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리병원, 세 가지 거짓말
        2009년 03월 10일 09: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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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민영화를 안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촛불의 기세가 꺾이자 다시 의료민영화를 하겠다고 한다. 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 저항이 잦아들자 힘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려 한다. 정권이 하는 것은 선이고, 이에 저항하는 것은 악이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짓거리로 치부해 버린다. 마치 부시 정부의 ‘선과 악’의 논리를 보는 듯하다.

       
      ▲ 자료=보건의료노조

    참여정부 시절 의료산업화의 첨병으로 온갖 허황된 논리를 전개했던 재정경제부가 이제 기획재정부로 이름만 바꾼 채 참여정부의 잘못을 더욱 노골적인 형태로 반복하고 있다.

    그들은 영리법인 병원이 들어서면,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생산과 고용이 증대되며, 해외진료 억제로 인한 외화 유출의 방지와 해외 환자의 유치를 통한 국부 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그리고 영리법인 병원이 들어선다고 해서 국민건강보험체계 하에서는 의료비가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들이 얼마나 허구인지 조목조목 짚어보자.

    첫째, 영리법인 병원은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경쟁력 강화는 의료비는 낮아지고, 의료서비스의 질은 높아짐으로써 국민의 편익이 증대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어떤 문헌에도 영리법인 병원이 국민들의 편익을 높인다고 지적하는 내용은 없다.

    영리법인 병원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한 미국의 사례에 따르면, 영리법인 병원은 비영리법인에 비해 의료의 질이 낮고, 의료비는 더 비싸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영리병원이 중심인 지역에서 지역 의료비가 가장 높고, 비영리병원 중심 지역, 공공병원 중심 지역 순으로 의료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리병원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 지역 주민의 의료비 부담이 증가함을 의미한다.

    둘째, 영리법인 병원이 도입되면, 생산과 고용이 증대한다고 한다. 미국 영리법인 병원의 예를 보면, 영리법인 병원은 새로운 병원을 신설하기보다는 기존의 병원을 인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병원 규모를 확대해 왔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 공급량은 이미 과잉 상태이다.

    따라서 투기자본의 도움을 받아 기존의 병원을 인수 합병하고, 구조조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영리법인 병원의 도입이 고용의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물론, 일부 최고급 영리병원의 경우에는 서비스의 고급화를 위해 고용을 늘리겠으나, 외국의 사례를 볼 때 그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며, 이보다는 공적 재원인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활용한 병원 서비스 인력 확충 방안이 의료민영화의 부작용도 없으면서 고용효과 면에서 훨씬 더 직접적이고 효율적이다.

    셋째, 영리법인 병원이 없어서 매년 6천만 달러의 의료비가 해외로 유출된다고 한다. 6천만 달러가 많은 것 같지만, 기껏해야 천억 원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진료비가 30조 원임을 감안할 때, 30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것이다.

    이 돈을 아끼기 위해서 의료양극화의 심화, 국민의료비 가파른 상승, 국민건강보험 의료체계의 균열을 가져올 위험한 행동을 하겠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6천만 달러 중 상당수가 해외 원정 출산으로 인한 지출이다.

    차라리 현 정부는 친자본적이며, 반서민적 이념 성향이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영리법인 병원을 도입하고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는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고백하는 것이 더 솔직하지 않을까?

    이미 참여정부 시절에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퇴짜를 맞은 영리법인 병원을 똑같은 논리로 다시 내놓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 현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통해 도달하고 싶어 하는 ‘자본 주도의 시장주의 의료체계’는 이미 미국에서 처참한 실패를 보였다.

    높은 의료비로 의료이용의 양극화와 서민 가계의 파산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주범으로 오바마 정부 개혁의 최우선 순위에 올라와 있다. 미국 의료제도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정부는 경제위기로 먹고 살기도 버거운 국민들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

    사단법인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www.welfarestat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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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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