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통일'은 성립된다
    2009년 04월 04일 10:53 오전

Print Friendly

   
 

역사는 현재의 논리를 만든다. 특정한 역사적 사건은 현 상황을 설명하는 근거가 되기도 하고, 정통성을 만들기도 한다. 한국이 일본에 의해 식민지 지배를 받던 시절 일본이 가장 먼저 했던 나라의 말과 역사를 고치는 작업을 했던 것은 이 같은 역사의 중요성 때문이다. 

오랜 역사에서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있을테지만, ‘삼국통일’만큼 현재 한국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역사적인 사건은 없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삼국통일은 한반도라는 대한민국 영토의 틀을 형성하고 근대 민족주의 형성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건이다.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삼국통일’ 자체를 둘러싼 이견도 많은 편이다. 지금의 민족적 관점에서야 ‘통일’이란 개념이 성립되지만, 당시 사실상 인접해 있는 타국에 불과했던 삼국이 벌인 전쟁을 ‘통일’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가 첫 번째 물음이다.

더 민족적인 관점에서 삼국통일을 부정하려는 목소리도 있다. 신라에 의한 삼국통일이 갖는 불완전성, 즉 고구려에 대한 온전한 합병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영토적 측면에서라든지, 당나라와 같은 외세의 힘을 빌렸다는 비자주성이라든지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중국에서 동북아 패권의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한 ‘동북공정’ 과정의 하나로 고구려를 당시 중국의 지방정부로 파악하는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의 ‘임나일본부’는 이제 고전 중의 고전이다.

『삼국통일전쟁사』(서울대학교 출판부)는 이 같은 삼국통일 부정론을 한꺼번에 반박하면서 ‘삼국통일’이라는 개념이 성립될 수 있음을 사료를 바탕으로 실증하는 책이다. 고구려사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는 노태돈 교수가 저자다.

노 교수는 삼국통일전쟁을 삼국 간의 전쟁인 동시에 당, 일본, 북아시아 유목민국가, 티베트 등 당시 파미르 고원 이동 지역의 대다수의 국가들과 종족들이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국제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삼국통일전쟁의 전개를 동아시아적 차원에서 파악하고 있다.

삼국통일 전쟁의 진전과 유기적으로 연관하여 이들 국가들의 대내외적 동향과 정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당의 팽창에 삼국과 왜국의 지배층의 대응과 정책 선택, 전쟁이 초래한 대내외적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저자소개

노태돈

1949년 생,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국사학과(문학박사)를 졸업했다. 계명대 사학과 조교수를 거쳐 1981년부터 서울대 국사학과에 재직 중이다.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객원연구원, 브리티쉬 콜럼비아대 한국학연구소 방문 교수, 연변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대 역사연구소 소장, 한국고대사학회 회장, 한국사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

주요 논저로 『역주 한국고대금석문(1~3)』(공저), 『시민을 위한 한국사』(공저), 『한국사를 통해 본 우리와 세계에 대한 인식』, 『고구려사 연구』, 『단군과 고조선사』(편저), 『예빈도에 보인 고구려』, 『한국고대사의 이론과 쟁점』, 『발해국의 주민구성과 발해인의 족원』등 다수가 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