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명 50년, 사회주의 쿠바
        2009년 04월 08일 11: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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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2008년 12월 27일~2009년 1월 21일, ‘호주-쿠바 친선 단체’ 방문단(43명)의 일원으로 혁명 50주년을 맞은 쿠바를 방문했다. 방문단은 학교들(초/고/대학교), ‘특수학교’, ’지역병원’, ‘도시 유기 농장’, ‘협동농장’, ‘생태마을’, ‘사회단체’, ‘관광지’ 등을 둘러보았다.

    필자는 이 방문이 “가슴깊이 뭉클하게 와닿았다”며 <레디앙>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필자의 쿠바 방문기를 몇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 편집자 주

    1959년 1월 1일 피델 카스트로 루스(Fidel Castro Ruz, 당시 32세)의 쿠바 혁명정부가 선포되었다. 쿠바 민중들의 열광적인 지지와 전 세계 진보 진영의 연대 물결이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를 뒤덮었다. 2009년 1월 쿠바 전국은 다시 한 번 ‘지지와 연대’ 물결로 뒤덮였다.

       
      ▲ 쿠바 혁명 벽화

    눈길을 끄는 혁명 50주년 축하 배너와 포스터, 자랑스럽게 ‘국기’를 흔들어대는 쿠바인, 다양한 학술토론과 문화행사, 정부의 공식 기념행사와 해외단체,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 등은 쿠바 사회주의의 ‘자신감’과 ‘자부심’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

    경제적 평등

    쿠바 사회주의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와 참 다르다. 자본가와 지주계급이 없다. 공장의 생산시설과 협동농장의 토지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국가소유다. 노동자와 농민은 생산/관리의 논의와 결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한다.

    직종간에 임금 격차가 거의 없다. 정부각료와 일반 노동자의 월급이 비슷하다. 농장 노동자가 고소득자층에 속한다. 의사 월급보다 많다. 남녀 임금 차별은 인정되지 않는다.

    모든 방송과 신문들은 공영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매스컴은 없다. 여성을 ‘상품화’ 또는 ‘성적대상화’하는 광고는 눈에 띄지 않는다. 도박과 매춘산업은 허락되지 않는다. 사립학교와 사교육도 없다. 부동산 매매가 없으니 부동산 투기꾼들도 없다.

    민주주의

    민주주의 의미가 투표를 통해서 ‘대표자’들을 뽑는 것이라면 사회주의 쿠바는 민주주의 사회다. 16세 이상의 쿠바인들은 5년마다 자유/직접/비밀 선거를 통해 쿠바 최고 권력기구인 ‘인민 의회(The National Assembly of People’s Power)’의 ‘대표자’들을 뽑는다.

    민주주의 의미가 ‘다수에 의한 지배’라면 ‘다수의 일하는 민중이 지배’하는 쿠바 사회주의는 ‘소수 자본가와 가진 자’들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보다 훨씬 더 민주주의적인 사회다. 또한 쿠바 헌법 68조에는 ‘소환권’이 명시되어 있어 ‘선출된 대표자’들은 임기 중에 언제나 소환 파면될 수 있다.

    사회복지

    쿠바 사회주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민들의 삶을 책임지는 사회보장제도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교육이 무료로 제공된다. 지역탁아소부터 대학원박사과정까지 무료다. 학용품, 책, 교복들도 모두 무료로 지급된다. 도시로 유학온 지방 학생들을 위한 학교 기숙사도 무료다.

    장애인 ‘특수학교’도 역시 무료다. 다양한 사회복지로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을 책임진다. 문맹율이 0%(혁명전 28%)인 쿠바는 전 세계에서 인구당 교사 숫자가 제일 많은 나라다.

    모든 의료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된다. 진료비, 수술비, 입원비를 지불하지 않는다. 노약자들을 위한 의사/간호원들의 가정방문 치료도 무료다. 모든 치과 치료 역시 무료다.

       
      ▲ 쿠바의 노인들

    잘 짜여진 사회복지와 의료혜택으로 쿠바 영아사망율은 1,000명당 4.7명(혁명전 60명)으로 미국(6.7명)보다 훨씬 낮고 놀랍게도 캐나다(5.1명)보다도 낮다.

    쿠바인의 평균 수명은 78세(혁명전 58세, 남자76세-여자 80세)로 미국의 남자 75세-여자 80세보다 약간 높다. 인구당 쿠바 의사수는 미국의 거의 두 배다. 쿠바는 1,000명당 5.91명의 의사가 있고 반면에 미국은 2.56명이다.

    국가의 경제구조 재조정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실업 노동자들은 국가에서 다시 일자리를 제공할 때까지 똑같은 액수의 월급을 받으면서 집에서 쉬거나 아니면 직업이전을 위해 필요한 교육과정을 무료로 받는다. 여성노동자들은 월급을 제대로 받는 일 년 출산휴가를 받는다.

    정부의 재정 보조로 기본적인 먹거리들(쌀, 콩, 야채, 우유, 계란등)은 아주 싼 가격으로 배급되고, 대중버스요금 역시 저렴하다. 정부주택은 월급의 10%를 월세로 내면 된다. 은퇴 노인들은 연금수당, 의사/간호원 방문치료, 사회복지사들의 방문과 다양한 요양시설 등으로 안락한 삶을 즐긴다.

    흑인, 여성, 동성애

    혁명 전 쿠바사회는 흑인(현재 쿠바 인구의 10%), 혼혈인(30%), 여성, 동성애들을 무시하고 차별했다. 혁명 후 그런 비인간적인 차별행위들은 모두 금지되었다(헌법 42조).

    가정과 사회에서 쿠바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인정받는다(헌법 44조). 정부각료의 6명이 여성이고 인민국회 대표의(609명)의 35%가 여성이다.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또한 대학 졸업생의 62%, 과학자의 51%, 의사의 72%, 검사(Attorney)의 61%, 판사의 47%가 여성이다. 외교업무와 지방자치정부에서 여성의 역할은 두드러진다.

    동성애는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성 전환’ 수술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동성애 결혼(same-sex unions) 합법화를 요구하는 법안이 심의 중에 있다.

    국제연대

       
      ▲ 전액장학금을 받고 의학공부하는 해외의학생들

    쿠바 의사들은 7만여 명(혁명전 6,500명, 대부분 미국으로 달아났다)에 달한다. 그중 3만여 명의 쿠바 의사들은 현재 제 3세계 80여개국에서 의료봉사활동 중이다. 그들의 월급은 쿠바 정부가 지급한다.

    더 나아가서 7만여 명의 해외학생들이(3세계국가 출신들) 쿠바 정부로 부터 전액 장학금(교재비/기숙사비 포함)을 받으면서 의학공부를 하고 있다. 또한 수만 명의 쿠바 교사들이 베네수엘라, 볼리비아를 비롯해 중/남미 여러 나라에서 활발하게 문맹퇴치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친환경

    스페인과 미국의 약탈적인 식민지지배로 심하게 훼손된 산림은 대부분 복구되었다. 쿠바 농산물의 80%는 유기 농법으로 재배된다. 쿠바 수도 아바나 2백만 시민이 소비하는 농산물의 70%는 도시 유기 농장들에서 재배된다. 중소도시에서 소비되는 농산물의 90% 이상이 지역 유기 농장에서 재배된다. 쿠바 가정의 전구들은 모두 절전형으로 교체되었고 태양력과 풍력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에 연구와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 아바나의 어느 도시 유기 농장

    지난 50년 동안 미국은 비인간적인 ‘쿠바경제봉쇄’를 실시하고 있지만 쿠바 사회주의는 ‘경제평등, 사회정의, 국제연대’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쿠바만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건설”하고 있다는 세계 야생 기금(The World Wildlife Fund)의 공식적인 평가는 ‘또다른 사회’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두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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