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둘 다 나간다?
    2009년 03월 27일 08: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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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북구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협상이 결국 결렬되었다. 지난 24일 양당 대표가 만나 교착상태에 빠진 실무회담의 활로를 뚫는 듯했지만, 결국 비정규직 구성 비율 등 주요 내용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세 차례 실무회담이 끝났다. 

전망, 불투명

양당은 다음 회담을 잡지 않은 상태로 회의를 마쳤으며, 서로 "상대방이 요구가 있으면 만날 수는 있다"고 얘기하고 있으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26일 회담에서는 양당은 모두 수정안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은 기존에 주장했던 ‘조합원+비정규직 노동자 80%-주민여론조사 20%’ 중 ‘조합원+비정규직 노동자 80%’에서 비정규직에 30%를 가중치를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즉 이를 수치화 하면 ‘민주노총 조합원 56%-비정규직 24%-주민여론조사 20%’방안이다.

진보신당 역시 ‘민주노총 조합원 35%-비정규직 노동자 35%-주민여론조사 30%’  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민주노총 조합원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의견반영 비율을 같게 하는 것을 전제로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주관하는 조합원 총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양당은 협상 시작 1시간 만에 ‘서둘러’ 회담을 끝냈다. 회담을 끝낸 후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총투표 참여 여부’가, 진보신당는 ‘비정규직 구성 비율’을 합의 실패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민주노동당은 회담 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26일) 24시까지 등록시한이 정해져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 직접투표에 진보신당이 비율문제를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총투표 vs 비정규직 구성비율

오병윤 사무총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협상 결렬 원인에 대해 “진보신당 측에 우선 민주노총 울산본부 총투표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고, 이후 총투표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비율 등의 문제는 조절할 수 있다고 했지만, 진보신당은 비율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종권 진보신당 집행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양당 합의를 전제로 한 민주노총 총투표에 대해 진보신당은 선거과정의 공정성과 부작용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비정규직의 의견을 정규직과 동등하게 여론조사를 통해 반영한다면 민주노동당의 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후보단일화를 위한 우리의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말했다.

반면 진보신당은 ‘비정규직’ 반영 방식과 비율 문제를 핵심적인 결렬원인으로 삼고 있다. 정종권 집행위원장은 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비정규직 의견수렴을 어느 정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의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진보신당은 비정규직의 의사를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과 동등하게 반영해야 하며, 선거인단 등의 방식은 제대로 된 노동조합도 갖고 있지 못한 대다수 비정규직의 고통을 이중적으로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보신당의 가치와 정신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병윤 사무총장은 “울산 지역의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28%고, 북구지역의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은 15%”라며 “이미 민주노총 내 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제외하고도 미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반영비율을 24%제기했던 것이고, 또 이는 얼마든지 상향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방식도 더 논의해 볼 수 있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울산본부, 단일화 촉구에서 배타적 지지로?

양당이 서로 제기하는 협상 결렬의 핵심 사안들에 대해 "더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더 이상의 논의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단일화 협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민주노동당이 주장해왔던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 총투표’는 앞으로 후보단일화 협상에서 쓸 수 없는 카드가 되어버렸고, 진보신당은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선언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민주노동당은 이미 회담 후 브리핑에서 “김창현 후보는 비정규직 직접 참여를 포함한 노동자 직접 참여 투표방식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의지로 26일 오후 후보등록을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조승수 후보가 총투표를 수용할 의사가 진심이라면 오늘이 마감일이니 일단 후보 등록을 하자”고 압박했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배타적 지지방침을 가지고 있는 민주노총 총투표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종권 진보신당 집행위원장은 “양당 합의를 전제로 총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총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만약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지지를 선언한다면 (후보단일화는)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단일화에 긍정적 힘인가?

이창규 민주노총 울산본부 정책기획국장은 “(26일 자정까지인 후보등록)일정을 더 연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총투표가 무산되면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을 천명할 것이며, 앞으로 선거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을 위해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노총이 후보 단일화를 위한 외부 힘으로 설득과 압박을 통해 양당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기존 방침을 내세우며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 방침을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어, 단일화 논의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배타적 지지 방침을 선언할 경우 실제로 현장에서 이 방침이 관철되기보다는 노동계 내부의 분란을 불러일으킬 요인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단일화 협상은 더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며, 끝내 두 후보가 동시 출마하는 ‘최악’의 그림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26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세 차례라 만나왔던 양당은 이번 회담 이후, 다시 만날 계획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은 후보단일화 자체가 깨졌다는 해석은 경계하면서 추후 협상의 여지는 열어놓았으나 서로 공을 상대방으로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진보신당 정종권 집행위원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후보단일화)협상 결렬이 아닌 합의도출 실패”라며 “따로 약속을 잡지 않았지만 민주노동당이 제안한다면 우린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고, 민주노동당 오병윤 사무총장도 “이제 우리는 어떤 카드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서도 "진보신당이 다른 후보단일화 방안을 제안한다면 일단 들어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당의 이같은 태도가 합의 도출을 위한 막판 힘겨루기와 신경전이 될지, 각각 독자적 출마를 위한 명분 축적용이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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