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기자 전면 제작거부 돌입
    By mywank
        2009년 04월 09일 07: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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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사장 엄기영)가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와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진행하는 김미화 씨에 대한 교체를 강행하려는 의도에 저항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MBC 기자들은 9일 낮 12시부터 전면 제작거부 투쟁에 돌입했으며, 라디오 PD들도 8일부터 연가투쟁을 벌이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제작 거부, 연가 투쟁

    보도국 차장급 이하 기자 133명은  8일 밤 ‘기자총회’에서 찬성률 74.4%로 전면 제작거부 방침을 확정시켰다. 기자들은 9일 낮 2시 여의도 MBC 방송센터 D공개홀에서 긴급 총회를 열고, 신경민 앵커 교체방침의 철회를 요구했다.

       
      ▲차장급 이하 MBC 기자 133명은 9일 오후 2시 여의도 MBC 방송센터 D공개홀에서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 철회를 요구하는 긴급총회를 열었다 (사진=미디어오늘)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앵커 교체를 단순히 인사권 행사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며 "이번 앵커 교체를 놓고 정치적 배경, 다시 말해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정권의 압력에 MBC가 굴복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날이 증폭되고 있다"고 밝혔다.

    MBC 기자-라디오PD, 강력 반발

    이들은 이어 “우리는 앵커 개인을 보호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우리의 눈동자는 MBC 뉴스를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맞춰져 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만큼 우리는 쉽게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고, 사측은 앵커 교체를 철회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틀째 연가투쟁을 벌이고 있는 MBC 라디오 PD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김미화씨의 교체를 납득할 수가 없다”며 “라디오 개편의 경우 청취도 선호도와 PD들의 기획을 총화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런 과정 없이 갑자기 진행자를 교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사측이 김미화 씨의 교체를 강행할 경우, 간부를 포함한 라디오국 전체로 연가투쟁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9일 밤부터 방송되는 ‘뉴스데스크’는 ‘스포츠뉴스’를 포함해 35분만 방송될 예정이며, 10일부터 ‘뉴스투데이’ 1부, 2부의 방송이 각각 30분에서 20분으로 줄어든다. 라디오의 경우, 표준FM의 ‘음향 리포트’를 일시 폐지하는 대신 ‘이외수의 언중유쾌’를 5분 확대 편성하기로 했다. 10일부터 ‘뉴스의 광장’, ‘정오뉴스’, ‘두시의 취재현장’은 10~15분씩 단축된다.

    일부 프로그램 차질 예상

    신경민, 김미화씨 교체 방침에 대해, 시민사회 단체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는 “신경민 앵커, 김미화 씨는 그동안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았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했던 분들”이라며 “정황상으로 보면, 결국 이러한 점에 대한 부담 때문에, MBC 경영진 측에서 이들을 성급히 교체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경민, 김미화 씨는 그동안 시청자(청취자)로부터 ‘방송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MBC의 인지도와 프로그램의 시청률(정취율)을 높인 장본인들”이라며 “이런 사람들을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교체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요즘 MBC에 광고수익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MBC 경영진들이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태도 때문에 광고수주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이와 함께 오는 8월 MBC에 새 이사진이 구성되는데, 경영진들이 자신들의 자리보전을 위해서 정권에 눈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경민, 김미화 다음은 누구?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MBC 경영진의 방침을 비판했다. 진보신당은 “정부가 이제는 인기 앵커와 인기 라디오 진행자까지 교체하려고 하는데, 이건 서막에 불과하고 신경민, 김미화 씨 다음은 누가 될지 궁금하다”며 “소신발언으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앵커를 교체한다는 것은 정치적 외압에 굴복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누가 봐도 정치적 의도임이 분명한 이번 교체 건은 문화방송 경영진이 민주언론으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포기하려는 것”이라며 “문화방송 경영진은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교체 안에 대해 재검토하고, ‘국민의 언론’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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