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끝난 북구, 후반전 돌입
    2009년 03월 22일 09: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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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이 21일,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을 합의추대 형식으로 울산북구 재보궐선거 당내 후보를 낙점했고 진보신당도 23일, 후보선출대회를 통해 사실상 조승수 전 의원을 후보로 선출할 예정이다. 양당의 후보선출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35일 앞으로 다가온 ‘노동자의 도시’ 울산북구 재보궐 선거의 정치적 국면이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윤두환 전 한나라당 후보가 지난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1심 판결을 선고받은 이후 약 160일여 동안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후보단일화 문제를 둘러싸고 수면 위 아래를 넘나들며 암투를 벌여왔지만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한 격이다.

윤두환 전 의원의 1심 판결 이후 울산북구 재선거가 급부상되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후보단일화 논쟁은 그동안 부침을 겪어왔다. 조승수 전 의원이 <레디앙>과의 인터뷰를 통해 “(후보문제를)협의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고 민주노동당도 후보단일화에 원칙적 공감을 표하면서 청신호를 밝혔던 후보단일화 문제가 암초를 만난 것은 지난 1월이었다.

강기갑, 조국, 박승흡…계속되는 논쟁

   
  ▲ 왼쪽부터 박승흡, 강기갑, 조국


창당 9주년 기자회견에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조승수 후보에 대한)당원들의 거부감이 솔직히 강하다”며 당내 논쟁이 되었던 ‘특정후보 거부감’문제를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이다. 이후 진보신당이 이에 대한 직간접적인 불만을 드러내면서 후보단일화에 대한 먹구름이 끼기도 했다.

이후 조국 서울대학교 교수는 <한겨레>기고를 통해 “울산북구 재선거와 2010년 울산시장 지방선거를 조정”하는 방안을 양당에 제안했지만, 이를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이 “진보신당 원내진출 길 터주기”라고 규정하면서 강하게 비판해 후보단일화 논의는 한동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강기갑 대표가 지난 2월 15일 울산에서 중앙위원회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재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진보진영 원탁회의’를 공식 제안”했고 이를 다음날 진보신당 노회찬 상임대표가 이를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후보단일화 논의는 다시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양 당은 이후 2월 25일, 드디어 대표 간 회담을 열고 이 자리에서 “4.29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이루”기로 하면서 “울산북구 진보진영의 단결을 위한 원탁회의와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해 본격적인 실무협상의 막이 올랐다.

양당은 지난 2일 사무총장과 실무자가 배석하는 2대2 실무회담을 열었고, 이 자리에서 윤두환 한나라당 의원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지는 12일부터 본격적인 후보단일화 협상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12일, 윤두환 의원은 예상대로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후보단일화 실무협상은 일주일 이상 지연되면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민주노동당 당내 후보 선출이 과열양상을 띄면서 당내에서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로의 의제 전환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당내 경선 과열

민주노동당은 당내 경선을 피하고 후보를 조정하길 바랐지만 조율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김창현 후보와 이영희 후보 모두 선관위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등 출마의지를 보이면서 민주노동당도 고민에 휩싸였다. 그러나 결국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을 두 후보가 받아들였고, 김창현 후보가 지목되면서 과열 양상을 보였던 민주노동당 후보 선출이 일단락되었다.

이제 김창현 후보는 22일부터 24일까지 당원들을 대상으로 후보 찬반투표를 거치면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공식 출마할 예정이며,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도 그동안의 당원투표를 마치고 23일 진보신당을 대표하는 후보로서 출정식을 연다. 이후 진행될 후반전은 종북주의와 분당을 둘러쌓고 여러 차례 맞붙어왔던 이들을 중심으로 펼쳐지게 된 것이다.

후반전의 결정적인 변수는 양당 대표가 만나는 2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진행되었던 2차 실무협상에서 “어떠한 정치적 결정”의 필요성에 대해 합의하고 양당 대표의 만남의 자리가 마련된 것인 만큼, 이 자리에서 어떤 형태로든 대표간의 정치적 결단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당이 공식적으로 제시한 후보단일화 방안이 차이가 적지 않다. 단일화에 대한 긍정적 전망만을 내릴 수는 없는 이유다.

   
  ▲ 조승수 진보신당 녹색특위 위원장(왼쪽)과 김창현 민노당 울산시당 위원장

일단 이에 대한 포문은 심상정 대표가 이미 20일, 울산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열었다.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되, 그 표본을 민주노총 조합원 30%, 비정규직 노동자 30%, 북구 주민 40%”로 정하는 이른바 ‘334’를 먼저 제안한 것이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24일 자정까지 시한을 정한 ‘조합원 총투표’에 임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주노총의 조합원 총투표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 시점을 놓치면 ‘조합원 총투표’ 자체가 어렵게 된다.

지난 20일 열린 2차 실무협의 이후 민주노동당 오병윤 사무총장이 “울산본부 등록일이 25일 24시까지인데 진보신당이 의도적으로 실무협의에 시간을 끌면서 조합원 총투표를 무산시키려 한다는 의심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신당 울산시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양당 합의를 전제로 조합원 총투표를 제시했다”며 “그런데 아직 이에 대해 양당은 어떠한 합의도 이뤄낸 바 없고 때문에 무작정 여기에 참여하라고 밀어붙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성향 후보 난립 가능성?

이러한 양당의 주장을 보면 합의지점을 찾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민주노동당이 ‘24일 자정’이라는 시간이 전제되어 있는 상황인 반면 진보신당은 협상에 있어 그 시간을 전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협상 전망이 밝지는 않다.

특히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재보궐 불출마를 선언하고, 이에 따라 울산북구에서 한나라당 성향의 후보들이 난립할 가능성도 보임에 따라 양당 후보단일화의 절대적 필요성이 감소될 수 있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정치적 협상’을 눈 앞에 둔 만큼 합의가능성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민주노동당 오병윤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실무협상에서 민주노동당의 입장으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투표를 ‘기본’으로, 여기에 비정규직이 참여하는 것은 ‘동의’하며, 주민여론조사는 ‘논의’해 볼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 역시 21일 서면브리핑에서 “‘민중경선제’든 여론조사든 조사대상을 ‘울산북구’ 조합원과 유권자로 한정해야 공정성과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민주노동당이 울산북구 표심을 반영하는 합리적인 방식을 제안한다면, 민중경선제든 유권자여론조사든 기꺼이 그 제안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며 전향적인 협상태도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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