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속·체포·압수된 ‘언론자유’
        2009년 03월 27일 09:19 오전

    Print Friendly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 이인규)는 2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단서를 잡고 박 의원을 금명간 소환키로 했다…검찰은 이날 2004∼2008년 박 회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12만 달러와 2000만 원을 수수하고 정대근 전 농협회장(구속)에게 2004∼2006년 3차례에 걸쳐 3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을 구속수감했다(조선 1면 <박진 의원 곧 소환키로…이광재 의원 구속>).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MBC <PD수첩>에 대한 검찰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소환에 불응한 이춘근 PD를 전격적으로 체포한 데 이어 26일에는 제작진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강제수사’에 미온적이었던 지난해 수사팀과는 달리 강경하게 진행되는 새 수사팀의 수사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경향 4면 <수사팀 바꾼 뒤 ‘PD수첩’에 초강경 속도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 200명가량이 오는 31일 전국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과학습 진단평가(일제고사)를 치를 때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안내하는 등 공개적으로 ‘불복종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들 교사들의 대규모 파면·해임 사태 등 교육당국과의 충돌이 우려된다<한겨레 1면 <교사 200여명 “31일 일제고사 불복종할 것”>). 앞서 12명의 교사가 일제고사와 관련해 파면·해임 처분을 받았다는 점에서 대규모 파면·해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은 27일 전국단위 아침신문 머리기사다.

    경향신문 <이광재 구속 “의원직 사퇴”>
    국민일보 <박진 의원 주말 소환>
    동아일보 <이광재 의원 구속… “정계 은퇴”>
    서울신문 <이광재 구속·박진 소환 통보>
    세계일보 <이광재 의원 “정계 떠나겠다”>
    조선일보 <박진 의원 곧 소환키로…이광재 의원 구속>
    중앙일보 <이광재 구속…박진 소환, 서갑원 구인 검토>
    한겨레 <PD수첩팀 집까지 수색…‘체포·압류된’ 언론자유>
    한국일보 <이광재 의원 결국 구속>

    지난 24일 노종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이 구속된 데 이어 25일 검찰은 MBC <PD수첩> 이춘근 PD를 체포한 뒤 26일에는 <PD수첩> 제작진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언론을 옥죄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다른 신문들이 관련 소식을 한 꼭지로 처리한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1면 기사와 2면을 할애해 비중 있게 보도했다.

    검찰의 ‘이상한 수사’ 배경에 관심

    한겨레는 5면 <수사팀 교체 재수사→고소장 접수→체포 ‘이상한 수사’>은 검찰이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하는 배경에 관심을 기울이며 “검찰은 절차상 피고소인 조사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지만, 명예훼손혐의 사건에서 체포와 압수수색은 찾아보기 어려운 수사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내부서는 “지난달 담당부서까지 바꿔가며 재수사에 나설 때부터 이미 예고된 상황”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올해 초 인사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서 형사6부로 넘기고 수사팀을 전면 교체하는 등 재수사 의지를 천명했었다.

       
      ▲ 3월27일 한겨레 5면  
     

    기사는 “이후 강제수사와 처벌을 염두에 둔 행보가 가시화됐다. 명예훼손 혐의 사건에서 수사의뢰라는 형식으로 명분 없는 수사를 벌인다는 지적이 진작 제기됐으나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은 정식으로 고소장을 내며 제작진의 엄벌을 요구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의 진정서도 접수됐다…뒤늦게 수사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고소장과 진정서가 제출됐다는 의구심이 이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검찰 안팎에서는 새 수사팀이 이전 수사팀의 ‘처벌 불가’ 판단을 뒤집어 기소 결정을 내릴 경우, 이사건 처리를 둘러싼 시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PD수첩’ 보도에 일부 오역과 과장이 있었지만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에 비춰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올해 초 검찰을 떠난바 있다.

       
      ▲ 3월27일 경향 5면  
     

    경향 5면 <수사팀 바꾼 뒤 ‘PD수첩’에 초강경 속도전>은 “검찰은 현재 MBC 본사에 있는 제작진의 신병을 확보하고 문제의 프로그램 원본까지 입수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혀 MBC 측과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된다”며 “검찰은 미국에서 진행된 인터뷰가 방송 제작에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만큼 인터뷰 경위를 파악하는 데도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고 또 ‘주저앉는 소’(다우너 소)의 발병 원인을 광우병으로 한정한 것과 비과학적인 주장을 동원한 것이 광우병의 위험성을 과장하기 위한 것이었는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여당의원, 입은 있으되 말은 못하는 형국”

    이번 수사에 대해서는 여권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경향 4면 <여 내부서도 “무리수 이해 안돼”>는 “한나라당은 YTN 노 지부장 구속에 이어 이 PD 체포로 ‘언론탄압’ 파문이 증폭되는데 대해 ‘정치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외면했고 ‘검찰 조사 중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조윤선 대변인)면서 공식 언급을 삼갔다”며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 3월27일 한겨레 4면  
     

    친이계 조해진 의원은 “YTN 노 지부장의 경우 도피 중인 것도 아니었는데 가족이 보는 앞에서 긴급체포, 구속에까지 이른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르는 일이었다”고 지적했고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여당 의원이) 입은 있으되 말은 못하는 형국”이라면서도 “왜 이렇게까지 무리해서 더 일을 어렵게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겨레 4면 <여당 일각 “다 끝난 사안인데… 너무 무리”>도 “YTN 문제나 <문화방송> ‘피디수첩’ 등은 이미 마무리된 사안 아니냐”며 “(조사할) 시점이 아닌데 아쉽다”는 한 당직자의 말을 전했다.

    YTN·MBC 사법처리→미디어법 강행→공영방송법 제정 수순?

    언론장악의 시나리오라는 분석도 있었다. YTN노조·<PD수첩> 사법처리(4월 이전)→언론노조 총파업 무력화 위한 최상재 위원장 등 지도부 구속(5월 이전)→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 미디어법 강행 처리(6월)→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전면 교체(8월)→KBS·EBS 이사진 교체(9월)→공영방송법 제정(10월 이후) 등의 수순이 거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3월27일 경향 4면  
     

    경향 4면 <“집권 2년차 언론장악 시나리오” 시각도>는 “노 지부장 구속 등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잇따랐던 언론탄압 행태의 극점이라고 할 수 있다”며 “ ‘표현의 자유’을 옥죄고 대통령 특보 출신의 ‘낙하산’을 내려 보내는 수준을 넘어 ‘인신 구속’의 폭압통치를 노골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사는 “노 지부장 구속 등은 ‘걸림돌’ 제거보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무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자와 PD 등 언론인에 대한 구속과 무더기 체포에 맞서 언론계와 시민사회는 물론 야당이 연대하는 ‘2009년판 촛불’이 조기 점화되고 있는 것이 그 징후”라고 밝혔다.

    “PD수첩은 ‘다잡고’ 정운천건은 ‘손놓고’

    경향은 또 검찰이 <PD수첩>에 대해서는 강제수사에 돌입한 반면 농민단체가 정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광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조사를 미뤄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경향 4면 <PD수첩은 ‘다잡고’ 정운천건은 ‘손놓고’>는 “지난해 7월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3개 농민단체들은 ‘농식품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를 하면서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정한 위험분석을 하지 않았다‘며 정 전 장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나 당시 검찰은 사건을 형사1부(이창재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수사에 들어갔으나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검찰수사는 ‘감감무소식’”이라며 “정 전 장관은 지난해 사건의 피해자로 검찰에 두 번이나 출석했지만 그때마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조사를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3월27일자 경향 4면  
     

    경향은 사설 <공권력의 무분별한 방송 개입, 끝은 어디인가>에서 “이 정권이 ‘PD수첩’ 제작진 체포를 통해 80년대 공안 정국 때와 같이 공권력을 동원한 본격적 언론탄압의 길로 들어섰음을 재확인했다”며 “공권력은 조자룡 헌 칼 휘두르듯 언론자유를 훼손하는 데 쓰라고 주어진 게 아니”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도 넘은 언론 탄압, 압잡이로 나선 검찰>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의 명예훼손 혐의를 판단하려면 제작진 체포 등 강제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보도 한참 뒤인 지금 와서 강제수사의 긴급한 사유가 생겼을 리는 없다. 그런데도 검찰이 수사팀까지 바꿔가며 무리한 체포 등 강제수사를 밀어붙이고 있으니, 수사상 필요라기보다 ‘본때를 보이겠다’는 등 다른 의도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근간을 이루는 언론에 대한 이런 물리적 탄압은 곧바로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지게 된다”며 “수사상 필요했다는 따위의 핑계로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의 파괴”라고 말했다.

    인터넷매체 대표도 장자연 사건 수사선상에

    국민은 이날 6면 <장자연, 인터넷 언론사 대표와 ‘2차’>제목의 기사에서 장씨가 지난해 가을 소속 회사 대표의 부름을 받고 룸살롱에서 술시중을 들었으며 분위기가 무르익자 접대 상대인 인터넷 매체 대표와 ‘2차’를 나갔다는 동료 배우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국민은 “경찰은 장씨와 친분이 있었던 여배우 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술접대 등 문건 내용의 진위와 구체적인 혐의사실을 조사했다”며 “인터넷 매체 대표를 수사선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3월27일자 국민 6면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