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우대, 왜 하필 고대에서?
By mywank
    2009년 03월 20일 03: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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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려대학교(총장 이기수)가 ‘2009학년도 수시 2-2 일반전형’에서 모집 요강에 나온 공식이 아닌 특목고 등 일류고교 학생들에게 유리한 공식을 적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고대 측의 ‘고교등급제 실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사태가 고대에서 발생된 배경을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지 고대 만에 문제가 아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교육계 관계자들은 20일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연세대 등 경쟁대학에 밀릴 수 있다는 내부적 우려 △재정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력 있는 가정의 학생 선호현상 등을 사태를 초래한 원인으로 꼽았다.

"차라리 연대 가겠다"

이와 함께 이들은 “앞으로 고대 측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일반계고 학생들의 ‘고대 진학’ 기피를 우려하기도 했다. 한 일반계고 학생은 “성적이 되면, 고대 대신 차라리 연대에 가겠다”고 말하며, 이번 사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고려대학교 전경 (사진=고려대학교)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지난 2008년 입학전형에서 연세대가 논술을 없애고 수능의 비중을 강화하면서 외고 등 특목고 학생을 고려대에 비해 많이 뽑았다”며 “이후 고대 내부에서 ‘우리는 그동안 뭐하고 있었나’라는 목소리가 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를 만회하려는 과정에서 이번 사태가 발생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정책실장은 이어 “이와 함께 최근 고대가 ‘글로벌 대학’를 지향하면서 대학의 규모를 확장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특목고 학생 등 경제력이 있는 가정의 학생을 선호하는 현상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며 “실제로 고대에서 적지 않은 학부모들이 ‘발전기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송경원 진보신당 정책연구원은 “물론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다른 대학들도 고려대와 유사한 방식을 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고려대 입학전형이 기존에 용인된 학생선발 방식에서 벗어난 것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송 연구원은 이어 “지금 고대 내부적으로 자칫하다가 (명문대학을 지칭하는) ‘빅3’에서 밀려날 수 도 있다는 우려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국어고 등 특목고 학생 유치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위기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또 “이번 사태 이후 일반고의 우수한 학생들이 고대 진학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길 것으로 본다”며 “또 기본적으로 자사고나 과학고 학생들은 외국 유명대학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고대, 연대에 대한 전통적 인식

박동익 구정고 교사는 “고대가 전통적으로 서민 가정,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로 인식된 반면, 연대는 서울 출신, 잘 사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라고 인식돼왔기 때문에 요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연대 진학 더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것 같다”며 “고대가 이런 인식을 극복하고자 수도권 외국어고 출신등 특목고 학생 유치에 절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이어 “이번 사태가 발생된 이후 동료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학생들도 당연히 손해 본다는 생각을 할텐데, 고대 진학을 기피할 것 같다’, ‘같은 값이면 연대에 가려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 같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고3 학생인 윤가현 양(광문고)은 “고려대가 연세대를 따라잡으려는 욕심도 있겠지만, 앞으로 기여 입학제를 포함하는 ‘3불 정책’이 폐지될 가능성이 높은데, 특목고 학생 등 돈 많은 집안의 학생들을 많이 뽑기 위해 미리 이런 입학전형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 양은 이어 “올해 입시에서도 고대가 이런 방식을 되풀이 할 것 같다는 걱정이 든다”며 “만약 이번 수능시험에서 연, 고대에 갈 수 있는 성적이 나오면, 특목고 학생들만 우대하는 고대 대신 차라리 연대에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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