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프에 담긴 루머와 자살 이야기
    By mywank
        2009년 03월 27일 07: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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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사진=내인생의책)

    탤런트 장자연 씨가 자살한 이후, 그가 생전에 작성한 문건을 둘러싸고 온갖 루머가 무성하다.

    강요된 성 접대가 자살에 이르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 그렇다면 누가 그 대상이 되었는지 루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루머와 자살 이야기를 담은 제이 아셰르의 첫 소설 『루머의 루머의 루머』(내인생의책. 번역 위문숙, 12,000원) 가 출간되었다.

    인류의 기원부터 루머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도구’로서 공생했다. 사람들은 루머를 주고받으면서 유대감을 높였고 상대를 판단하는 자료로 삼기도 했다. ‘직장인의 57%가 회사에서 루머로 시달려 본 경험이 있다’는 말처럼, 문명이 발달해도 루머는 소멸하기는커녕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안녕 여러분, 해나 베이커야. 카세트테이프 안에서 난 아직 숨을 쉬고 있어."

    이 책의 이야기는 남자 주인공 클레이가 송신자 불명의 소포를 통해, 7개의 카세트테이프를 전달받으면서 시작된다. 그 테이프 속에는 2주 전에 자살한 여자 주인공 해나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테이프를 들은 클레이는 충격에 빠진다. ‘테이프를 들어야 하는 열세 명이 자신의 죽음과 관계가 있다’고 그의 첫사랑인 해나가 이야기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놀란 클레이는 계속 테이프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책 속에서 해나의 이야기와 클레이의 복잡한 감정을 교묘하게 배치시켰다. 중반 이후까지는 헤나를 짝사랑한 클레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클레이가 의도하지 않은 헤나의 삶에 끼친 악영향은 무엇인지….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저자는 클레이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한 뒤에도 여전히 손에서 책이 떨어지지 않게 만든다. 왜냐하면 이야기 후반부에 모든 일을 벌인 해나의 심리가 속속들이 파헤쳐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가는 독자들이 사건의 전말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 책을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도록 이야기를 배치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한국판 에필로그’에서 “루머는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마음에서 출발하며, 루머 유포자 대다수는 루머 희생자를 직접적으로 해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말한다. 그의 ‘루머 야야기’는 루머가 넘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고민거리를 던지고 있다.

                                                      * * *

    지은이 제이 아셰르(Jay Asher)

    1975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작가는 도서관 시스템을 구현하는 일을 하면서, 12년 동안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다. 제이 아셰르는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아이디어를 박물관에서 얻었다. 음성 안내기로 전시물 설명을 듣던 중 갑자기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한다. 그 경험을 소중하게 간직한 채 그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첫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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