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앞둔 예비신부를 어떻게…”
    By mywank
        2009년 04월 16일 11: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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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15일 저녁 김보슬 전 ‘피디수첩‘ PD를 체포하자, MBC 시사교양국 PD들이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항의방문한 데 이어 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와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는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여는 등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김보슬PD 체포, 반발 확산

    김보슬 PD는 그동안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지내며 검찰 소환요구에 불응해왔다. 하지만 오는 19일로 예정된 결혼식 준비를 위해 이날 잠원동에 있는 약혼자의 집으로 향하다가 체포됐다. 김 PD는 이날 밤 서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1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조능희 ‘피디수첩’ CP와 작가 2명 등 제작진 4명의 신병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며,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이춘근 ‘피디수첩’ PD를 명예훼손 혐의로 체포한 뒤, 이틀 만에 석방한 바 있다.

       
      ▲MBC 사내 집회에 참석해 울먹이고 있는 김보슬 PD (사진=미디어오늘) 

    검찰의 김보슬 PD 체포에 대해, 언론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류성우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결혼을 며칠 앞둔 예비신부를 이런 식으로 파렴치하게 체포하는 것 자체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언론노조는 오늘 3시 규탄회견을 포함해, 검찰 수사에 따른 대응수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형원 언론노조 MBC본부 편집제작 민실위 간사는 “그동안 김 PD가 검찰수사에 불응하면서 결혼 등 개인적인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결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어제 저녁에 밖으로 나왔고, 그 전에 ‘검찰에 자진출석은 하지는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파렴치하고 어처구니 없다"

    그는 이어 “검찰이, 결혼을 4일 앞둔 예비신부를 체포했는데, 정말 개탄스럽다”며 “검찰은 스스로 사건의 혐의를 입증해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 체포를 통해 피의자에게 이를 입증하게 하는 것은 자신의 임무를 방기하는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정대 미디어행동 사무처장은 “이번 김보슬 PD체포 사태의 빌미는 엄기영 사장이 제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며 “엄 사장이 신경민 앵커를 교체하니까 정권에서 ‘옳다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어제 김 PD에 대한 체포를 강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권에서도 결혼식 때 김 PD를 체포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체포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본다”며 “재판부에서 김 PD를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알 수 없으나,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게 하기 위해 MBC 구성원들의 투쟁을 통해서 언론자유를 막고 있는 내부의 움직임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엄기영 사장이 빌미 제공했다"

    정연우 민언련 상임대표는 “중요한 일을 앞둔 사람을 강제로 체포하는 것은 반인륜적인 일”이라며 “특히 언론인에 대한 강제체포는 김 PD 뿐만 아니라, 다른 제작진과 취재진들의 활동에도 위축을 가져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병헌, 이종걸, 최문순 의원 등 민주당 문광위원들도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김보슬 PD체포를 규탄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이, 정부에 비판적인 MBC ‘PD수첩’을 초토화시켜 버리겠다는 병적 집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김 PD 체포는 이명박 정권이 반인륜적이고 폭압정권임을 입증시켜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PD연합회(회장 김영희)도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김보슬 PD는 4월 19일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인데, 이명박 정권은 결혼을 코앞에 둔 신부마저 기어이 잡아가고 말았다”며 “이성을 상실한 독재정권에게 인륜 따위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이명박 정권과 검찰은 왜 이리도 무모한 짓을 계속 하는지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단언컨대 노종면 구속, 이춘근 체포, 급기야 김보슬 체포에 이르기까지 이명박 정권이 보인 만행은 정권의 종말을 재촉하는 자충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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