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지키는 인간 띠 두르자”
    By mywank
        2009년 04월 08일 05: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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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 검찰의 MBC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전국언론노조와 미디어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2시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촬영원본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피디수첩과 MBC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MBC 압수수색, 강력 반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검찰이 압수수색과 ‘피디수첩’ 제작진에 대한 체포를 다시 시도할 경우, "MBC를 지키기 위한 인간 띠를 두르자"는 제안이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사수대 20여 명을 24시간 운영하는 등 추가 압수수색에 대비하기로 했으며, 촬영원본 제공을 계속 거부하기로 했다.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8일 오후 MBC 앞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노종면 지부장을 구속한 것이 파업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도였던 것처럼, 오늘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도 촬영원본을 찾고 명예훼손을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피디수첩’과 MBC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수백 명의 기자, PD들이 잡혀가는 한이 있더라도 원본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은 언론 자유 유린당한 날"

    이근행 MBC 본부장은 “오늘은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유린당한 날로 기록될 것이고, 검찰은 스스로 ‘정치 검찰’이라는 것을 선언했다”며 “검찰의 압수수색과 PD들에 대한 체포를 막지 못하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 때문에,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불꽃이 되자”고 말했다.

    박석운 민언련 공동대표는 “대한민국 검찰은 해야 할 일은 안하고 미네르바와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을 한 네티즌을 구속, 공정보도에 앞장선 MBC를 압수수색하는 등 거꾸로 가고 있다”며 “다시 검찰이 MBC를 침탈하고 ‘피디수첩’ 제작진에 대한 체포를 시도할 경우, 모든 언론인과 촛불시민들이 MBC를 지키기 위한 인간 띠를 두르자”고 밝혔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양심의 보루라고 하는 언론이 지금 이명박 정부에 의해 공격하고 있는데, 민주노총이 그동안 수많은 정부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오늘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언론관계법 통과가 예상되는 6월 임시국회 때 민주노총의 실력이 어떤지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왼쪽)이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김영호 미디어행동 공동대표는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는 ‘피디수첩’에 대한 탄압이 아니라, 앞으로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들에게 재갈을 물리겠다는 뜻을 전달하려는 것”이라며 “검찰은 ‘정운천 전 장관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하지만, ‘피디수첩’은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피디수첩, 정부 정책 비판했을 뿐"

    김영희 PD연합회장(MBC PD)은 “오는 19일 낮 청담 웨딩홀에서 김보슬 PD의 결혼식이 있는데, 그 전까지 MBC 사수대는 김 PD를 보호할 것”이라며 “검찰은 결혼식에까지 와서 김 PD를 체포를 할 생각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면, 전국의 2,800여 PD들은 힘을 합쳐 싸우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행동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검찰의 이번 수사는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유린하는 위헌적인 수사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은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어서는 안 되며, 국가정책에 대한 비판은 폭넓게 인정되어야 한다는 게 ‘민주사회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PD수첩’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수사가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라”며 “공권력을 동원한 탄압으로 진실을 가리고 비판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고, 우리들은 국민들과 함께 저항의 촛불을 들고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언론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검찰은 MBC 안에 단 한 발도 들여놓을 수 없다”며 “검찰이 촬영원본을 내놓으라며 겁박하는 것은 정권의 심기를 건드리면 취재원을 모두 공개하고 취재 자료를 헌납해야 한다는 공포심을 심고, 언론인을 길들여 진실을 전할 용기를 내보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MBC 구성원이 ‘PD수첩’ 원본 테이프 제출을 거부하고, 압수수색을 막는 이유도 바로 이런 최악의 전례를 만들지 않기 위함이고, 모든 언론인과 시민사회가 ‘PD수첩’를 지키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이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이명박 정권이 죽느냐, 대한민국 언론이 죽느냐, 그 투쟁의 정점에 우리가 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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