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보도국장 불신임, 최초 사례
    By mywank
        2009년 04월 13일 07: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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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경영진이 13일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를 교체하기로 한 것에 맞서, ‘MBC 차장급, 평기자 비대위’ 소속 기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열린 총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영배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기자 96명 참여)’을 찬성 93표, 반대 2표, 기권 1표로 가결시켰다. 또 9일부터 시작한 제작거부 투쟁을 계속 벌이기로 결의했으며, 이를 위해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신경민 교체’ 강력 반발

    이와 함께 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도 전영배 국장 퇴진 및 엄기영 사장 사과를 요구하면서 14일 오전 8시부터 MBC 경영센터 10층 임원실 앞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기로 했으며, 19개 MBC 본부 산하 지역지부들도 14일 오전 9시부터 본사로의 방송 송출을 거부하기로 했다. MBC 기자들은 오후 8시 이날 총회 결정사항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13일 저녁 신경민 앵커가 여의도 MBC 방송센터 1층 분장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앞서 신경민 앵커는 이날 오전 회사 측에 “13일 ‘뉴스데스크’까지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으며, 오는 14일부터 후임 앵커가 선임될 때까지 주말 ‘뉴스데스크’를 맡았던 김세용 앵커(박혜진 앵커는 유임)가 진행하기로 했다.

    신경민 "교체 사유 듣지 못했다"

    지난 해 3월부터 ‘뉴스데스크’를 진행해온 신경민 앵커는 ‘KBS 보신각 타종방송’, ‘미네르바 구속’, ‘미디어관계법 국회상정’ 등 민감한 사회적 쟁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뉴스 ‘마무리 발언'(클로징 멘트)을 통해 밝혀왔다. 이에 대해 전영배 보도국장은 지난 7일 부장단 회의에서 “신 앵커의 클로징 멘트가 시청자들에게 오해를 준다”고 지적하며 그의 교체를 제안한 바 있다.  

    신경민 앵커는 이날 저녁 여의도 MBC 방송센터 1층 분장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원회의 결과와 마지막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금 제가 오늘 일에 대해 말 하나 안 하나가 중요한 것 같은데, 지금 기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적절한 타이밍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의 결정사항을 보고, 무슨 이야기를 할지 알려드리겠다”며 “교체 사유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는 듣지 않았고, 사장 담화문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엄 사장이 저를 ‘불공정하고 균형 잡히지 않은 사람’으로 봤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그는 “오늘 제 입장을 밝힐지 그냥 총총히 사라질지 아직 모르겠다”며 “항상 떠날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해 놓은 게 있어서, 오늘 밤 마지막 ‘뉴스데스크’에서 할 클로징 멘트는 대충 머리 속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디어행동 등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은 이날 저녁 7시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경영진의 신경민 앵커 교체결정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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