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공립 예술기관 민영화, 공공성 저하 초래
    By 나난
        2009년 04월 10일 11:46 오전

    Print Friendly

    지난달 31일 국립오페라합창단이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공식 해체됐다. 이에 앞서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발레단, 서울예술단 등이 기타 공공기관에서 해체돼 ‘순수예술창작법인’으로 변경됐다. 국가 재정 지원을 받던 공공기관에서 재단법인으로 법적 지위가 변경됨에 따라 수익성 압박은 커지고 공공적 역할은 축소됐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가 수립된 1997년 이후 한국은 공공부문 민영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공공부문 개혁에 대한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현재의 이명박 정부까지 모든 정부가 공공부문 민영화를 세계적 추세라며 선전해왔다.

    이로써 문화예술기관들은 재단법인 혹은 책임운영기관으로 변화했고, 단체 운영 수익성(재정자립도) 압박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반면 문화기관의 사회통합·시민공동체 기반 형성 등의 공공적 역할은 전무하다시피 사라졌다.

    "문화예술도 경제 잣대로 평가해서야" 

    이에 사회공공연구소(소장 강수돌)는 4월초 ‘국·공립예술기관 운영 평가 및 공공성 강화 방향’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며 "국·공립예술기관의 해체는 문화예술 고유의 특수성은 고려되지 않은 채 경제적 효율성만 유일한 잣대로 삼았다"며 "국가예산절감이라는 민영화 목표는 문화예술재화 및 서비스가 갖는 공공재적 가치에 대한 고려를 등한시했다"고 비판했다.

    연구보고서는 국립중앙극장이 기업형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했다 다시 행정형 책임운영기관으로 법적 지위가 변경됐음을 소개하며 정부의 ‘문화기관 사장화’가 부분적으로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2008년 5월 책임운영기관 운영위원회는 국립중앙극장의 재정자립도에 대한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건의를 받고 기업형 책임운영기관에서 행정형 책임운영기관으로의 전환을 의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정훈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과거 독재 시대 정부의 정치적 의도로 도입된 문화공공기관의 시장 원리는 국·공립문화예술기관의 사회적 역할을 축소시켰다"며 "기존 정부의 민영화 기조를 전면 수정해 문화 공공성을 제대로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영화 기조 전명 수정돼야"

    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2009년 업무 보고를 통해 ▲ 문화브랜드 확산을 위한 전략적 문화교류 활성화 ▲ 국제적인 문화 리더십 확보를 위한 국제기구와의 협력 강화 등 문화를 통한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를 천명하고, 국립예술기관에 2012년까지 9작품의 국가대표브랜드 개발을 주문했다.

    이에 박 연구위원은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문화예술기관을 도구적으로 활용한다는 발상 자체도 문제지만 중장기적 발전 전망이 아닌 성과위주의 졸속 추진이 우려된다"며 "정권 교체 혹은 문화 정책의 변화 등 일시적 변화와 무관하게 문화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국ㆍ공립예술기관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으로 ▲자율적 운영권 보장ㆍ공적 책임 준수 등 민주적 지배구조 구축 ▲공적 재정 지원 및 다양한 재원의 확보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운영원리 쇄신 등을 꼽았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