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정당들 이념적 편협, 경직 질병"
        2009년 03월 10일 12: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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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9일 발간된 자신의 책 『후불제 민주주의』를 통해 “‘진보적 정책정당’은 이념적 편협함과 경직성이라는 비슷한 질병을 앓고 있다”며 “당 안팎에서 경쟁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도덕적 비난의 과격함과 자기성찰의 부족이 마치 이념적 투철함의 발로인 것처럼 통용되는 한, 진보정당이 국민 속에 뿌리내리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부 비판에 귀막은 진보정당

    유 전 장관은 “민노당은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를 ‘신자유주의 세력’ 또는 ‘짝퉁진보’라고 공격해 ‘명품진보’ 민노당의 대중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며 “진보정당이 국민 속에 뿌리내리려면 먼저 가까운 이웃을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보정당들은, 내부에서는 많은 성찰과 자기비판을 하는지 몰라도, 밖에서 보기에는 외부의 비판에 대해서 귀를 닫은 정당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소수정당에 유리한 독일식 선거제도로의 개편을 주장하며 “인재와 자원이 모두 지역의 강세 정당으로 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약세 정당은 기본 조직을 유지하기에도 벅찬 불균형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최장집 교수와 그 제자들은 지금도 허약한 정당 체제가 문제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지역주의와 현행 선거제도가 상호 상승작용을 하면서 보수 편향의 협애한 정당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봐주기를 바란다”며 “그 불합리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향해, 그들이 미련한 방법, 무모한 도전을 할지라도 다른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꼼수를 쓰는 것처럼 도덕적으로 비난하지는 말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역량 부족

    그는 이 밖에도 참여정부에 대해 “경제의 구조적 양극화와 보수 편향의 담론시장, 미국 패권주의적 외교 정책이라는 제약 조건을 극복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회자유주의적 정책 패키지를 만들어가기에는 역량이 부족했다”며 “역량 부족은 대통령의 리더십과 집권당의 무기력, 그리고 집권 세력의 정치 기반 붕괴 등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재신임 국민투표, 대연정 등 노 전 대통령이 던졌던 정치적 제안들의 내용은 찬성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제안하는 데는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며 “인기 없는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제안들은 정치적 역풍을 일으켰지만 모두 대통령의 의도 자체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상황에서 나까지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어 대통령과 함께 비판의 소나기를 맞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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