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는 결집, 보수는 흩어져
    By mywank
        2009년 04월 09일 11: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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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김상곤 후보(한신대 교수)가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벌였던 김진춘 후보(현 경기도 교육감)을 누르고 경기도 교육감에 당선될 수 있었던 데에는 범 진보진영의 일사 분란한 결집과 ‘보수 표’ 분산 현상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총 4명의 후보가 경쟁을 벌였던 보수진영과는 달리 진보진영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201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경기희망교육연대는 여론조사를 통해, 지난달 23일 김상곤 후보를 ‘범민주 단일후보’로 추대하고, 적극적인 지지활동에 나선다.

       
      ▲8일 밤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는 김상곤 후보 (사진=김 후보 선본) 

    당시 김 후보와 함께 ‘범민주 단일후보’에 도전했던 진보성향의 권오일 예비후보(전 에바다 학교 교감) 역시 독자출마를 포기하고 김상곤 후보 측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며, 그를 적극적으로 도운 바 있다. 또 중도 사퇴한 송하성 후보(경기대 교수) 측의 일부 지역조직도 선거 막판 김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양한 진보세력 지지 이끌어 내

    이와 함께, 김상곤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동안 민주노총, 전국의 대학교수, 촛불시민연석회의, 경기지역의 학부모 장애인 대학생 문화예술인 등 총 304개 단체 4,510명의 지지선언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또 심상정 전 진보신당 공동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임종인 전 의원 등 야당 정치인들도 개인자격으로 유세를 도우며, 표 몰이에 나섰다.

    이에 맞서 뉴라이트전국연합, 애국단체총연합회, 성우회 등 102개 보수단체들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춘 후보로의 단일화를 요구했지만, 다른 보수후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는 등 선거 막판까지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였던 유력 보수후보들은 이번 선거에서 정책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대신 고소 고발 등 상대후보에 대한 흠집 내기에 분주했다. 결국 선거막판 ‘보수 표’ 분산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8일 밤 집계된 선거의 결과를 살펴보면, 2위를 차지한 김진춘 후보(33.63%)와 3위를 차지한 강원춘 후보(12.88%) 등 유력 보수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46.51%로, 40.81%를 득표해 당선된 김상곤 후보의 득표율을 5.7% 차이로 앞서게 된다.

    보수진영, 응집력 발휘 못해

    김상곤 후보의 경기교육감 당선은 이명박 정부 들어 치러진 광역단위의 선거에서 처음으로 ‘친 이명박 후보’가 패배하고, ‘MB 교육정책’의 기조를 따르고 있는 김진춘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지 못하는 등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심판요구가 선거결과에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선거에서 수세에 몰린 김진춘 후보 측이 일부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전교조를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며 막판 반전을 노렸지만, ‘색깔론’이 더 이상 일반 유권자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시켜줬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이번 경기도 교육감 선거는 이명박식 특권 서열화 교육을 경기도민들이 냉혹히 심판한 선거였다”며 “이와 함께 지난해 공정택 씨가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된 이후 추진한 일제고사, 국제중 설립 등의 문제점을 경기도민들이 인식하고, ‘경기도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심리가 선거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균 ‘평등교육실현학부모회’ 대표는 “경기도의 교육규모가 서울을 압도하며 우리나라 교육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명박식 교육’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이번 선거과정에서 김 후보가 교원평가제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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