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공사, 사상 최대 5,115명 감축
    By 나난
        2009년 04월 24일 10:0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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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허준영)가 사상 최대 규모인 5,115명의 인력을 감축키로 해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철도공사는 23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4,505명의 정원감축 직제개정(안)을 의결, 지난해 감축된 610명을 포함 총 5,115명의 인력을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체 인원의 16%에 해당되는 수치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노동자 ‘대량 학살’ 계획안에는 구체적인 감축 방안도 없이 기간만 정해놓고 ‘MB가 내준 숙제하듯’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 현 정권의 공기업 사기업화(선진화 또는 민영화) 방안이 사실상 대규모 ‘해고’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예고해주고 있다. 

    백성곤 운수노조 철도본부 정책실장은 "공사는 애초 매년 인력감축안을 노사협의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었다"며 "정부가 지난 18일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서 공공기관 인력감축 추진 실적을 보고 받은 것으로 보아, 이번 인력감축은 공기업의 입장이기보다는 정부의 강요와 강제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첩보작전 방불케 한 이사회

    철도공사 회사쪽은 “최근 3년간 영업수익 증가율이 1.4%에 그친 반면, 비용증가율은 3.7%에 달해 영업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영업수익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인건비 절감 없는 영업수지 개선은 사실상 요원하다”며 인력감축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인력감축은 노사협의 사항으로 철도공사는 운수노조 전국철도본부(본부장 김기태)와 단 한 차례의 협의로 거치지 않은 채 이 같은 결정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 쪽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듯 이사회 안건이나 장소, 시간마저 철저히 비밀에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철도본부가 이사회가 열리는 대전청사 앞으로 집결했지만 미리 대기해 있던 경찰 병력과 경찰에 의한 물대포로 출입이 봉쇄됐다. 

    철도본부는 철도공사의 적자 주장에 대해 “공사의 적자규모는 6,050억원 수준으로, 공사가 한해 6,100백억 정도를 부담하는 KTX 건설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흑자”라며 “영업수익 감소와 인건비 비중 증가가 감원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본부는 이번 대량 감축의 실체는 “외주확대와 대국민 서비스 포기”라며 “적자역 폐쇄, 무인역 증가, 1인 승무가 강행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력 감축은 시설, 전기, 전철역들의 폐지나 업무 축소로 귀결돼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만 늘어나는 기형적 인력운영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정비업무가 축소될 경우 열차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김기태 철도본부 본부장은 “최소한 사람을 자르려면 기준과 명분이 있어야 한다. 잘리는 사람들은 그 이유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냐”며 “이번 이사회의 정원 감축은 인력과 관련된 단체협약마저 일방적으로 어긴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입사 때보다 인원이 반으로 줄어든 상태인데, 또?

    고태선 대전정비창 본부장은 “철도에 입사할 때 40여 명이 일하던 현장이 지금은 반으로 줄었다”며 “현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이사들이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종열 철도본부 조직실장은 “기만적인 인력감축안 강행처리에 맞선 철도노동자의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조합원만이 아닌 3만 철도 직원 모두의 단결된 투쟁을 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조합원과 비조합원, 현장관리까지 함께하는 폭넓은 단결을 바탕으로 철도노동자 모두의 저항을 조직해 철도파탄 정책에 맞설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철도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으로 잘못된 것은 분명히 바로 잡아 나갈 것”이라며 “오는 25일 총력 결의대회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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