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회담 끝난 뒤, 김창현 돌발 회견
    진보신당, 기존 합의 파괴한 '넌센스'
        2009년 04월 01일 06: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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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3시부터 재개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울산북구 후보단일화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났다. 양당은 3일 오후 7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노회찬 진보신당의 대표의 후보단일화 단독회담을 여의도에서 개최키로 했다. 

    하지만 실무협상이 끝난 후 김창현 민주노동당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 측에 “민주노총조합원 총투표 50%와 북구주민여론조사 50%” 방식의 후보단일화를 공개 제안해 파문이 일고 있다. 양당의 대표회담 일정까지 잡힌 상황에서 김 후보가 그동안의 합의내용과는 별도로 “후보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한 셈이다.

    진보신당은 김창현 후보의 이같은 돌발적인 기자회견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기존 민주노총-비정규직노동자-주민여론의 양당 대표 합의 구조를 깨는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민주노동당은 실무회담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후보 개인적 차원의 제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창현 "중대한 결단 필요"

       
      ▲김창현 후보(사진=후보 블로그) 

    김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지금 진보진영 후보단일화가 중대난관에 부딪혀 있다”며 “협상이 또 미궁 속으로 빠져서는 노동자 서민에게 희망을 줄 수 없으며 강력한 진보단일후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중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큰 틀에서는 합의했다지만, 논의를 하면 할수록 논쟁만 커져가고 있다”며 “명분 싸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는 뜨거웠던 기대와 관심도 점점 멀어지게 된다”며 긴급 기자회견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후보는 “후보단일화 방식은 민주노총조합원 총투표 50%와 북구주민 여론조사 50%를 적용하여 결정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합의를 이끌어내는 길”이라며 “민주노총 조합원 중 비정규직인 조합원의 비율 10.6%가 직접참여 방식으로 반영되고 북구주민 중 30%정도가 비정규직 노동자이기에 여론조사에서 이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노총 4만 5천 조합원의 직접 참여를 하루 속히 보장하려면, 내일부터라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가 후보등록 절차를 재개하여야 할 것”이라며 “늦어도 4월 3일부터는 총투표 선거운동에 들어가고 다음 주말에는 진보단일후보가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당과 조율 없이 발표

    그러나 김 후보의 이 같은 제안이 민주노동당 중앙당과 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은주 김창현 후보 측 대변인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이번 제안은 후보 개인적인 판단으로 이루어졌다”며 “실무협상이 진척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서 후보들의 정치적 판단의 필요하다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병윤 민주노동당 사무총장도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김 후보의 제안이)후보의 개인적인 판단으로 알고 있다”며 “후보가 직접 제안을 한 만큼 후보들의 결단에 의해 진행되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신당 측은 이날 제안의 배경이 민주노동당 중앙당과 후보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옥희 조승수 후보 선대본부장은 “실무협상 테이블에서는 기존의 입장 외에 아무런 말도 없었다”며 “그런데 후보가 갑자기 이런 제안을 발표한 것은 후보 진영과 중앙당이 제대로 소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승수 후보 선대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실무협의에서는 단 한 마디 언급도 없다가 협상이 끝나자 돌발적으로 기자회견장을 찾아와 예비후보가 새로운 안을 발표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이는 실무협상을 무력화시키는 행위이며 양당 대표가 발표한 ‘민주노총 조합원, 비정규직, 북구주민을 대상으로 단일화 과정’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비정규직을 의견 수렴의 대상으로 한 것은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당의 정체성과 관련한 중대한 의미가 있음을 수차례 밝혔음에도 김 후보는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양당 대표 합의 파기한 것"

    조승수 후보 측은 “2차 대표회담이 4월 3일로 잡혀있는데도 이러한 돌발행동을 하는 것을 진보신당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지난 실무협상이 지연된 것도 민주노동당 예비후보 경선 때문이었는데, 이번에는 민주노동당 중앙당과 예비후보와의 불통 때문에 협상이 무력화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후보의 이러한 행위는 ‘YTN 돌발영상’감”이라며 “아무리 중앙당과 예비후보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당내에서 제발 소통 좀 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실무협상에서 진보신당은 “40%와 20%로 이견이 있었던 지역주민 여론조사에 대해 30%로 합의하고, 나머지 70% 중 조합원-비정규직 의견수렴 비율과 방식에 대해 대표 회담을 통해 결정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민주노동당은 여론조사 30% 부터 합의하기 힘들다고 밝혀, 여론조사 비율까지 포함한 전체적인 후보단일화 협상 모두 대표회담을 통해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진보신당은 3월 26일 3차 실무협의에서 밝힌 대로 대표회담을 통해 후보단일화 방안이 합의된다면 조합원 총투표를 수용한다는 제안이 유효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오병윤 사무총장은 “오늘 회담에서는 상호간의 이견을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실무회담의 한계를 확인하고 대표간의 합의로 풀어가기로 합의했다”며 “일단 후보가 다른 제안을 했기 때문에 그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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