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백만명 2차 총파업, 국민지지 78%
    사르코지 우파정책 맞선 역사적투쟁
        2009년 03월 22일 08: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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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가 다시 멈추어 섰다. 지난 1월 29일의 총파업 투쟁에 이은 3월 19일 2차 총파업 국민 행동의 날은 사르코지 정부 출범 후 최대 규모의 시위로 기록된 날이다.

    1차 총파업 투쟁 때 250만 명의 반정부 시위를 보고도, "상관없다. 노동계가 아무리 시위와 파업을 해도 프랑스 국민들은 꿈쩍도 안할 것“이라는 발언을 하여 프랑스인들의 분노를 자아낸 사르코지 대통령은 300백만 명이 참가한 이번 시위에도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만든 날이었다.

       
      ▲프랑스인들이 뿔났다.(사진=박지연 통신원) 

    사르코지 출범 이후 최대 규모

    2차 총파업에 앞서 설문 조사기관인 BVP-BPI의 발표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이번 총파업에 대한 찬성률이 무려 73%나 되었고, 주간지 파리마치에 의한 조사에서도 78%라는 놀라운 수치가 나왔었다. 지난 2007년 37%, 2008년 43%에 비교해보면 지금 프랑스인들의 불안과 불만이 얼마나 점점 고조되어 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가지 더 주목 할 것은 43%의 프랑스인들이 그들의 문제를 해결 해 줄 수 있는 정치인으로 반자본주의신당 대표 올리비에 브장스노를 제일 높은 1순위로 꼽은 점이다. 2위의 사회당 당수 마틴 오브리(33%)를 큰 차이로 따돌렸으며, 사르코지는 28%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많은 프랑스인들이 사르코지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분명한 반대를 표시하고, 좀 더 강력한 좌파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78%의 파업 지지율 기록은 커져만 가는 경제 위기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만성적 고실업률은 사르코지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에 일등공신을 한 원동력이었다.

    사람들은 사르코지의 왕성한 이미지를 믿었지만, 기대와 달리 실업문제는 개선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해고된 새로운 실업자들까지 증가하면서 올해 들어 실업자 수가 200만 명을 넘겼다.

    하지만 이 통계는 직업 알선단체인 ANPE에 공식 등록된 사람들 중에서도 정규직을 찾는 이들만을 기준으로 한 수치이기 때문에, 비정규직 직장을 찾는 이, 혹은 ANPE에 등록조차 하지 않는 실업자들을 합치면 실제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청년 실업문제 뿐만 아니라, 50세 이상의 고연령층 실업은 재취업이 더 힘들어 지면서 가족 전체의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차 총파업에 함께한 불법체류 노동자들.(사진=박지연) 

    위기 책임 노동자에게 떠넘겨 분노 폭발

    또 한편 이번 파업으로 폭발된 분노는 높아만 가는 실업률이 단순히 경제, 금융 위기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기회 삼아 프랑스 자본가들이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 프랑스 최대 정유 회사인 토탈(Total)은 작년 14%의 성장과 139억 유로(26조7천억 원)라는 경이적 수준의 이윤을 창출하고도, 555명의 노동자를 경제 위기라는 명목으로 해고시켰다.

    이것을 모델삼아 소니, 타이어 회사인 콘티넨탈사 등도 아무런 사전 논의나 노조와 협약 없이 해고하고나 혹은 아예 일방적으로 공장을 폐쇄하는 통보를 했다. 노동자들에게 고통스러운 경제위기가 자본가들에겐 구조조정을 위한 좋은 구실로 작용하고 있기에 노동자들의 분노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사르코지 정부는 이 위기를 위한 근본 대책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채 은행에만 3,600억 유로 규모의 구제 금융을 해주기로 하였고, 또 파업 전날 열렸던 각료회의에서 이제 더 이상 정부가 해줄 다른 추가 대책은 없다고 밝힘으로써 프랑스인들이 자발적으로 거리에서 투쟁을 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서인도에 있는 프랑스령의 과들루프와 마티니에서 두 달째 이어져온 총파업과 소요 또한 이번 파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본토보다 더 가혹한 위기를 맞고 있는 이곳은 30%에 육박하는 실업률과 저임금, 치솟는 물가 등 총체적 위기 속에서 시위는 날로 과격해지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최저 임금 인상과 100개 품목의 물가를 20% 낮추는 등의 제안을 하였으나 오랫동안 쌓여온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위 군중들.(사진=박지연) 

    CGT 지역조직 간부 경찰 발포로 숨져

    게다가 과들루프에서는 지난 2월 21일 시위 도중에 프랑스노동총연맹(CGT) 과들루프 지부의 활동가인 자크 비노가 시위 도중 경찰이 발포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상황은 더 악화됐다.

    그의 장례식에 NPA의 올리비에 브장스노와 투쟁하는 노동자당의 아를레트 라기에, 반세계화 운동가인 조제 부베 등이 참석하면서 시위는 더 격렬해졌고, 자본가들은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 본토에서도 과들루프와 마티니와 지속적인 연대 투쟁을 이어왔다.

    계속되는 사르코지 정부의 우체국, 철도청, 전기, 가스의 민영화에 이은 대학의 민영화 방안으로 일컬어지는 ‘대학의 자치와 책임관한 법률’에 맞서 이미 지난 2월부터 대학가에서 학생, 연구원, 교수 등이 이미 파업을 시작한 것도 이번 총 파업에 큰 변수로 작용했다.

    페크레스 고등교육부 장관은 프랑스 대학이 국제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이라는 미명하에 ‘대학의 자치와 책임에 관한 법률’, 즉 궁극적으로 입시제도의 변화, 대학의 경제적 자립, 그리고 대학 간의 경쟁을 골자로 하는 법률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투쟁은 대학의 파업과 거부 투쟁으로 (2007년 12월 4일 레디앙 기사참조) 무산되는 듯하다가, 사르코지 정부가 이를 다시 강행하려 하자 2월부터 모든 교수, 연구소 소장들까지 나서서 투쟁에 합류하면서 일부 대학은 봉쇄까지 감행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고등학교 교사들.(사진=박지연) 

    일부 대학 봉쇄 감행

    이 법안은 대학의 무상교육의 취소, 기부금 입학 허용, 연구비 절감 및 연구원 축소 등 교육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법안 중에서. 관련 잡지에 게재된 논문 편수로 대학 교수들을 평가하겠다는 내용은, 특히 기초 인문학인 철학, 역사 분야 등에서 반발이 거세다.

    예를 들면 철학의 경우 잡지에 실리는 분량의 짧은 소논문으로 관행이 만들어질 경우 논문 주제가 유행에 민감해지면서 깊이 있는 인문학적 연구가 불가능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0여 명의 대학 연구소 책임자들은 2차 총파업에 앞서 모인 자리에서 연구원 감원 및 연구비 축소에 반대를 결의하며 한 달 뒤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을 경우 연구소 파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예술하교 학생들. 생수통이 이채롭다.(사진=박지연) 

    이들은 이어 두 달 뒤에도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든 인문학, 과학 연구소 소장들은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하고 상징적 의미에서 프랑스를 떠나 외국 연구소에서 일을 할 것이라는 초강수의 투쟁을 시작하였다. 그래서 이번 시위에는 특히 대학별로 참가한 학생들과 교수들의 수가 부쩍 많았다.

    300백만 명의 시위대가 프랑스를 흔들며 외친 구호는 ‘당신들의 위기를 우리에게 넘기지 말라!’였다. 또 ‘저임금, 불안정 고용, 해고 더 이상 못 참겠다.’는 구호가 외쳐지는 가운데 프랑스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인 베르나르 티보는 “현 위기 상황은 노동자의 몫이 아니다. 사르코지 정부가 노동자의 요구를 계속 묵살한다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하였다.

    "당신들 위기를 우리에게 넘기지 말라"

    이번 시위는 CGT, Sud, CFDT, FO 등의 8개 전국 노조연맹과 사회당, 프랑스 공산당, NPA, 투쟁하는 노동자당이 등이 주최하였으며, 6월에 있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이미 좌파 연합을 체결한 공산당, 좌파당은 좌파 전선을 선전하는데 노력하는 모습이 띄었다.

    사르코지의 예언대로라면 꿈쩍도 안 할 거라는 프랑스인들은 자기 나라 대통령의 예언을 ‘헛소리’로 만들었다. 이날 총파업에는 초등학교 교사의 보호 아래 자기반 친구들과 함께 나온 아이들부터 CGT 은퇴자 조합의 지팡이를 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든 프랑스 인들이 거리에서 손을 잡고 함께 행진했다.

       
      ▲선생님 손을 잡고 시위에 참여한 초등학교 학생들.(사진=박지연) 

    사르코지의 버티기와 역공이 예상되는 가운데, 프랑스인들의 연대와 행진이 어디까지를 향해 전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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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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