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운영 힘들 듯
    2009년 03월 06일 10: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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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합의한 언론관련법 개정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 참여문제를 놓고 관련 단체 대부분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주고 있어, 논의기구가 구성되더라도 ‘들러리’ 수준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언론관련법과 가장 밀접하고, 지금까지 투쟁과 대안마련을 주도해왔던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를 비롯한 언론 단체들은 이날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에 관한 여야 합의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며, 합의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사진=손기영 기자

채수현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여야가 ‘위원회 논의 결과를 상임위 입법과정에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합의했지만, 이 조항의 워낙 모호해서 나중에 한나라당이 논의결과를 제대로 반영할지 알 수가 없다”며 “반영 여부를 양당에 정확하게 확인할 예정이고, 만약 논의결과 반영되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여기에 참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채 실장은 이어 “20명의 위원명단을 내일(6일) 아침까지 제출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고 1주일 정도는 시간을 줘야 한다”며 “또 사회적 논의기구의 이름이 중요한데,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라는 이름은 너무 산업적인 측면만 강조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논의결과 제대로 반영될지 미지수"

채 실장은 또 “100일이라는 논의기구 시한도 첫 회의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잡아야 하는데, 이번 합의안에는 위원 명단이 제출되고 논의기구가 구성될 예정인 오는 6일부터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는 “‘논의결과를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얼마든지 한나라당이 말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조항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이번 합의안에 내용에 대해 내부적으로 더 논의해봐야 하겠지만, 단순한 자문기구 성격이면 현재로써는 참여하기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신문방송 겸영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해 충분하고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데, 100일이라는 불가능한 시한을 정한 것도 문제”라며 “또 6일까지 위원 명단을 제출하기로 했는데 이는 반민주적인 행태고, 각 단체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겠다는 의미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이 기구를 ‘합의기구’로 볼 수 없고, 100일 동안 시한부 논의를 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들러리 역할을 하라는 것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참여하기 힘들 것 같다”며 “또 ‘모든 논의 결과를 반영 하겠다’는 말과 ‘최대한 반영 하겠다’는 말에는 큰 차이가 난다”라고 말했다.

양 사무총장은 이어 “지금 민주당 쪽에서 다음 주 수요일까지 위원 명단제출 시기를 다시 조정하려는 것 같은데, 만약 합의안 대로 6일까지 위원명단 제출이 확정되면, 이는 언론단체들과 무관하게 논의기구를 운영하겠다는 것 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신학림 ‘미디어행동’ 공동대표는 “지난 90년대 말 발족한 ‘방송개혁위원회’는 방송법 개정을 위해 오랜 기간 논의를 벌였는데, 이번에 여야가 합의한 논의기구의 100일이라는 시한 자체가 너무 짧다”며 “이 때문에 한나라당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원안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기구 참여문제는 관련 단체들과 더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0일이란 시한 너무 짧아"

한편, 진보신당은 이날 저녁 성명을 통해 “사회여론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미디어 관련법 개정논의는 장기간의 논의를 필요로 한다”며 “여야가 ‘논의사항을 입법에 반영하도록 노력 한다’는 수준으로 기구의 성격을 규정한 것은 한나라당이 의도한 ‘시간 끌기 후 전격 통과’라는 시나리오로 기구가 전락됐음을 웅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은 이어 “이런 점에서, 오늘 여야가 합의한 사회적 논의기구는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어, 우리는 이번 여야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진보신당은 향후에도 진정한 언론의 자유와 공공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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