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장은 288억 먹고, 비정규직은 대량해고
        2009년 03월 13일 02: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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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삭감과 대량해고에 시달리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장 앞에서 비정규직 대량해고 중단과 사내잉여금 사회환원을 촉구하는 침묵 피켓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용역경비들이 피켓과 선전물을 빼앗고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5~6명이 부상을 입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울산, 아산, 전주, 현대하이스코, 기아차 모닝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20여 명은 13일 오전 8시 현대자동차 주주총회가 열리는 양재동 본사 앞에 모였다.

       
      ▲3월 13일 현대자동차 주주총회가 열리는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비정규직 대량해고 중단과 이익잉여금 사회환원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현대차 용역경비들이 달려들어 피켓을 빼앗고 있다.(사진=르뽀작가 연정)

    이들은 “수천억 횡령 손실 정몽구 회장 주식 배당액 288억”이 씌여진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고, 주주총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선전물을 나눠줬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몽구 회장이 받게 된 현금 주식배당 288억원은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해고하려는 비정규직 노동자 130명에게 연 2000만원씩 10년간 지급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대자동차 주주총회는 정몽구 회장 일가의 부를 더욱 축적하는 총회가 아니라, 대규모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에 떨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이익잉여금을 분배하고, 경제위기로 인해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실업자들의 생계를 지원하는 비용으로 환원하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며 △비정규직 대량해고 중단 △임금삭감 강제휴업 중단 △사내잉여금 사회환원 등을 촉구했다.

    비정규직 피켓 강탈하려 몸싸움

    주주총회가 시작될 무렵인 9시 경 한 관리자의 지시를 받은 경비들이 피켓을 든 비정규직 노동자 2명에게 집단적으로 달려들어 피켓과 선전물을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이에 항의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허리와 어깨, 손목에 부상을 입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50여 명의 경비대에 의해 인도에서 도로로 밀려나 주변의 교통이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다시 인도에서 선전전과 침묵 1인 시위를 계속했다.

    현대차 주주총회가 25분만에 끝나고 주주들이 바깥으로 나오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다시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용역경비대 30여 명이 피켓을 든 노동자에게 집단적으로 달려들어 피켓을 빼앗았다. 피켓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비정규직에게 용역경비들은 집단적으로 폭행을 가했다.  

       
      ▲사진=연정

    이날 현대차 아산공장 지 모 조합원, 양 모 조합원, 울산공장 서 모 조합원, 현대하이스코 2~3명의 조합원들이 허리와 목, 손목에 타박상을 입었다.

    용역경비 집단 폭행까지

    금속노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경제위기의 책임을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가해 임금삭감과 강제휴업, 비정규직 대량해고를 자행하는 자본에 맞서 더욱 힘차게 투쟁해나갈 것을 결의했다.

    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정갑득)은 현대자동차 주주총회를 앞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2008년 이익잉여금은 현대자동차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야맞교대를 통해 피땀흘려 일한 소중한 결과이며, 현대자동차를 넘어 부품사, 2-3차 하청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을 통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속노조는 "이익잉여금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생계비 지원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고, 특히 강제퇴근, 강제휴업으로 40%가 넘는 임금삭감을 당하고, 업체 바지사장들에게 정리해고의 협박을 당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생계비 지원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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