드디어 정원조례 심의 당일이 되었다. 의원들은 필자를 시작으로 거의 모든 의원들이 질의토론을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행정관리국장은 “행안부의 권고에 따라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거의 모두 총액인건비 대비 5%감축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만약 이 조례가 통과되지 않으면 중앙정부나 서울시로부터 교부금이나 보조금이 지원되는데 있어 페널티가 적용되어 강북구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협박성(?)발언을 했다. 

    이에 필자는 “행정안전부의 각종 권고, 지침 또한 법에 근거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일 테고, 지방자치법에 정원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행안부의 권고사항을 지키기 위해 강북구의 특수한 인력운영의 연구 검토도 없이 조례를 개정하냐는 것이냐?

    만약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지방자치법을 어겨가며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권한을 제한한다는 공문 한 장이라도 오거나 실제 불이익을 조금이라도 당하게 된다면 이것은 행정심판이라도 걸어야 되는 거 아닌가?

    오히려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이므로 행안부 눈치 보느라 정원감축조례를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게 아니라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끼리 연합해서라도 국민들의 예산으로 자치단체를 길들이고 지방분권을 저해하려고 하는 행안부에 항의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다른 행정위원회 의원들도 다양한 사례를 들어 필자의 의견에 찬동하는 질의토론을 진행했다.

    구청 측에서는 열심히 답변에 임하기는 하였으나, 결국 의원들의 예리한(?) 질의에 완패하고 말았다. 구청에서 16명을 감축하겠다고 했던 것을 현 상태 유지로, 기능직 공무원들의 승진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직급별 정원책정기준은 구청에서 개선한 원안대로 하는 수정안을 필자가 발의하였고 만장일치로 의결되었다.

    이제 4월 28일 2차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본회의에서 의결되도록 하기 위해 건설위원회 의원들과도 만나서 설득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안건의 성격상 구청에서 이른바 ‘작업’을 의원들에게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어쩌면 표결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만약, 구청장이 제의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하는 고민이 들기도 하지만, 당장 걱정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단, 본회의에서 수정안이 가결되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무난히 가결이 되어서 강북구청 공무원노조 조합원들과 시원한 생맥주 한 잔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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