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울산본부가 15일 운영위원회 결정을 거치지 않은 채 19~21일 단일화 총투표 일정을 제안하고 나서자, 운영위원 일부와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가 이에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단일화를 위해 양당의 4.6합의가 살아있다는 점을 확인한다”며 “양당은 상호간 미진한 부분은 최대한 신속히 합의하여 조합원 총투표 재공고가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조합원 총투표는 19일~21일에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운영위 없이 임원 중심 제안

하지만 이번 울산본부의 제안은 운영위 논의와 결정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김주철 본부장과 임원들을 중심으로 제안된 것으로 알려져 내부에서도 강력한 이견이 제기되고 있다.  

울산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13일 운영위에서 19~21일 총투표 일정을 심도 있게 논의한 바 있으나 양당 후보단일화 실무협의가 마무리되지 못했고, 내부의 여러 의견이 있어 새로운 총투표 일정을 최종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혀 내부 이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원진이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사실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확인시켜줬다.  

실제로 울산본부의 한 운영위원은 “아무리 시간이 촉박하더라도 운영위에서 논의도 없이 집행부가 독단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집행부는 시간이 촉박해 발표 후 사후 논의하려 했다고 하지만, 이런 방식이라면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해 이번 제안이 실효적인지에 대한 의문까지 들게 만들고 있다.

울산본부는 자신들의 제안에 대해 김창현, 조승수 두 후보가 15일 후보 등록 이전까지 입장을 밝혀줄 것을 주문했다.

실제 총투표 이어질지 미지수

한편 울산본부의 이 같은 입장과는 달리 울산북구 조합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있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가 이미 15일이 지나면 양 당의 후보단일화에 어떤 개입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울산본부의 제안이 실제 총투표로 이어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현대차지부 장규호 공보부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한나라당과 싸우기도 전에 진보양당 후보끼리 경쟁하느라 온갖 악선동이 난무하고 현장 내부의 분열이 심해지고 있는데, 두 당 후보가 본선에서 맞붙는 와중에 조합원 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현장의 분열을 더 부채질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현장의 혼란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고, 임단협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본선 과정에서 치러지는 총투표는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지금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운영위 내부 점검도 안 된 상태에서 그런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는 것 자체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현대차 지부 "울산본부 회견 문제 있다"

한편 울산본부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김창현 민주노동당 후보는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15일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노총의 자주적인 결정을 존중하고, 4월 6일 후보자간의 합의정신을 살려서 진보후보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의 의견을 귀중하게 받아들이겠으며, 지역주민의 여론을 귀담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현재 논의 중”이라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