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8-2”, 진보 “3-3-4”
        2009년 03월 25일 05: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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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울산북구 재선거 후보단일화가 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양당은 25일 오전 10시 부터 이재현 민주노동당 울산시의원 사무실에서, 24일 합의했던 ‘민주노총 조합원-비정규직 노동자-지역주민여론’의 의견수렴 방식과 비율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양당은 이견만 확인한 채 헤어지고 이날 오후 9시부터 다시 실무협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날 민주노동당은 ‘현장조합원 8-주민여론조사 2’의 비율을 제시했다. 방식은 현장조합원 의견수렴은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정한대로 총투표 방식으로 진행하고, 여기에 선거인단 모집방식에 의한 모바일 투표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시키며,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은 여론조사로 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진보신당은 기존 방침대로 여론조사 ‘3-3-4’방식을 제안했다. 각각 여론조사를 통해 민주노총 조합원 30%, 비정규직 노동자 30%, 지역주민 40%를 반영하여 후보단일화를 이루자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여론조사는 울산북구에 한정된다.

       
      ▲ 지난 24일,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대표 및 후보, 실무자들이 협상에 앞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즉, 전날 합의한 대상을 제외하고 방식과 비율 어느 것도 양당이 일치되는 부분이 없었으며, 오전 협상결과 이러한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저녁 9시부터 다시 협상을 재개키로 한 것이다. 양당은 회담 이후 각각 브리핑을 통해 상호간의 협상 전략을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민주노동당이 결단해서라도 후보단일화 협상의 돌파구를 열고자 했지만 협상은 100% 여론조사만으로 하자는 진보신당 측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어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비판했고, 진보신당은 김종철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의 협상안은 몇 가지 중요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기준을 마련해나가자”고 비판했다.

    양당 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조합원 총투표 후보등록 마감시간이 25일 자정까지로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를 참여시킬 의지가 있다면 여기에 참여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고 진보신당은 “양당 합의가 전제임에도 무작정 총투표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은 밀어붙이기”라며 반박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조합원 총투표 무산시키려는 것"

    민주노동당 오병윤 사무총장은 협상 이후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조합원들의 참여방안으로 총투표를 제시했지만 진보신당은 여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답을 주지 않은 채 여론조사 방안만 주장하고 있다”며 “이것이 과연 ‘노동자-서민의 정치세력화를 말하는 진보정당의 답’인가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촉박한 시일이 있는 총투표에 대해 진보신당이 답을 주지 않는 것은 시간을 끌어 총투표를 무산시키고 여론조사를 밀어붙이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 있는 것”이라며 “총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이를 무산시키면 진보신당은 현장 노동자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정종권 진보신당 집행위원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울산본부의 공식적인 결정은 ‘양당 합의’를 전제로 했다”며 “양당 합의가 조합원 총투표에 참여하느냐, 안하느냐만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과 주민들의 의사를 얼만큼 반영할지도 걸려있는 것으로, 무엇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다른 것을 논의할 수 있다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과 주민들의 참여방안과 비율에 대해서 합의는 소극적이고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를 할지 말지만 결정하려 한다”고 비판한 뒤 “진보신당은 조합원 총투표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3-3-4’에 대한 일정 정도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총투표에 참여할지 안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는 오늘 저녁 회담에도 진통사항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오병윤 사무총장은 “오늘(25일) 중 민주노총에 선거일정을 하루 정도 미뤄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며 “적어도 26일 까지는 조합원 총투표에 대한 진보신당의 답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비정규직과 주민들의 참여방식과 비율의 문제다. 우선 양당은 주민들의 참여방식을 여론조사로 실시하는 것은 이견이 없다. 다만 그 비율에 있어 각각 20%와 40%로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런데 비정규직 참여와 관련해서는 방식부터 의견이 엇갈린다.

    민주노동당은 ‘선거인단 모집방식에 의한 모바일 투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선거인단 모집방식 중 실질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인터넷을 통한 모집인데 과연, 비정규직 노동자 중, 각 당 홈페이지를 방문해 선거인단으로 등록하는 유권자가 얼마나 되겠나”고 반박했다.

    진보신당은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한다. 여론조사 시 비정규직 여부를 묻고 이들에게 일정 비율을 할당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병윤 사무총장은 “전화로 어떻게 이들이 비정규직인지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비정규직 범주는 어디까지 두어야 하며 수치화 계량화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그 비정규직 노동자 반영 비율에 있어서는 차이는 있으나 합의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민주노동당은 협상 원안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현장 조합원 비율 80%에 실수로 더한다’고 제안했다. 이대로라면 비정규직 노동자 450명을 조사한다면 그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하게 된다.

    그러나 오병윤 사무총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비정규직 투표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둘 수 있다”며 “80%에서 비정규직이 10~20%정도를 차지할 만큼 할당 가중치를 둔다면 이들의 의사반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에 대한 중요성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으며, 구체적 비율은 협의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30%를 주장하고 있다.

    진보신당 "북구 선거다"

    의견수렴 대상을 ‘북구’로 한정하느냐, 넓히느냐도 관건이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이번 선거는 울산 ‘북구’ 재선거”라며 “북구에 거주하는 노동자·주민들이 선호하는 후보와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노동자·주민들이 선호하는 후보가 다를 경우에 나타날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00년 4월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 울산 북구 후보 선출과정에서 당규의 미비로 인해 울산광역시 전체 소속 당원이 투표를 했고, 이때 북구 소속 당원들의 더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가 나머지 지역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은 후보에게 패해 엄청난 내분이 발생했으며 결국 이 내분을 극복하지 못하고 총선패배로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병윤 사무총장은 “국회의원이 지역주민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며 “더욱이 진보정당 의원은 소수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을 대의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북구 재선거는 노동자들이 엄청난 관심을 보이는 지역으로, 이 지역에서의 진보정당의 승리는 전국적인 관심사”라고 말했다.

    오 사무총장은 “그럼에도 우리는 주민유권자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해 주민의견수렴을 20%로 제안한 것”이라며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500~1000여 명의 유권자는 40%를 주고, 4만5천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조합원을 30%을 주는 것은 대의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회담 이후 양당 실무협상 담당자들은 똑같이 서로에 대해 깊은 불신감을 드러내 9시부터 재개될 협상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오병윤 사무총장은 “회담 후 절망감을 느꼈다”고 말했고, 정종권 집행위원장도 “김창현 후보의 조승수 불가론은 김 후보의 단일화에 대한 의지와 출마 이유를 의심케 하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오병윤 사무총장은 "무조건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9시 협상이 안되면 내일 아침에 또 만난다"고 의지를 보였고 정종권 집행위원장은 "(단일화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몇 가지 복잡한 사안이 얽혀 있지만 이는 한 가지만 풀리면 연이어 풀릴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회담 전망을 비관하는 것도 무리다.

    한편 이날 회담은 민주노동당에서는 오병윤 사무총장과 김종훈 울산동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이 참석했으며 진보신당은 정종권 집행위원장과 노옥희 울산시당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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