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 4시간 부분 파업
    By 나난
        2009년 04월 24일 08: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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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균 지부장.(사진=이은영 기자)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지부장 한상균)가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경고성 부분파업을 벌이며 과천 정부종합청사 운동장에서 ‘정리해고 반대 결의대회’를 가졌다. 

    24일 쌍용자동차지부는 오후 1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하며 쌍용차 평택․창원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시켰다.

    "임금, 복지 다 양보했는데, 해고로 응답"

    쌍용차지부 소속 조합원 2,000여명은 과천 정부종합청사로 집결해 회사의 2,646명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하면서 ‘대정부 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쌍용차지부는 “노조가 파업도 하지 않고 회사 정상화를 위해 헌신의 노력을 하면 정부와 사측이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거라 판단했지만 이는 우리만의 착각이었다”며 “정부와 사측은 정리해고만이 쌍용자동차 정상화의 유일한 길인 양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상균 쌍용자동차지부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임금을 동결하고 무쟁의를 선언하고, 미안하지만 비정규직까지 내보냈다”며 “정부와 채권단, 그리고 상하이자동차(ASIC)가 ‘어려운 거 다 안다. 같이 희생하자’는 말에 우리는 생명과 같은 임금과 복지, 근무환경까지 내놨다”고 성토했다.

       
      ▲쌍용자동차지부 2000여 조합원이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상경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사진=이은영 기자)

    한 지부장은 “정부는 말로는 일자리를 나누자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본과 함께 생산현장을 난도질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권력과 1% 기득권만을 위한 정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쌍용차 1만여 가족과 평택지역 40만 주민은 지금 태풍전야 같은 상태”라며 “잘못된 국가 정책때문에 생존권마저 빼앗기는 상황에 맞서 죽을 순 있어도 물러설 순 없다는 결의로 힘 모아 투쟁하자”고 말했다.

    노조, 파격적 자구안 제출도 무위

    쌍용차 지부는 특히 지난 8일, 일자리 나누기를 위한 3조 2교대제와 비정규직 고용안정 기금 12억 출연, 신차개발과 긴급자금 1,000억원에 대한 지부의 담보 등 ‘파격적’인 자구 노력을 제시했음에도, 회사가 대량 해고를 강행하는데 분노하고 있다.  

    이에 우병국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쌍용 사태는 쌍용자동차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2001년 대우자동차 해외 매각 당시 노조가 목숨 걸고 반대했지만 결국 GM에 매각해 지금과 같은 사태를 초래했고, 쌍용자동차도 노조가 강하게 반대했지만 결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다”고 말했다.

    우 부위원장은 “2,646명 구조조정은 엄청난 규모”라며 “회사는 구조조정하지 않으면 쌍용차의 미래도 없다지만 2,646명을 해고한다고 해서 쌍용자동차가 살아갈 것 같으냐”고 반문하며 “해외매각을 단행한 정부와 기술 유출한 상하이자동차, 부실 경영한 모든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식경제부에 ‘쌍용차 파산 음모에 대한 항의서한’을 전달하기에 앞서 결의를 다지는 지도부. (사진=이은영 기자)

       
      ▲지식경제부로 가는 인도를 가로막고 있는 경찰.(사진=이은영 기자)

    쌍용차 지부는 대회를 마치고 ‘쌍용차 파산 음모에 대한 항의서한’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결의대회를 가진 과천 정부종합청사 운동장을 나와 지식경제부로 향헀으며, 이 과정에서 이들을 저지하는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결국 한성균 지부장과 우병국 부위원장 등 7명의 간부가 대표로 서한을 전달했다. 우 부위원장은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평생 일터를 지켜온 사람에게 정부는 구조조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회사를 청산하겠다고 나온다면 노조도 마지막까지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상균 지부장은 “37%를 해고하겠다는 정부와는 논의할 필요도 없다”며 “노조는 언제든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으니 정부는 방관자가 아닌 쌍용차 정상화 방안을 내놓아야 할 당사자로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창규 지식경제부 수송시스템 산업과장은 “기업회생 절차에 있기 때문에 오는 5월 2일 기업가치 평가가 마무리되면 이해 당사자들이 모여 논의할 것”이라며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노조의 주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 17명의 조합원이 ‘정리해고 반대’의 의미로 삭발식을 진행했다.(사진=이은영 기자)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예정에 없던 삭발식이 진행됐다. 17명의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나와 ‘정리해고 반대’의 의미로 삭발식을 진행했다.

    조합원 17명 삭발

    김득중 쌍용차 지부 조직실장은 “내 작은 집 하나 살 수 없고, 내 아이 학원 하나 보내 줄 수도 없는 현장을 지키고 있다”며 “이 싸움을 승리하겠다는 각오로 동지들과 어깨를 걸고 현장에 꿈과 희망을 채워야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부는 이날 경고성 부분파업 이후 회사 측의 반응에 따라 향후 투쟁 수위를 조절해 나갈 계획이다. 지부는 회사의 2,646명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해 지난 13~1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84%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가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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