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등록 전 단일화 무산될 듯
        2009년 04월 13일 06: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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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북구를 둘러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공식 후보등록 마감일인 15일까지 후보단일화를 이루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울산북구 재선거에서 두 진보정당의 후보가 동시에 등록하게 된다.

       
      ▲ 김창현 민주노동당 후보(왼쪽)와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

    양당 모두 여전히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당의 합의사항이었던 조합원 총투표는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당초 일정인 13~14일 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을 밝혔고, 비정규직과 주민을 포함한 여론조사는 양당 실무협상이 계속 뒤로 밀리면서 아직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울산 "예정된 총투표는 불가"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13일 오전 11시부터 약 5시간 동안의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었지만 “13~14일로 예정된 조합원 총투표를 북구선거관리위원회의 잘못된 유권해석에 따른 선거업무 중단 및 양당 실무협의 논의 중단에 따라 진행할 수 없음을 확인한 것 이외에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창규 울산본부 정책기획국장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운영위에서는 양당이 계속 실무협의를 미루는 것에 큰 문제가 있다는 의식을 공유했다”며 “실무협상이 빨리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 수준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는 13일 오후 4시 성명을 통해 “양당이 후보단일화를 이루지 않고 동시에 입후보할 경우 4.29 재선거와 관련해 모든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현대차 지부가 사실상 15일 이후의 민주노총 총투표는 실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울산북구의 민주노총 조합원 약 28,000여명 중 현대차 지부 조합원이 26,000여명인만큼 현대차 지부가 참여하지 않는 총투표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현대차 지부 장규호 공보부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현대차 지부의 입장은)14일 후보단일화를 위한 총투표를 실시하든가 만약 총투표가 무산된다면 여론조사를 하든, 어떻게 하든 반드시 단일후보를 등록시키라는 것”이라며 “양당 입장이나 일정이 각각 다르겠지만 어떻게든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지부 "양당이 양단간 결정 내려야"

    원래 13일 12시에 만나기로 했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실무협의도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운영위가 길어짐에 따라 무산됐으며, 이후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은주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 측 대변인은 “운영위 결정을 기다리면서 실무협의를 미루었는데 운영위가 결정을 내리지 못해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도 “실무협상을 원래 (13일)정오에 재개하기로 했다가 밀려 3시 반으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후 아직 실무협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당의 실무협상에서는 민주노총 총투표와 함께 중요한 안건인 여론조사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론조사와 관련된 논의도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1,500 샘플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가 이틀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해 보면 14일 하루 양당이 문항 등을 모두 합의하더라도 사실상 조사가 불가능한 셈이다. 

    결국 양당은 15일, 모두 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후보 등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에 대한 의지만 ‘공허하게’ 주장될 뿐 이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절차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주 대변인은 “진보신당이 기자회견 정치가 아닌 자연스럽게 후보단일화를 진행해 나갔으면 좋겠다. 우리는 신당이 있지도 않은 사실을 기자들에게 밝힌 것도 대응하지 않았다”며 불쾌해 하면서도 “어떻게든 후보단일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적 합의 도출 가능성 남아" 의견도

    김종철 대변인도 “15일까지 안 되었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지만 민주노동당 측에서 16일까지 해보자라든가, 무엇인가 합리적인 안이라도 제시했으면 좋겠다”며 민주노동당을 비판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주변에서는 13일과 14일에 걸쳐 극적인 합의 도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협상 국면의 내용에 밝은 한 소식통은 "여론조사의 경우 합의 가능성이 없지 않으며, 현대차 지부의 결정도 15일 이후 양당이 합의할 경우 총투표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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