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은 어떻게 '집사람'이 되나
        2009년 03월 08일 09: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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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3월 8일은 ‘여성의 날’이다. 19세기 말 여성 노동자에 대한 인권탄압에 맞서 여성들이 스스로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자, 그 동안 여권의 경제, 사회, 정치적 성과를 기리는 날이며, 성매매와 전쟁, 노동 등에서 여전히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의 상황을 알리고 연대하는 날이기도 하다.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여성의 날’만 있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나 이와 같은 말은 “점진적인 세계의 부를 함께 누려왔는데, 노동자의 날만 있고 자본가의 날은 없나”라고 묻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직도 한국적 상황에서 여성의 날은 유효하다.

    현재 ‘한국적 상황’이란 어떠한가? 『내 날개옷은 어디 갔지?』(철수와 영희. 12,000원)는 이러한 한국적 상황을 소개해 주며 여성의 날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는 책이다. 성 상담 교사이자 여성 노동자 글쓰기 강사이자 아이엄마, 가정주부, 아파트 주민인 안미선씨가 월간 <작은책>과 격월 <삶이 보이는 창>에 기고했던 연재물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저자가 출산 이후, 여자에서 사회적 각본에 따라 ‘집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에세이 형식으로 쓴 책이다. 저자가 잘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여자들에게 “우리나라에서 여자로 산 다는 것, 난 이렇다. 당신은 어떠한가?”라고 묻고 있다.

    여기에 학습지 교사, 웹 디자이너, 야쿠르트 배달원, 청소용역, 학원 강사, 텔레마케터 등 우리 주변에 상당수를 차지하는 여성 비정규직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덧붙여 수록했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소외받고 고통 받는 여성들에 대한 진솔한 삶을 담은 이야기 들이다.

    이 책 처럼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여자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유로운 삶을 살다가 나무꾼의 어긋난 사랑으로 인해 ‘집사람’으로 인생을 저당 잡혀버린 한 선녀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날개 옷은 어디갔지?’란 책의 제목은 이를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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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안미선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영주에서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을 했다. 출판 일을 그만 둔 후 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아 성폭력상담소에서 근무하면서 학교와 쉼터에서 성교육을 했다. 여성의 일과 삶을 소재로 월간<작은책>과 <삶이 보이는 창>에 글을 연재했다.

    월간 <작은책> 편집위원, 여성노동자글쓰기 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하는 여성들의 삶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같이 쓴 책으로는 《마지막 공간》, 《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 《아메리카 타운 왕언니 죽기 오분 전까지 악을 쓰다》가 있다.

    그림 장차현실

    서울에서 태어났다. 1997년부터 장애와 여성을 주제로 한 만화를 그려왔다. 다운증후군인 딸 은혜와 16년 차이 나는 둘째아이를 키우며 틈틈이 일하고 있다. 만화를 그리는 것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소중한 일이라 여기며 기쁘게 만화를 그리고 있다.

    펴낸 책으로《엄마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작은 여자 큰 여자 사이에 낀 두 남자》,《색녀열전》,《마님난봉가》,《사이시옷》,《이어달리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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