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조, 내부 정화가 우선이다"
        2009년 04월 13일 07: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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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권용목씨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직후에 ‘민주노총 충격보고서’라는 책을 출판하여 그 배경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그 내용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제목만 얼핏 보면 그가 몸담았던, 그래서 장례식도 치러준 ‘뉴 라이트 신노동연합 상임대표’라는 직함이 말해주듯이 민주노총 죽이기에 목적이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우리가 빌미 제공

    책의 소제목을 보면 ‘부패백화점 민주노총’ ‘민주노총 최초의 비리사건 재정위사건’ ‘쇠고랑 찬 수석부위원장님’ ‘서민의 등골 빼먹는 취업비리사건’ ‘투쟁한 만큼 몸값 올라가는 노무비용’ ‘조합비 유용과 조합관련 입찰비리’.

    그것에 더해 최근 일어난 ‘성폭력사건’과 ‘도박사건’까지 더하면 그가 주장하는 내용이 부정적인 단면만 골라 선정적으로 제목 뽑아 놓고 내용 또한 왜곡되거나 과장된 점은 분명히 있겠지만 그 주장의 근거를 제공한 것은 우리라는 엄연한 사실이라는 것을 심각하게 짚어봐야 한다.

       
      ▲ 민주노총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과 보수신문의 민주노총 죽이기에 정면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매일노동뉴스)

    물론 이와 같은 문제를 권용목의 뉴라이트나 권력 당사자 그리고 자본가를 대변하는 조중동이 말할 자격은 없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돈을 쫓아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자본주의에 순응하고 그렇게 따라 하기를 바라고 있다. 때문에 조중동 같은 보수언론들은 겉으로는 욕하면서 속으로는 ‘그래 너희들도 별 수 없지’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이다.

    어디까지 허용될까?

    다시 권용목의 말을 빌리면 “주요 대기업노조 간부들은 고급승용차와 대형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으며, 룸살롱 단골손님이고 골프에 해외여행 등 상류층 생활로 귀족처럼 살고 있으며 복잡한 사생활로 상당수 노조간부가 이혼을 했거나 재혼 중”이라고 빗대고 있다.

    그 밖에도 부동산 투기와 주식투자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거나 돈을 잃고 가슴앓이 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돼 있다.

    해고자 신분인 나 역시 중증장애인 형님을 모시는 개인사정 때문에 분수에 넘치게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니다 비판받은 적이 있지만, 한번 생각해 볼 것들이 있다. 노조 지도부나 활동가들에게는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일까.

    그들은 어느 정도의 자가용과 아파트를 가져야 하는지, 주변에 흔하고 흔한 노래방 노래주점 룸살롱은 어디까지 가면 될지, 오락과 도박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투기는 좀 그렇지만 투자는 할 수 있는 것 아닌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면서 자본주의 모순을 극복해야 하는 우리는 어디까지 따라하고 어디까지 금지할 것인지 사례를 나열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노동운동의 진정성

    우리는 물질만능주의와 시장경제라 일컫는 신자유주의자들이 지배하고 있는 사회에 살아가면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길들여져 왔다. 현실에 익숙하고 안주하면서 모두가 자신의 입장과 관점에서 이해하다보니 도덕성의 기준과 잣대도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돈이 필요하고 돈은 많을수록 좋고 편리하다 보니, 대개 문제는 돈에서 생기는 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을 가치관으로 내세우며 지켜야 하고 우리가 주장하는 것을 똑같은 잣대로 우리에게 적용해야만 이 사회를 바꾸고 더 낳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노동운동은 이래야 진정성과 정당성을 부여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자본가의 착취를 반대하는 만큼 우리자신보다 더 약자를 밟지 말아야 하고 보호하기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하는 법이기도 하다. 평등을 외치는 만큼 약자 보호에 앞장서면 성폭력이 생길 수 없다.

    더불어 살아 갈 줄 아는 사람은 고급승용차를 타고 큰 아파트에 살면서도 존중받을 것이고, 나 개인보다는 우리 모두를 먼저 생각하면 공금 유용을 할 리 없고 자본가의 뒷돈을 받거나 취업비리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돈이 주인인 사회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복권을 사거나 도박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절대 흉내내지 말아야 할 것

    그렇다, 사실 우리는 힘을 모아 이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면서도 한편으로 내가 살아남아야 한다는 두 개의 잣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우리 목에 씌워진 돈의 사슬을 벗어버리자. 돈의 유혹으로부터 자존심을 지키고 인권과 양심과 영혼을 지키자. 돈이 없어서 다소 불편할지언정 떳떳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보자.

    새롭게 개척하지 않아도 조금만 되돌아가도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문화가 있었다. 자가용이 없고 전세방에 살 때 어깨 걸고 함께 갈 줄 알았고, 자본가의 양주보다 우리는 막걸리 한 사발로 동지애에 취할 수 있었다. 윤리강령 같은 것이 없어도 스스로 지키는 기준이 있었고, 어용노조와 민주노조의 구분이 뚜렷하였다.

    우리가 절대로 흉내 내거나 따라하지 말아야 할 내용을 요즈음 언론에서 연일 보도하고 있다. 돈이 권력이고 권력이 곧 돈이다 보니 전직 대통령과 여러 정치인들이 검은돈을 받아서 들통이 나고 청와대 인사나 언론사 사장이 성 접대를 받는 세상, 이 썩어빠진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정화하는 노력이 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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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을 전국현장노동자회(http://nodong.nodong.net) 소식지 <주간노동운동동향> 23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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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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