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교육 붕괴, 상자가 열렸다”
    By mywank
        2009년 04월 15일 05: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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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김성열)이 15일 사상 처음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자료를 공개하자,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등 교육단체로 구성된 ‘4.15 공교육포기정책반대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호기심으로 열어본 판도라 상자는 결국 ‘공교육 붕괴’라는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를 비판했다.

    성적자료 공개…교육단체 반발

    이번에 공개된 수능시험 성적자료는 지난 2005학년도부터 2009학년도까지의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 성적을 분석한 결과로써, 전국의 16개 시.도 및 232개 시군구의 수학능력시험 성적을 ‘1∼4’, ‘5∼6’, ‘7∼9등급’ 등 3개 그룹으로 나누고, 이 비율을 정리했기 때문에 지역간 성적 차를 확인할 수 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16개 시도 중 1∼4등급 비율은 광주가, 7∼9등급 비율은 충남이 가장 높았으며, 232개 시군구 중 성적이 높은 상위 20곳의 85.5%는 서울광역시의 구와 시 지역이, 14.5%는 군 지역이 차지했다. 결국 지역 간 성적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향후 평준화의 실효성 문제와 서열화 논란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후 교육단체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성적 자료 공개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연석회의는 이날 오후 2시 가회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얼마 전까지 교과부는 ‘수능성적이 학교별 지역별로 공개되면, 전국 학교의 서열화로 과열경쟁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오늘 교육과정평가원의 세미나를 빌어 전국 16개 시도의 수능영역별 등급비율과 상위 20개 시군구의 영역별 등급비율을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MB교육 실패 덮으려는 의도"

    이들은 “교과부가 아직 공개 여부를 대법원 판결로 남겨두고 있는 수능 성적을 공개한 것은 경쟁, 서열화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와 공교육 불신이라는 정부 교육정책의 실패를 덮으려는 의도”라며 “오늘 발표된 상위 20개 시군구는 대부분 소득수준이 타 시군보다 높은 지역으로 ‘소득수준에 따른 학업수준 결정’이라는 기존의 공식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능시험 자체는 입시를 위한 수단이고 학생 개개인에 대한 평가로서, 그 결과 역시 개인의 입시수단으로 적용되기 위해 만들어진 평가도구”라며 “학생들의 학력을 측정해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부진아를 지도한다는 학업성취도평가나 진단평가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능시험의 이러한 성격을 볼 때, 개인에 대한 평가결과인 수능점수를 학교 간 지역간 서열화의 도구로 사용하거나 이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대법원에서 ‘결과를 공개하라’는 최악의 결정이 난다고 해도 이는 지역간 학력격차의 원인을 파악하는 연구 자료로 활용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평준화 해체 가속될 것"

    이들은 “공교육 붕괴 등 그동안 교육관련 단체들이 염려하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며 “열린 상자 속에 있는 서열화와 무한경쟁, 평준화 해체와 3불제 폐지는 그 속도를 더할 것이고, 그 속에 고통 받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신음소리가 지금 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은숙 참교육학부모회장은 “그동안 교과부에서 수능 성적 공개를 계속 반대해오다가 갑자기 왜 이를 공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교육적인 의도보다 ‘정치적인 의도’가 이면에 있는 것 같고, 지역간 성적차가 담긴 이번 자료를 ‘고교등급제’를 추진하는 명분으로 내세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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