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당 '희망 속 관망'…조합원들 싸늘
        2009년 04월 16일 01: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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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북구 선거관리위원회가 단일화 합의사항 거의 전 부분을 선거법 위반으로 통보한 이후 중단되었던 양당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15일 밤, 대표간 협상으로 재개되었지만 여전히 양당의 후보단일화 전망은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양당 대표가 21일까지 후보단일화를 이루기로 하면서 사실상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제안한 19~21일 총투표를 수용했지만, 총투표의 핵심주체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는 여전히 기존에 발표했던 15일 이후 양당 후보단일화 과정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사진=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

    현대차지부 입장 변화만 기다려

    16일 장규호 현대차 지부 공보국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양당 합의결과와 관련해 현대자동차 지부는 기존 방침에서 변한 것이 없다"면서 "양당 대표간 합의 이후 이와 관련한 공식논의를 한 적이 없으며 따로 회의일정도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해모 지부장도 "같은 입장"이라고 짧게 말했다.

    북구 조합원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 지부가 총투표를 거부할 경우 사실상 조합원 총투표는 불가능하다. 물론 현대차 지부도 양당의 합의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만큼, 기존 입장만을 견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현대차 지부의 입장 변화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은주 김창현 후보 측 대변인은 "현대차도 여러 경로로 양당의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고민을 할 것이란 표현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대차 지부도 입장이 있겠지만 민주노총이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현대차 집행부의 입장이 전체 노조원의 입장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도 "우리가 현대차 지부에 어떤 얘기도 할 수 없고, 지금으로선 현대차 지부의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이어 "현대차 지부가 양당과 울산본부에 대해 서운한 감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래도 잘 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 조합원들은 싸늘하다. 현대차의 한 조합원은 "오늘부터 시작된 유세운동을 조합원들이 보고 왜 아직까지 단일화가 안 되었나 비판하는 조합원들도 있고, 이렇게 일을 만든 울산본부에 대해 성토하는 활동가들도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 깨기 위한 명분쌓기로 보는 시선도

    이 조합원은 양당의 합의 내용과 관련해서도 "선거운동을 이제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총투표를, 그것도 19~21일에서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조합원들은 속도 상하고 자꾸 양당이 이러는 것이 단일화를 깨기 위한 명분쌓기가 아니냐는 비판적 시선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조합원은 울산본부에 대한 비판의 화살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현대자동차 지부가 울산본부에 15일 1시까지 결정만 되면 어떻게든 총투표를 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때는 울산본부가 시큰둥하더니 갑자기 일정을 마음대로 공고하니, 우리가 이를 어떻게 쉽게 받을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부장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진 것"이라며 "솔직히 활동가 중에서도 민주노동당을 탈당한 활동가들이 진보신당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가 90%가 넘는 등 현대차 지부는 양당을 모두 싫어함에도 조건을 다 열어두었는데 이제 와서 이러니, 자존심도 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몇 활동가들은 단일화를 애초에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두 진영이 반 한나라당을 얘기하더니 자꾸 자신의 입장을 고집하며 조합원은 별로 신경도 안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조합원들도 단일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데 ‘둘 다 똑같다’며 시큰둥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조합원, 양당에 냉소적 시각

    한편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16일 오후 3시부터 운영위원회를 열고 양당의 합의와 현대자동차 입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창규 울산본부 정책기획국장은 "양당 합의사항 중 2항에서 ‘실무협의가 안되면 다른 단일화 방안을 논의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 문항만 보면 실무협의가 무산될 경우 총투표가 어떻게 될지 뚜렷하지 않다"며 "울산본부는 이 때문에 양당이 15일 합의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5시부터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에 대한 최종 입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현대차 지부의 입장에 대한 얘기도 이 회의에서 오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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