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단일화, 제비뽑기 하라"
        2009년 04월 21일 09: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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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화 말고 이길 수 있는 방법 있나?

    울산, 어떻게 하면 되나? 답은 분명하다. 누가 뭐래도 “단일화가 아니면 이길 수 없다”이다. 문제는 어떤 기준으로 단일후보 선택을 판정하는가에 있다. 당사자들이 들으면 무척 섭섭하겠지만 밖에서 보면 그걸 놓고 지루하고 속 좁은 줄다리기가 끝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민노당 김창현 후보나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 모두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과 고지를 딛고 후보자격을 얻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건 물론 당연한 일이다. 선거는 승리해야 하고 승리를 위해서는 모든 필요한 방법을 철저하게 동원해야 한다.

       
      ▲ 사진=정상근 기자

    그러나 문제는 두 가지다. 단일후보 선택을 위한 과정에서 민노당과 진보신당 양쪽의 상호 불신과 비방의 강도가 날로 강해지고 있고 이에 비례하여 그 앙금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 그 하나이며, 다른 하나는 이제까지 논의되었던 어떤 방식도 서로를 충분히 설득시키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각자의 입장에서 상대가 제기하는 방식은 언제나 공정성이 부족하다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자의 입장에서 상대가 늘 욕심을 부리고 잘못하고 있다고만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일후보가 뽑힌다 해도 진보진영의 단결이라는 본래의 목적은 공중 분해되고 각기 “함께 지지하지 못하는 승자”와 “결과에 승복하기 어려운 패자”가 되어 더욱 속이 곯아가는 과정으로 치닫게 되기 쉽다. 그렇게 된다면 이건 서로를 인간적으로 너무 망가뜨리는 일이 될 뿐이다.

    단일후보 선택이 실패한다면 그 이후의 덤 태기와 상호비난 그리고 국민적 지탄의 무게를 감당하는 일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후보선택의 과정에 감동이 사라진다면?

    누가 단일후보가 되는가는 각 당으로서는 절박한 문제가 될 것이다. 단일후보만 되면 이처럼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보진영의 선택이 국민들에게 뜨거운 감동으로 다가서는 일이다.

    그런데 두 당 모두 그 감동의 지점에서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이러다간 투표율마저 낮아질 지경이다. 진보진영의 무능력이 선거 자체에 대한 무관심과 경멸을 낳는 원인이 된다면 어찌 할 것인가?

    민노총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표에 대한 이해관계와 여론조사의 방식에 대한 각자의 저울질은 필연적으로 있게 되는 과정이라고 이해한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목격하는 것은 어느 쪽도 도대체가 큰 정치를 할 만 한 역량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두 후보에 대한 입장설정이 어려워 여기서 대충 양비론으로 때우자는 것이 아니다.

    1987년 이후 대선에서 김대중-김영삼 단일후보의 실패에 대해 얼마나 많은 비난이 있었던가를 기억한다면 그만한 비중과 영향력은 아니겠으나, 그렇지 않아도 진보진영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단일후보 선정논의는 자칫 도토리 키재기식의 싸움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다시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되는 거다.

    그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선정기준에 대한 기술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고 그런 와중에 서로 오고 가지 못할 말들이 난무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건 시작하지 않았던 것이 나을 뻔했다는 자조가 터져 나올 만한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결론이 빤히 보이는 선거에서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만다면 그 결과에 따른 역사적 책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민노총 투표에 대한 말도 얼마나 많았는가? 여론조사 방법도 그 조사기관의 신뢰도와 여론조사의 내용과 방법도 또 얼마나 말이 많은가? 표본 집단 설정 자체에 대한 논란은 끝이 없을 것이다. 이런 논란은 모두 진보진영이 기존의 선거방식에 대해 불만을 가지면서도 여전히 그 틀 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현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가 아니라, 현실을 급진적으로 돌파할 필요가 있는 거다.

    무슨 방법도 …?

    무슨 방법을 선택해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상호협력의 선거를 기대하기 불가능해진다. 가령 민노총의 배타적 지지에 대한 불만을 가진 쪽에서는 조직표의 움직임에 대해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민노총 울산지부 총투표가 무산된 마당에 이 조건의 결여는 후보 선택의 한 축이 무너진 것을 의미한다. 이미 선정기준의 정확도는 보장할 수 없게 되었다.

    여론의 동향이 얼마나 가변적인가를 지목하는 입장에서는 단순 여론조사가 가진 현실반영의 정확도에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게다가 단일후보가 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현재의 여론 조사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당락에 중대한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여기는 후보는 여론조사의 가치비중을 높게 매기고 싶어 할 것이다. 지지세력이 상대적으로 많은 후보의 당선이 대의제의 원칙에 맞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렇게 서로에게 유리한 방식에 우선권을 주려하는 한, 이 논란은 해결의 길이 없다.

    좀 더 크고 멋진 정치를 보여줄 수는 없는가? 진보진영 내부에서는 이기든 지든 그 결과에 깨끗이 머리 숙이고 누구도 억울해하거나 우쭐거리지 않고 서로를 보듬어 안고 단일대오를 구축해서 진보정치의 위력을 보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단 말인가?

    그런데, 무슨 방법도 없는 것은 아니다

       
      ▲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왜 없겠는가? 이제 시간도 없다. 방법은 단 하나 뿐이다. 부디 속히 제비뽑기 하라. 이게 우습게 보이는가? 아니다. 두 후보 모두 각기의 입장과 지지 세력의 기준에서 볼 때 후보 자격 충분히 있다. 서로의 약점을 거론하기 시작하면 한이 없다. 어느 쪽도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이유와 상황이 존재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 그 누구의 입장과 조건도 후보선택에서 우선적 가치를 지닐 수 없도록 하는 거다. 어느 누구에게도 애초부터 조그만치라도 유리한 조건이 하나도 전제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후보가 선택되면, 그 순간부터 똘똘 뭉치는 하나가 되어 한나라당 후보와 치열하게 맞붙는 쾌거를 보여주어야 한다.

    제비뽑기는 매우 간단하다. 그 방법의 하나는 바둑알 검은 돌과 흰 돌을 복주머니에 넣고 나서 어느 돌을 집는가가 후보선택의 기준인지 정해놓으면 된다. 각 당의 대표가 제비뽑기를 관리하면 되지 않겠는가? 돌을 집어내는 순서도 제비뽑기로 하면 된다. 그것도 바둑알 흑백을 여러 개 섞어 놓은 주머니를 각자에게 주어서 뽑은 돌의 색으로 정하면 문제없다.

    바둑알 뽑기가 어려우면 주사위를 던지게 하라. 주사위 두 개를 가지고 두 번 하고 나서 서로 바꾸어 두 번 더 던져 합산한 점수로 승자를 가리면 된다.

    서로 자격을 놓고 재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방법이 얼마나 공평한가? 하늘에 맡기는 거다. 국민들의 관심도 모을 수 있고, 과정도 흥미롭고 긴장되며 결과도 서로 깨끗하게 승복하고 힘을 합하는 과정으로 그대로 들어가는 그런 멋진 모습, 기대하기 어려운 건가? 유다의 배신으로 예수의 제자들이 12명에서 11명이 되었을 때 그 한 명을 채우기 위해 제비뽑기 했던 것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진보진영의 후보는 누구든 훌륭

    진보진영의 후보는 누구든 다 훌륭하고 국민적 후보감으로 내세워도 손색이 없다는 확신을 서로 공유하지 못한 채 하는 후보 단일화는, 기껏 힘들게 뽑아놓고도 그 후보를 안에서 이렇게 저렇게 상처 내는 불행의 시작이 될 뿐이다.

    김창현과 조승수, 조승수와 김창현, 이 두 사람 모두 다 누구를 뽑아야 좋을지 막판까지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을 만큼 너무도 괜찮은 후보들 아닌가? 아니라고 본다면 아예 후보 단일화 논의를 중지하는 것이 낫다. 아니라고 보면서 단일후보 뽑아놓는다면 그 다음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두 후보와 두 당 모두의 정치력이, 선거도 하기 전에 냉혹하게 평가받는 순간이 오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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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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