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밀 학살을 멈춰라!"
        2009년 03월 31일 07: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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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시드니에 살고있는 타밀인들이 스리랑카 군대의 학살만행을 강력히 규탄했다. 주말인 3월 28일 오후(현지 시간) 5천여 명의 타밀인들이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를 꽉 채웠다.

    타밀 청년 단체(Tamil Youth Organisation)가 주관하는 규탄집회 장소로 유모차 갓난아이부터 부축받는 노인들까지 모든 연령층의 타밀인들이 모여들었다.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손에 손에 다양한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들을 흔들고, 여러가지 퍼포먼스들을 펼치면서 타운 홀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타밀인들에 대한 학살만행 즉각 중지”, “타일인들에게 자유를”, “타밀 일램(Tamil Eelam) 지지”, “타밀 일램의 해방 호랑이(The liberation Tigers of Tamil Eelam, LTTE) 지지”, “피라파하란(V. Pirapaharan) 지지, “즉각 휴전”, “타밀인은 스리랑카인이 아니다” 등의 구호들이 긴 시위행렬 여기저기에서 힘차게 울려나왔다.

    스리랑카의 총인구는 약 2천만 명. 다수 민족인 싱하레스(Singhalese)는 약 천 6백만. 스리랑카 총인구의 80%. 소수민족 타밀인(약 400만)들의 독립국가 건설투쟁은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투쟁 중심 세력은 ‘타밀 일램의 해방 호랑이들, LTTE’.

    지도자는 피라파하란, 54년생. 타밀 민족주의에 심취해 20대부터 독립투쟁에 적극 참여했다. 그의 정치적 목표는 무장투쟁을 통해 타밀인들이 절대 다수인 스리랑카 북/동쪽에 ‘타밀 일램’을 건설하는 것이다. ‘타밀 일램’은 타밀 자주독립국가의 공식 명칭이다.

    분쟁의 기원

    초기에 피라파하란의 무장투쟁 분리독립국가건설 주장은 타밀인들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했다. 대다수의 타밀인들은 다수 민족인 싱하레스와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원했다. 그점을 스리랑카의 보수 지배 엘리트 계층이 이용했다. 가난한 하층민 싱하레스들의 정치/경제적 불만이 폭발할 때마다 상류층 싱하레스들은 타밀인들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이용했다.

    “싱하레스만이 진정으로 스리랑카인”이라는 노골적인 인종차별 발언으로 폭력적인 반 타밀감정을 조장하면서 상하레스 민중들의 정치/경제적 불만들을 타밀인들에게 향하도록 했다.

       
      

    1983년 7월 타밀인 대학살극이 벌어졌다. ‘검은 7월(Black July)’이라고 불리워진다. 다수 민족 싱하레스 폭동으로 3천 명의 타밀인들이 살해되었다. 2만여 채의 타밀인 집들이 파괴되었다. 수많은 타밀인들이 살기위해 스리랑카를 떠났다.

    ‘검은 7월’ 대학살 이후 피라파하란이 이끄는 LTTE의 무장투쟁노선, 독립국가건설투쟁은 4백만 스리랑카 타밀인과 7천만 해외 타밀인들로부터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타밀인들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LTTE의 분리독립국가 무장투쟁은 더욱 강하게 전개되었다.

    마침내 2002년 노르웨이 정부의 중재로 LTTE와 스리랑카 정부 사이에 ‘휴전협정’이 체결되었다. 그 휴전협정을 통해 LTTE는 스리랑카 북/동쪽에 거주하는 타밀인들의 실질적인(de facto) 자치정부 역할을 수행하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2005년부터 정치적 상황이 급변했다. 스리랑카에 새 정부가 들어섰다. 2002년 ‘휴전협정’ 이행을 주저하는 라자파크세(Rasapakse) 정부를 미국,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 도와주었다. 또한 2006년에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구실로 미국, 카나다, 그리고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국가들이 LTTE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LTTE와 연관된 활동들을 ‘반 테러법’으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테러와의 전쟁’, 그리고 스리랑카

    서방세계의 이런 조치들을 시드니 타밀 시위대들은 이렇게 반박한다. “강제적으로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면 누구나 살기 위해 싸운다. 스리랑카 타밀인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 바로 그렇다. 살기 위해 싸우는데 서방세계는 편리하게도 그것을 테러리즘이라고 부른다.”

    지금 타밀 무장세력 LTTE는 서방세계로부터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이틈을 노려 스리랑카는 일방적으로 군사 침략을 감행했다. 무차별적인 공격이 타밀인 밀집지역에 가해지고 있다. 스리랑카 북/동쪽 타밀인 거주지역의 대부분은 이미 스리랑카 군대가 점령하고 있다. LTTE의 군사적 패배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보도들이 매스컴을 타고 있다.

       
     

    “지난 1~3월 사이 타밀인 사망자 2천 8백명(어린이 700명 포함), 부상자 7000명.” 유엔의 공식발표다. “타밀인 200,000명 심각한 의약품, 식량, 식용수부족으로 심한 고생.” 국경없는 의사의 공식 발표다. 살기 위해 전투지역을 도망치는 일반 타밀인들이 스리랑카군에게 사살되거나 또는 붙잡혀 인권유린이 횡행하는 강제수용소에 수감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요란스럽게 떠들썩한 가두행진에 참여한 타밀인들은 스리랑카의 무자비한 군사작전을 명확하게 ‘인종차별 전쟁(Racist War)’, ‘인종 말살 전쟁(Genocidal War)’로 규탄한다. 스리랑카 정부의 잔인한 학살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유엔을 ‘공범자(Complicity)’라고 주저없이 비난한다.

    그들은, 스리랑카의 무차별적인 타밀인 공격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똑부러지게 비유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과 연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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