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과 구준표는 나쁜 남자들"
By mywank
    2009년 03월 13일 06: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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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짱돌토크’는 요즘 10대 학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둘러싼 얘기다. 이야기꾼으로 참석한 ‘짱돌’들은 권순규(동북고 2학년)군과 윤가현(광문고 3학년), 송윤지(16, ‘탈학교’ 학생)양. 이들의 공통점은 ‘꽃남’ 없이 못살겠다는 것.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되는 맛’이 있어요.”
“안 보면 다음 날 친구들과 대화하기 어려워요.”
“솔직히 요즘 다른 드라마는 볼 게 없어요.”

10대가 ‘꽃남’에 빠져드는 이유에 대해 이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꽃 미남들 보는 재미에, 다른 드라마들은 볼 게 없어서, 학원물(청소년들을 위한 문화콘텐츠)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회적인 환경 때문에 등등.

   
  ▲왼쪽부터 권순규, 윤가현, 송윤지 학생.(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가현, 윤지 학생은 ‘구준표 열풍’을 진단하며, "10대 소녀들의 모성애를 자극시켰기 때문”이라며 농담을 던지기고 했다. 하지만 “구준표를 닮고 싶은 남학생들이 자기의 개성을 잃을지 몰라 적정된다”는 뼈있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학생들의 상상력도 빛났다. 이들은 구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닮은 점을 비교하기도 했다. 또 "이 대통령이 구준표를 대신해서 F4 멤버로 영입되면 어떨 것 같나"는 농담 섞인 질문에, “나머지 3명을 쫓아내고 ‘낙하산’을 앉힐 것 같다”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짱톨토크’는 지난 11일 저녁 서울 길동의 한 커피숍에서 진행되었으며, 2시간 가량 드라마 이야기, 남자 이야기가 만개됐다. 

                                                  * * *

짱돌 하나 – ‘꽃남’ 챙겨 보삼?

송윤지 = “<꽃보다 남자>를 보기 위해 9시 반부터 텔레비전 앞에 앉아있어요. 기다리면서 마음이 설레죠. 묘한 중독? 뻔하고 때로는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되는 맛’이 있는 것 같아요. 주변 친구들도 그렇게 이야기해요.” (웃음)

   
  ▲송윤지 양 (사진=손기영 기자) 

권순규 = “요즘 학원 수업 때문에 방송 시간을 놓치곤 해요. 하지만 재방송은 꼭 보고, 재방송도 놓치면 인터넷으로라도 챙겨보죠.

오늘 ‘짱돌토크’에 나온다고 해서 그동안 못 본 것도 다 봤거든요. 솔직히 그 시간에 하는 다른 드라마는 볼게 없잖아요.”

윤가현 = “텔레비전으로 못 보면, KBS 홈피에 들어가서라도 방송을 꼭 챙겨 봐요. 왜냐하면 다음 날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꽃남’ 이야기 밖에 안하거든요.

요즘 인터넷 카페 ‘쭉쭉 빵빵’에 들어가면, 온통 금잔디처럼 얼굴이 하얗게 되는 법을 알려달라는 글들이에요. 한주라도 못 보면, 친구들하고 대화하기 어려워요.”

윤지 = “‘꽃남’이 10대들을 겨냥한 거 같은데, 점점 방송 횟수가 늘어날수록 20~30대 언니 오빠들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아내의 유혹>이 엄청 떴는데, 이 드라마 보던 아줌마들도 이제 ‘꽃남’으로 이사 오시는 것 같아요. 다들 환상인 걸 아는데…. 요즘 많이 힘드니까 ‘꽃남’을 보면서 행복을 찾는 것 같아요.”

짱돌 둘 – 리모컨을 누르는 이유

가현 = “요즘 경제가 어려운데, 구준표와 같이 ‘돈 많은 남친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예 공부하지 말고 돈 많은 남친 잘 만나서 결혼하겠다는 친구도 있어요. 구준표 때문에 ‘꽃남’을 챙겨보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순규 = “<아내의 유혹>과 ‘꽃남’을 ‘막장 드라마’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어느 정도 자극의 수위를 높이는 것 같아요. ‘그건 오버야~’라고 말하면서도 매주 월요일, 화요일 밤만 되면 ‘꽃남’을 보기 위해 리모콘을 누르는 사람들이 많은 게 사실이잖아요.”

가현 = “‘꽃남’을 챙겨보는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드라마가 제작되었는데, 각 나라의 ‘F4’ 중 누가 더 잘생겼는지, 누가 더 연기를 잘하는지 비교하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우리나라의 ‘F4’가 더 잘생겼던데….” (웃음)

   
  ▲사진=KBS

윤지 = “한 영화잡지에서 세 나라 ‘꽃남’의 캐스팅, 시청률 등을 비교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꽃남’이 흥행에서 가장 성공했더라고요.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예전에 드라마 <궁>이 인기를 얻었던 것도 같은 맥락인데, 우리나라에 청소년들을 위한 ‘학원물’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가현 = “주변에서 ‘꽃남’ 같은 ‘청소년을 위한 드라마를 많이 만들어 달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물론 일부 어른들이 상업적으로 ‘꽃남’의 인기를 이용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래도 저희 학생들에게는 ‘꽃남’이 요즘 인생의 낙이에요.”

짱돌 셋 – 왜 구준표에 빠져들까?

가현 = “보통 여자들이 누군가에게 관심 받는 것을 좋아 하잖아요. 특히 평소에는 좀 무뚝뚝하고 모르척하다가도 어느 순간 나에게 관심 던져주는 사람? 그래서 구준표에 빠져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사실 저는 그런 ‘나쁜 남자’ 스타일은 싫어요.” (웃음)

   
  ▲권순규 군 (사진=손기영 기자) 

순규 = “남자인 제가 봐도 ‘꽃남’의 구준표 캐릭터는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요즘 여자들이 좋아하는 ‘나쁜 남자’ 이미지도 있지만, 돈 많고 능력도 좋은데 거절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정말 구준표는 욕심쟁이에요. 저도 그런 남자가 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니까 질투가 나네요.”

윤지 = “대다수 남자들이 구준표를 보고 질투를 느끼지만, ‘구준표를 닮았다’고 우기고 다니는 남자들도 많아요. 자기 최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요즘 여자들 앞에서 그런 척을 하면 없어 보인다는 말을 듣는데…. 왜 그것도 모를까.”

가현 = “솔직히 구준표가 보통 남자들과는 달라서 끌리는 점도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만나고 있는 남친과 다르다는 느낌? (웃음) 구준표는 냉정하고 나쁜 남자인데, 마음속에는 아픈 상처가 있는 남자에요. 사랑하는 방법도 잘 모르잖아요. 그런 모습이 10대 소녀들의 숨어있는 ‘모성애’를 자극시키는 것 같아요.”

순규 = “제가 좀 소심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만약에 ‘구준표 스타일’을 따라 한다고 해도, 주변 친구들에게 욕을 먹을 것 같아요. ‘니가 구준표냐?’ 이런 말을 할 걸요. 그래서 솔직히 따라하고 싶어도 저는 겁부터 나요.”(웃음) 

윤지 = “‘구준표 열풍’이 부는 것 자체는 괜찮은데, 남학생들이 구준표를 따라하다가, 자기의 개성을 잃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짱돌 넷 – MB와 구준표는 닮은 꼴?

가현 = “이명박 아저씨와 구준표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바로 ‘나쁜 남자’란 이미지 말이죠. 하지만 같은 ‘나쁜 남자’라고 이명박 아저씨는 자기를 위해서 다수 국민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어요. 구준표 역시 금잔디(구혜선 분)를 괴롭히지만, 이것은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거든요. 그래서 둘은 달라요.”

윤지 = “만약에 이명박 대통령이 극 중에 구준표가 되면, ‘F4′ 멤버가 모두 바뀔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요즘 아저씨가 자기 맘에 드는 사람(일명 낙하산)만 앉히려고 하잖아요. 그래서 지금 F4 멤버인 송우빈, 소이정, 윤지후 모두 내쫓을 거예요.” (웃음)

   
  ▲’꽃보다 남자’의 인기남 구준표(이민호 분) (사진=KBS) 

가현 = “만약 이명박 아저씨가 새로운 ‘F4′ 멤버를 데려오면, 최시중, 공정택씨 등을 영입할 것 같아요. 구준표가 좋아하는 금잔디 역할도 나경원 씨로 바뀔 것 같아요.(웃음) 이명박 아저씨의 대변인처럼 말도 잘하잖아요. 그래서 이명박 아저씨가 구준표 같이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지만, 속으로면 많이 예뻐할 것 같아요. 이번에 ‘미디어악법’ 날치기 상정에 성공했잖아요.”

순규 = “농담이기는 한데요. 이명박 대통령이 ‘F4′ 멤버가 되더라도 곧 지지율이 땅바닥으로 떨어져서 같이 다니려는 멤버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F4’가 아니라 ‘F1’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속으로는 싫지만, 이 기간 자신보다 지지율이 높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새로운 멤버로 영입할 것 같아요.”

짱돌 다섯 – 학원물이 부족해

가현 = “학원물(청소년 드라마)이 없다는 것은 사회에서 그만큼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이야기 일거에요. 방송국에서 드라마는 어른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저희가 드라마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도 일요일 아침에 한 것 같아요.”

   
  ▲윤가현 양 (사진=손기영 기자) 

순규 = “청소년 드라마를 만들어도 크게 뜨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요? ‘꽃남’이 인기를 얻은 것도 내용적인 부분보다 ‘F4’가 잘 생겨서 더 주목을 받았던 것 같아요. 다른 청소년 드라마를 만들더러도 그 정도의 캐릭터가 나와야지 관심을 받을 것 같네요.

또 청소년 드라마를 만들더라도 다룰 수 있는 내용이 적은 것 같아서, 제작진들의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요즘 대부분의 중고등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게 일상인데…. 이런 상황에서 신선한 소재를 찾기도 어려운 것 같아요.”

윤지 = “계속 이런 종류의 청소년 드라마 나오면 안 뜰 것 같아요. 너무 ‘옛날 학생’들의 모습만 다루는 것 같아요.

대안학교 생활이나,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의 활동 등 요즘 10대들의 고민을 현실적으로 드라마가 나와야 한다고 봐요 그러면 공감하고 재미있게 시청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아요.”

가현 =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방영된 학원물은 너무 건전했어요. 미국의 학원물에서는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과감하게 다룬 내용도 있었죠. 한편, 청소년 드라마에 조차도 어른들은 저희들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좀 과감한 소재가 등장해도, 결론은 교훈적이고 어른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로 끝났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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