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버리자는 조선
        2009년 04월 27일 09: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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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다수 신문의 1면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돼지 인풀루엔자’가 장식했다. ‘돼지들의 수난시대'(희망돼지, 돼지 인플루엔자)라고 불릴 만하다.(경향 만평 ‘장도리’)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는 30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피의자로 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은 지난 26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모두 600만 달러와 1억 원짜리 명품시계 2개 등을 받은 혐의로 노 전 대통령에게 소환 통보를 했다.

    멕시코에서 신종 돼지 인풀루엔자(독감)가 발생해 26일(현지시각) 현재 81명이 숨지고, 1324명의 감염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에서도 11명의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 유행병이 될 잠재성이 분명히 있다"며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 사안"이라고 감시 강화를 촉구했다. 정부는 "돼지 독감은 개인 위생만 청결히 해도 예방할 수 있다"며 "돼지고기로는 전염되지 않으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서울 1면)

    4·29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설 진보 진영의 단일후보로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가 결정됐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극적인 막판 후보 단일화로 울산 북구 재선거에선 진보 대 보수의 대결구도가 펼쳐지게 됐다. 동아, 조선, 한겨레가 대비되는 제목을 뽑았다. <민노-진보신당 후보단일화…한나라 긴장>(동아 6면), <울산 북, 좌파진영 단일후보에 조승수>(조선 6면), <울산 조승수로 단일화 진보후보 당선확률 상승>(한겨레5면),  

     

     

    다음은 27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머리기사다.

    경향신문 <노 전 대통령 30일 소환조사>
    국민일보 <노 전 대통령 30일 소환/ 검, 포괄적 뇌물죄 적용>
    동아일보 <멕시코발 돼지독감 공포>
    서울신문 <노 전 대통령 30일 소환>
    세계일보 <노 전 대통령 30일 소환>
    조선일보 <바이러스, 또 인간을 공격하다>
    중앙일보 <돼지 인플루엔자, 처음으로 사람끼리 집단 전염>
    한겨레 <가평군, 권력기관에 ‘습관성 돈봉투’>
    한국일보 <검-노 결전의 날>

    국민은 3면 기사<檢 ‘허점 찾기’ 올인―盧 ‘반전 카드’ 주목>에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전방위로 압박하면서 기존 해명의 허점을 파고들 태세다. 노 전 대통령 역시 홈페이지를 통한 해명과 방어 외에 또다른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며 이번 소환에 대한 관심을 전했다.

       
      ▲ 4월27일자 국민일보 3면.  
     

    이번 소환조사의 핵심은 무엇일까. 서울 4면 기사<檢 “정상문 횡령 보고 받았나” 盧 “일일이 챙기지 않았다">에선 "검·노 대결의 핵심 쟁점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측에 전달한 100만달러와 500만달러,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횡령한 12억 5000만원에 관한 것"이라고 양측의 입장과 예상 대질심문 내용을 Q&A로 정리했다. ‘포괄적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양측의 법리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서울은 위 기사에서 "검찰은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 간의 소통 업무를 담당한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의 이권사업을 일일이 보고했고, 600만달러는 그 대가로 준 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600만달러를 받았지만, 대통령 직무와 관련이 없어 도덕적인 비난을 받을 수 있겠지만, 범죄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처벌 수위 역시 관심의 초점이다. 경향은 3면 기사<‘뇌물’ 싸고 격돌 예고… 盧-박연차 대질도 촉각>에서 "핵심은 사법처리 수위다. 검찰의 공식 입장은 “정해진 바 없으며, 조사를 모두 마친 뒤 결정한다”는 것이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불구속 기소’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설도 뒤따랐다. 세계는 사설<세계적 망신거리가 될 노 전 대통령 출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는 오는 30일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망신당하는 날이 될 것이다. 우리의 경쟁국들은 전직 최고 정치지도자가 부패 혐의로 포토라인에 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국을 부패한 나라로 낙인찍을 것이다. 국가적 수치이기도 하지만 국가적 손해가 막심하다"고 주장했다.

    중앙도 사설<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된 노무현>에서 "어떤 결과가 되었든 이미 대부분의 국민 마음속에 전직 대통령 노무현은 역사적 범죄자·배신자가 되어 있다. 실정법의 그물에 걸린 게 없다 해도 노무현은 도덕적·역사적 의미에선 유죄"라고 주장했다. 반면, 동아와 조선은 관련 사설을 게재하지 않았다.

    특히 눈에 띠는 것은 ‘노무현씨를 버리자’는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의 칼럼이다. 김대중 고문은 "이제 ‘노무현’은 우리에게 별 의미가 없어졌다. 전직 대통령의 명예도, 정치인으로서의 긍지도, 좌파 리더로서의 존재가치도 사라졌다. 그래서 노씨 스스로 홈페이지에서 국민에게 자신을 버려달라고 했다. 우리는 이제 그의 요청을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를 버리자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버리는 것인가? 개인적 생각으로는, 그를 기소하지 말고 법정에 세우지도 말고 빨리 ‘노무현’을 이 땅의 정치에서 지우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4월27일자 조선일보 30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아울러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부각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경향은 사설<살아있는 권력 수사에도 속도 낼 때다>에서 "천 회장이 이 대통령과 주고받은 돈 거래도 석연치 않다. 2007년 대선 직전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낸 특별당비 30억원은 천 회장의 예금을 담보로 잡아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이 시점에서 검찰이 유념해야 할 것은 죽은 권력에 들이댄 잣대를 살아 있는 권력에도 똑같이 적용해 법은 만인 앞에 공평하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여권 실세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벌일 때가 왔다는 뜻이다. 그 첫번째 대상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다."

    국민도 사설<‘천신일 의혹’도 추상같이 밝혀라>에서 "천 회장 관련 의혹은 검찰이 의지를 갖고 있다면 진실 규명이 어렵지 않다"며 "국민들은 검찰이 천 회장 수사와 관련해 ‘믿고 기다려 달라’고 한 말을 기억한다"고 전했다.

    서울신문도 만평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나를 버리세요’라고 홈페이지에 올린 것을 풍자해 천신일 회장에게 ‘너를 버려라’고 경고했다.

    왜 노 전 대통령이 소환되자 ‘천신일 회장’이 부각될까.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의미도 있지만, 천 회장의 수사 결과에 따른 여권의 ‘후폭풍’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경향은 4면 기사<‘천신일·재보선’ 친이 권력재편 부른다>에서 "여권에서조차 박 국무차장이 함께 연루된 것을 두고 ‘대통령 측근임을 내세운 소수의 권력독점이 위험수위 아니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묻힐 뻔했던 포스코 회장 인사 개입설이 불거진 과정에서 여권 일부 세력의 방조가 있었을 것이란 시각도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흐름을 격동시킬 뇌관이 4·29 재·보선이다. 특히 경주 재선거 공천을 놓고 ‘이상득 책임론’이 부각된 국면에서 재·보선 결과가 한나라당 참패로 귀결될 경우, 친이 내부의 권력투쟁이 본격화될 공간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 4월27일자 경향신문 4면.  
     

    조선은 6면 기사<한나라도 민주도 ‘0대5 악몽’>이라고 전했고, 세계도 8면 기사<4.29 재보선 5곳 중 3곳 ‘안갯속’… 여야 화력 집중>에서 "4·29 재보선을 사흘 앞둔 26일까지도 판세는 혼전 양상이다.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지는 5개 지역구 중 전주 덕진을 제외하곤 후보 간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야 지도부가 사활을 거는 곳은 인천 부평을이다. 수도권 민심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이곳에서 진다면 여야 모두 ‘지도부 책임론’이란 후폭풍에 휩싸인다"고 전했다.

    ‘장자연사건’이 조선과 한겨레의 ‘보도 전쟁’으로 이어졌다. 한겨레는 10면 기사<‘고위임원 아들 술자리’엔 침묵/ 진실 요구엔 "악의적 명예훼손">이라며 ‘조선일보의 제 논 물대기 장자연씨 보도’라고 꼬집었다.

    특히 한겨레는 사설<‘조선일보’의 균형 잃은 장자연사건 보도·논평>에서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향후 조선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 4월27일자 한겨레 사설.  
     

    이 신문은 수사 결과 발표 다음날인 25일치 1면에 “본사 임원 ‘장자연 사건과 무관’ 밝혀져”란 제목으로 수사 결과를 주요하게 다루고, 8면과 9면 전체를 관련 기사로 채웠다. 이 신문은 또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한 49일간의 비방 공격”이란 사설을 통해 일부 언론과 운동단체가 여러 방식으로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하려 해 왔다며 “이 악의적 세력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엄격히 물을 것”이라고 했다.

    사설은 그러면서 <한겨레>를 거론했다. “한겨레신문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조선일보 특정 임원에 대한 의혹이 해소돼가자 ‘경찰이 유력 언론사 대표는 빼놓은 채 다른 사람만 처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며 아직 나오지도 않은 수사 결과를 놓고 미리 의혹이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경찰 안팎에서 결국엔 유력 언론사 대표 말고 힘이 덜한 사람들만 처벌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라고 쓴 한겨레 사설 내용도 트집 잡았다.

    이런 시시비비보다 더 큰 문제는 이 신문이 특정 임원과 신문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신문의 고문인 김대중씨는 최근 칼럼에서, 조선일보 고위 인사가 온당치 않은 일에 연루된다면 그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선일보 전체 기자와 직원, 나아가 조선일보라는 신문 자체의 존재 가치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이 신문은 특정 임원과 관련된 보도나 움직임을 마치 신문 전체에 대한 것인 양 대처했다.

    신문 전체가 특정 임원의 개인적 행위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의식의 착종이 아닐 수 없다.

       
      ▲ 4월25일자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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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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