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카메라기자도 제작거부 동참
        2009년 04월 10일 11:4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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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의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 강행 방침에 반대해 보도본부 소속 차장·평기자(취재기자) 133명에 이어 카메라 기자 40명도 10일부터 비상총회 체제로 전환해 사실상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MBC 보도본부 내 94년 이후(26기 이하) 입사한 카메라 기자들은 9일 저녁 긴급총회를 열어 10일 낮 12시부터 ‘앵커교체에 반대하며 회사의 철회를 촉구하는 비상총회’를 열기로 했다.

       
      ▲ MBC 차장급 이하 기자 133명이 9일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간 뒤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D공개홀에서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 철회 촉구 긴급총회를 열었다. (사진=미디어오늘)

    MBC 카메라 기자들도 사실상 제작거부 동참…10일 낮부터 비상총회 체제로

    카메라 기자들은 현장에 나가서 촬영을 하기 때문에 이날 모두 회사로 들어와 비상총회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작거부 상태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앞서 MBC 내 카메라기자들과 편집기자들의 모임인 보도영상협의회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어 "이번 사안은 매우 정치적이면서 언론 자유라는 가치가 걸린 문제일 수밖에 없다"며 "정권이 불편해하는 앵커를 솔선수범해 교체하는 것은 기자가 펜을 꺾고 언론이 권력에 굴복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보도영상협의회는 "권력이 수차례에 걸쳐 공식적으로 불편함을 토로한 인사를 검찰의 <PD수첩> 수사와 방송법 개정 등으로 회사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 교체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MBC가 권력에 무릎을 꿇는 모습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앵커 개인을 보호하거나 영웅화되는데도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영상협의회는 "지금 우리가 무릎을 꿇고 적당히 정권의 비위를 맞춘다고 이 정권의 MBC에 대한 인식이 달라 질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오히려 만만하게 보고 더 강하게 우리를 압박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MBC를 믿고 지지해준 국민들마저 MBC를 버리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정권이 불편해하는 앵커를 솔선수범 교체하는 것은 굴복하는 것"

    보도영상협의회는 "보도국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앵커교체를 강행한다면 그에 따른 모든 사태는 보도국장과 경영진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언론인으로써 자존심을 지키고 권력에 굴하지 않는 MBC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창훈 보도영상협의회 간사는 "앵커 교체 자체가 권력이 불편해하는 인사를 나서서 교체하는 것은 언론이 권력에 무릎을 꿇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MBC 보도영상협의회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언론의 펜을 꺾을 순 없다.

    보도국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신경민 앵커 교체를 공식화했다. 보도국장은 보도국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겠다는 정책설명회의 공언을 헌신짝 뒤집듯이 말을 바꿔 교체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앵커 교체는 단순한 인사조치로 볼수 없다. 이번 사안은 매우 정치적이면서 언론 자유라는 가치가 걸린 문제일 수밖에 없다. 정권이 불편해하는 앵커를 솔선수범해 교체하는 것은 기자가 펜을 꺾고 언론이 권력에 굴복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오이 밭에선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본의가 무엇이건 간에 권력이 수차례에 걸쳐 공식적으로 불편함을 토로한 인사를 검찰의 PD수첩 수사와 방송법 개정 등으로 회사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 교체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MBC가 권력에 무릎을 꿇는 모습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앵커 개인을 보호하거나 영웅화되는데도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은 경영진과 노사가 그리고 기자들과 국장이 모두 힘을 합쳐 단결해도 이겨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온 국민들의 관심이 MBC에 쏠려 있다. 지금 우리가 무릎을 꿇고 적당히 정권의 비위를 맞춘다고 이 정권의 MBC에 대한 인식이 달라 질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오히려 만만하게 보고 더 강하게 우리를 압박할 것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MBC를 믿고 지지해준 국민들마저 MBC를 버리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보도국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우리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믿고 싶다. 만약 보도국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앵커교체를 강행한다면 그에 따른 모든 사태는 보도국장과 경영진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언론인으로써 자존심을 지키고 권력에 굴하지 않는 MBC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임을 천명한다.

    2009년 4월9일 보도영상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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