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성접대 근거 가지고 있을듯"
By 내막
    2009년 04월 16일 11:1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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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과정에 <조선일보> 방 사장과 <스포츠조선> 방 사장의 문건 포함 사실을 묻는 발언을 계기로 사건의 국면이 ‘조선일보 대 국민’의 싸움으로 전이되었다.

<조선일보>는 10일 이종걸 의원을 비롯해 MBC 100분 토론에서 이종걸 의원의 발언을 인용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그리고 사건 초기 장자연 리스트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고 게재한 <서프라이즈>의 신상철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조선일보>는 또한 15일에는 전날 국회 여성위에서 있었던 김상희 민주당 의원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성매매 예방교육을 언론사 등 일반기업에 대해서도 확대해야 한다"는 발언을 놓고 "정상적 인간으로서의 선을 넘었다"는 내용의 인신공격성 사설을 내기도 했다.

<레디앙>은 14일 아침 이정희 의원과 인터뷰를 갖고 장자연 사건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과 <조선일보>의 대응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이정희 의원은 법리적으로 따졌을 때 이종걸 의원과 자신에 비해 <서프라이즈>의 경우 재판에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장자연 사건의 국민적 관심도와 사안의 중대성을 생각할 때 언론으로서 해야할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장자연씨 유족이 언론사 대표 등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장에서 ‘성매매방지법’을 적시했다는 보도를 보면, 문건이나 주변 이야기 등을 통해 성접대에 대한 다른 근거를 유족들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다음은 이정희 의원과의 일문일답

                                                  *     *     *

김경탁 기자(이하 김) : 주성영 의원의 과거 DJ비자금 폭로와 이철우 의원에 대한 노동당원 주장 등이 모두 허위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면책특권의 적용을 받았던 것을 보면 이종걸 의원의 대정부 질문 발언이 면책특권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정희 의원의 경우에도 방송 토론 내용을 보면 이종걸 의원의 발언을 인용한 수준이기 때문에 재판으로 가도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결국 남은 한 사람 <서프라이즈> 신상철 대표 문제로 압축되는 것 같다.

사실 저도 장자연 리스트를 처음 접한 공간이 <서프라이즈>였고, 전파성이나 공연성 측면에서 <서프라이즈>의 역할이 컸기 때문에 재판의 핵심 쟁점은 신 대표에 대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이정희 의원(이하 이) : 법률적 개념을 명확히 알고 계시는데, 이종걸 의원의 경우 면책특권이 단일한 쟁점이 될 것이고, 제 발언은 면책특권의 범위 내에 있지 않기 때문에 발언의 내용이나 경위,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이 될 것이다.

언론사인 서프라이즈는 좀 다르다. 거기는 리스트 자체의 사실 확인 의무, 보도의 긴급성 등이 다 참작이 될 것이다. 언론사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알리고, 의미 밝히는 게 언론 역할”


: 100분 토론에서 이정희 의원과 대척점에 선 박선영 의원이 주장했던 것은 ‘일방적 폭로’라는 것이었다. 물론 망자가 극한 상황에서 작성한 것이라서 그 진실성을 믿을 여지가 다분하다고 볼 수는 있지만 양쪽의 입장과 사실관계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의 폭로가 원칙에 부합하는가라는 지적인 것 같다.

   
▲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사진=이정희 의원실)

: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피의사실이 사실로 확인되기 전의 언론보도에 대해 판단하는 기준이 있는데, 이것이 얼마나 사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냐,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공적 관심사가 있는 내용이고 얼마나 중요한 공적 인물에 대한 것이냐는 것을 한꺼번에 판단하게 된다.

박선영 의원은 앞의 부분만 이야기한 것이고, 공적인 관심사와 사회적이고 구조적이며, 공익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함께 본다면, 지금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특히 이종걸 의원이 어쨌든 면책특권을 빌려서 이야기했지만, 그 다음에는 공적 기관에서 그 발언을 외부로 내보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알게 되었고, 알 수 있는 상황에 놓여졌다. 그래서 훨씬 더 공적 관심사가 되었고,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진 사안이 되었다.

또한 문제제기 자체가 이 사람이 이러한 행위를 했느냐 여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왜 수사를 하지 않느냐에 대한 경찰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는 훨씬 더 공적인 관심사로서의 중요성 그리고 공적 필요성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 처음 장자연 리스트 보도가 나오고 사람들이 혀를 차면서 리스트 내용을 인터넷에 퍼뜨리고 이것을 <서프라이즈>가 잘 보이는 곳에 장기간 게시하는 것을 보면서, <조선일보>와 방 사장이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명예라는 주제에 대해 조금 복잡한 생각이 들더라.

<조선일보>가 그동안 보여왔던 행태를 볼 때 어쩌면 당연히 받을 만한 대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과거 성폭력 사건 재판에서 제기되었던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정조’라는 매우 부당한 개념이 떠올랐다. 이런 사안에 대해 폭로를 할 때 원칙을 어떻게 세울 것이냐 하는 문제는 고민이 된다.

: <서프라이즈>의 경우 문제의 게시물이나 고소장을 아직 꼼꼼하게 읽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률적인 부분의 판단에 대해 확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언론의 기능이라는 것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알리는 것이 우선이고 그것이 어느 정도로 의미를 가지는 일이냐를 명확하게 밝혀주는 것이 언론의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사건을 지금 이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강희락 경찰청장도 "리스트에 들어있는 것 맞다"고 이야기하는 등 ‘○○일보’에서 ‘조선일보’로 나아가는 봉인이 풀린 것인데, 그만큼 공적 관심사였고,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고 본다.

그 사람이 성매수를 했건 안 했건, 성접대를 받았건 받지 않았건 간에 이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사주가 관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거기에 대해서 엄포를 놓고, 모두 입 다물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조선일보>의 힘, 그리고 언론권력, 여기에 사람들이 다 떨 수밖에 없는 이 미묘한 상황이다.

: 떨면서 웃는다.(일동 웃음) 모 매체의 칼럼에서는 <○○일보>가 무슨 문제가 생겼는데, <조선일보>는 이렇더라 하면서, ‘난 조선일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어’라는 식으로 넘어간 것도 있는데, 이 사안을 가지고 말장난들을 많이 하더라.

: 맞다. 그 상황이 일견 개탄스러워 하고, 참 우스운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떠는 것이다. 그것을 깨는 작업은 필요했다. 그렇게 보면 <서프라이즈>가 의도했던 것의 공익성 차원은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 떨면서 웃는 것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와도 비슷하다. 하는 짓이 참 우스운데, 잘못 걸리면 엄청 당할 것 같고.(일동 웃음) 두 집단이 참 비슷한 측면이다.

“입 열면 본 때 보여주겠다는 것”

: 혹시 장자연 리스트 혹은 장자연 문건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들은 것이 있나.

: 믿을지 모르겠는데, 본 적이 없다.(웃음) 제가 이야기한 범위는 이종걸 의원이 말한 그 것, "왜 수사가 안 되고 있느냐"하는 그것밖에 없다.

: 사실 이종걸 의원의 발언 내용도 "문건에 이러이러한 문장이 있는데 왜 조사를 안 하냐"는 정도였기 때문에 예의 주성영 의원 사례에 비하면 진짜 약소한 수준이다.

: 그렇다. 주 의원의 경우는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폭로하면서 "이러저러하게 했다"는 식이었다.

: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결국 조선일보사가 의원 두 명을 함께 고소한 것은 <서프라이즈>를 고소하면서 체급(?)을 맞추기 위해서 끼워넣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이게 아마, 국회의원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사람들이 주목을 하니까, 그래서 말 함부로 하면, 입 열면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고소의 목적이 아니었을까 싶다.

: 우리에게는 의원도 우습다는 건데, 어찌보면 <조선일보>가 전 국민을 상대로 공갈협박의 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 않나.

: (공갈협박죄는) 재산상의 이익을 위해서 해야 하는데 그렇게 가기 위해서는 조금 복잡한 측면이 있다.(웃음)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강요죄가 되려나?

“검·경, 스스로 움츠러들어”

: 피해자가 전 국민이니까 스케일이 너무 커지는 것 같기는 하지만 권리행사에 방해가 된다. 미네르바 구속과 사이버명예훼손죄 관련 논의가 나오면서 인터넷 논객들이 많이 위축된 것을 보더라도 권리행사에 방해가 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재판부가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사건수사 자체로만 봐도 장자연 사건의 실체를 가장 잘 아는 살아있는 두 사람 중에 유장호 전 매니저의 경우 불구속 입건 상태에서 수 차례 조사를 받고 있지만, 나머지 한 사람 김 모 대표에 대해서는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는 부분도 납득하기가 어렵더라.

: 일반적인 수사관례와는 좀 다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 일단 외국에 나가있는 사람이라면 빨리 불러들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 사람이 들어오기 전이라도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수사들을 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범죄인 인도요청을 할 때 절차가 훨씬 빨라질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환조사, 특히 언론사 사주에 대해서는 소환조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을 보면 뭔가 경찰이 스스로 움츠러들어서 됐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외압이 있었다기보다 알아서 움츠러들었다?

: 물론 외압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길을 완전히 거두기는 좀 어렵다. 일단 경찰의 잘못이 있고, 경찰이 혼자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언제까지 누구에 대해서 어떤 조사를 해서 올리라는) 수사지휘를 받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수사지휘도 제대로 신속하게 안 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문화된 피의사실 공표죄 기준 다시 세울 필요”

: 폭로를 다른 측면에서 보면 피의사실 공표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스스로 움츠러들었다고 지적하신 것처럼 검찰의 기존 수사관행에 비해서 이 사건의 피의사실 공표를 매우 조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원래 법만 놓고보면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조항은 대단히 엄격하다. 기소 이전에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피의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모두 처벌대상인데, 실제로는 다 중간수사발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문화된 법이다.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이 법이 사문화된 법이고 효력을 상실한 상태라는 것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이 없어져야 할 법이라고는 보기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기준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법 개정에 논의의 여지는 있다.

“유족의 성특법 고소, 다른 근거 있을 것”

: 법적으로 참 애매한 사안이다. 특히 장자연씨 유족이 고소한 내용이 성매매방지특별법(이하 성특법)이라는 보도가 나왔던데, <조선일보> 방 사장의 경우에 법리적으로 이 법이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인지도 의문이 들더라.

: 유족이 고소한 취지를 정확히 보지는 못하고 보도만 봤기 때문에 확실하지는 않은데, 이종걸 의원이 이야기한 것은 "술자리에 모셨다"는 표현이 있다는 것이었는데, 그런 것이 성접대까지를 포함한 것이라고 유족들은 본 것 같다.

그렇게 보고 고소할만한 무엇인가가 있었겠지, 그렇지 않고 이것이 전혀 허위이거나 허위일 수 있다고 생각한 상태에서 고소하면 또 무고죄가 된다. 적어도 유족들이 그렇게 나왔을 때에는 문건에서 내포하고 있는 내용이 향응까지를 포함하고 있거나, 아니면 주변의 이야기를 가지고 고소한 것이 아닐까 싶다.

: 유족들이 고소했다는 성특법 자체만으로도 논란이 될 수 있는 것이, 성특법에서 규정하는 ‘성매매’의 개념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전적 대가에 의해 이루어진 성관계’에 이번 경우와 같은 연예인을 이용한 권력자 등 ‘특정인’에 대한 성접대가 적용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청와대 행정관 성상납 사건의 경우처럼 룸살롱 2차는 성매매의 범주에 당연히 포함되는 반면, 회원제 매춘클럽이나 축첩 등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서 성특법의 적용을 받은 사례가 없지 않나.

: 그렇다. 축첩이 성특법의 적용을 받은 적은 없다.

   
▲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사진=이정희의원실)

“성특법 ‘불특정인’ 개념 A/S 필요”

: 예전에 성특법 관련 취재를 하면서 성특법의 역사에 대해 조사한 일이 있는데, 1961년에 전신인 윤락행위방지법이 처음 재정될 당시에 이 ‘불특정인’이라는 단어를 포함시키는 문제로 논란이 되었다고 한다.

‘불특정인’을 제외하고, 모든 종류의 금전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매개로 한 성행위를 처벌할 경우 당시 첩실들이 법의 적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당시는 첩을 두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라서 국회의원들이 다 걸리는 것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기존의 성특법 조차 여전히 특권층의 성구매 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법이라는 지적이 있다.

: 지금은 ‘불특정인’이라는 표현이 개념 상에 들어가 있지 않은 것 같다.

: 오늘 아침에 현행 법률을 확인하고 왔는데, 여전히 들어있다.

: 그렇던가? 그렇던가? 내가 안 고쳤던가? (웃음)

: 그렇다. 성 구매자를 신분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니까 이 부분은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 A/S가 필요한 것 같다.(웃음)

“조선일보, 갈라보는 지혜 아쉬워”

: 이 사건이 <조선일보>의 명성이나 영향력에 어떤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나.

: 아마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조선일보>가 스스로 나서서 고소를 한 것이겠지. 그렇지 않다면 개인의 사생활 문제에 대해서 회사가 나서겠나. 엄연히 별도의 법인격인데.

저는 <조선일보>가 좀 논리적으로 대응을 했다면 갈라보는 지혜가 필요했다고 본다. 오히려 좀 더 영악했다면, "우리 신문사는 그렇게 일 안 한다. 아무리 그런 일이 있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사주의 개인적인 비리일 뿐이다"라고 갈랐으면 오히려 깔끔했을 것 같다. 스스로 섞어보고 있는 것이다.

: 사주와 기업을 별도로 보지 않는 것은 한국 기업들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 그것을 또 자인한 꼴이기도 하다.

: <조선일보>가 입고 있는 외투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핵심 지지층에게는 별로 영향력이 없을 것 같다. 사실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조선일보>를 보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사람들을 보면 ‘영웅호색’ 등의 가치관을 가진 경우가 많지 않나.

: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자성해야 한다’는 어찌 보면 해묵은 비판이 한번 더 가해질 수는 있을 것이다.

“특검 해서라도 이번 일 확실한 처리해야”

: 이 사건에 대해 떠오른 마지막 쟁점은 불평등한 고용이라는 주제이다. 오늘 아침에도 어떤 국회의원이 연예인 노예계약에 대한 보도자료도 냈던데, 사실 해결되기 어려운 사안이고, 이 문제를 어떻게 정책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도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이 부분은 민주노동당이 가장 강점을 가진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어떤 식으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나.

: 사실은 굉장히 오래된 일인데, 너무 오래된 일이라 정책적인 대안으로 해결이 될까도 의문이다. 하나라도 확실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 자체가 가장 선명한 자극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은 있다.  형벌이 가지고 있는 ‘위하효과’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일단 드러나면 정말 창피한 일이고 발을 못 붙인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 있는 법이라도 잘 적용해서….

: 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경찰과 검찰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이것은 다 똑같고, 늘 있었던 일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효과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서 수사가 계속 머뭇거린다면 정치권이라도 나서서 가령 특검이든 뭐든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게 하는 것, 하나의 사건을 잘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우리가 무너지지 않는 장벽에 대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일단 구멍을 하나 뚫어놓는 일이다. 그래서 본보기를 만들어놓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기도 하다.

“연예산업종사자들 스스로 나서야”

그러고 나서는 여기에서 법적인 규제들이 좀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연예 매니지먼트들이 대부분 신인 연기자, 신인 연예인들의 열악한 지위를 이용해서 대단히 종속적인 계약들을 해왔다. 여기에서 흔히 정부나 공정거래위가 내놓는 대안은 ‘표준계약서를 만들자’는 것으로 가는데, 사실은 지지부진하고 해봐야 별로 적용이 안 되는 것들이 많다.

연기자들, 그리고 그런 연예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스스로 안 나서고 개별화되면 모든 문제가 죽고 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연예인들 스스로가 살 길들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

그것이 되어야 앞으로 표준계약서를 도입하는 법을 만들든 연예매니지먼트에 대한 법을 만들든 간에 집행될 가능성이 있지, 이대로 가고 나면 그것은 문서에 지나지 않는다.

성매매 문제와 연결해서 보면, 성매매 문제가 단속할 법규정이 없어서 단속을 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다. 몇 십년을 이어온 것은 성매매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힘, 단체, 피해여성들이 스스로 나서지 못했던 오랜 관행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사회적으로 그들을 짓눌렀던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깨나갈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고, 법을 만드는 것은 그것을 도와드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의 역할은 도덕성의 문제를 짚어주고, 당사자들이 원할 때 받쳐주고, 기반을 만들어 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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