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보도국장 청와대 외압 인정"
    By mywank
        2009년 04월 13일 10: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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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민 앵커가 13일 밤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마지막 방송에 대한 소회(☞전문보기)를 밝혔다. 그는 ‘마무리 발언(클로징 멘트)’을 통해 “회사 결정에 따라서 오늘자로 물러난다”며 “지난 1년 여 제가 지닌 원칙은 자유, 민주, 힘에 대한 견제, 약자에 대한 배려, 그리고 안전이었다”고 밝혔다. 

    신 앵커는 이어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 답답하고 암울했고, 구석구석과 매일매일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밝은 메시지를 매일 전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하지만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젠가 올 것으로 믿고, 할말은 많아도 제 클로징 멘트는 오늘 여기서 ‘클로징’ 하겠다”며 말을 맺었다.

    신 앵커의 마지막 ‘클로징’

    이날 밤 신 앵커의 ‘마무리 발언’이 방송된 직후 네티즌들은 ‘MBC 뉴스데스크’ 게시판에 댓글을 달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이디가 ‘CCMER21’인 네티즌은 "그동안 형식적인 클로징 멘트가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하고 있는 멘트를 통해서 신 앵커의 마음을 이해 할수 있었다"며 "오늘 마지막 멘트는 온 국민이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디가 ‘JHBAEPIG’인 네티즌은 "내일부터 아마 신 앵커가 없는 뉴스데스크는 허전할 것 같다"며 "경영진들은 이번 일로 뉴스데스크나 MBC 이미지에 큰 오점을 남겼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고, 신경민 씨를 앞으로 TV나 라디오에서라도 다시 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13일 밤 마지막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신경민 앵커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앞서 ‘MBC 보도본부 차장, 평기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 이성주)’는 13일 저녁 8시 ‘앵커 교체 강행을 규탄 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앵커 교체 즉각 철회 △전영배 보도국장, 송재종 보도본부장 사퇴 △뉴스 공정성 회복위한 논의 이행 등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청와대가 이미 오래 전부터 신경민 앵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노골적으로 교체를 요구해 왔다는 것은 이미 보도본부 구성원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전영배 보도국장조차 7일 보도본부 기수별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청와대의 압력이 있다는 것을 나도 안다’고 답한 바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 "청와대가 앵커교체 요구" 

    비대위는 이어 “우리는 경영진의 오늘 결정을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권력의 오만함 압력에 대한 치욕적인 굴복’으로 규정 한다”며 “오늘 비대위 총회를 통해 국장 불신임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시켰는데, 이미 전영배 보도국장은 구성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전영배 국장 인사와 보도본부에서 일어난 이 모든 전횡과 파국에 책임 있는 송재종 보도본부장도 즉각 사퇴하라”며 “사상 초유의 제작거부 투쟁과 국장 불신임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공정보도와 권력 감시에 충실한 MBC 뉴스”라고 밝혔다.

       
      ▲ ‘MBC 차장, 평기자 비대위’는 13일 저녁 성명을 내고, 앵커교체 철회 및 보도국장 사퇴를 요구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비대위는 이와 함께 “우리는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경영진은 보도국장 임명동의제와 공정한 뉴스편집을 만들기 위한 논의에 즉각 응하라”며 “이 정당한 요구를 경영진이 계속 외면으로 일관하는 한 제작거부 투쟁의 강도는 한층 높아질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비대위는 이성주, 김현국, 권희진, 양효경, 현영준, 이호찬, 김지경 기자 등 7명을 새로운 집행부로 선출하기도 했다.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성주 기자는 “우리는 승리하기 위해 발걸음을 떼었다”며 “힘들었고 고통스러웠지만, 어깨를 걸고 서로 부축하면서 승리의 날까지 함께 하자”고 말했다.

    MBC노조 "경영진과 함께 갈 이유 없다"

    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도 이날 저녁 성명을 통해 “사측이 오늘 교체 강행을 선택한 것은 공영방송 MBC를 부정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고, 엄기영 사장은 자신의 말이 진실이라면 구체적 행동으로 증명하라”며 “먼저 말 바꾸기와 구성원들의 의견을 무시하며 사태의 발단을 제공한 보도국장을 교체하라”고 밝혔다.

       
      ▲몇몇 시민들이 13일 저녁 MBC 사옥 앞에서 신경민 앵커 교체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MBC 본부는 이어 “동시에 ‘공정방송 의지가 훼손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결정을 강행한 데 대해 구성원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이번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공정방송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며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리는 더 이상 경영진과 함께 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8시부터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열린 ‘신경민 앵커 교체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도 “우리는 지금 이명박 정권, 경제위기, ‘내부의 적’과 맞서 싸우고 있다”며 “MBC 경영진은 어려운 시기에 언론을 지키기 위한 깊은 성찰은 없고 언론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발목만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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