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중징계·뒷조사는 중대한 언론자유 침해"
    2009년 03월 05일 04: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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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의 MBC 보도 프로그램 중징계 및 검찰의 <PD수첩> 제작진 뒷조사 등 이명박 정부의 전방위적 MBC 압박에 대해 5일 MBC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향후 언론의 정부정책 비판을 정부가 심의하고 수사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통제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4일 박혜진 MBC <뉴스데스크> 앵커의 총파업 참여 ‘클로징 멘트’를 포함해 지난해 12월25일부터 27일까지 <뉴스데스크>의 방송법개정안 등 언론관계법 보도에 대해 ‘경고’를, 같은 달 20일 ‘뉴스 업데이트’와 지난 1월3일 ‘방송법 개정 누구를 위한 것인가’ 편에서 △촛불집회 부활 및 언론노조 총파업 △신문사의 지상파 방송 진출시 우려되는 부작용 △한나라당의 법안 추진 절차의 문제점 △한나라당 내 이견 등을 다룬 총파업 <뉴스 후>에 대서는 ‘시청자 사과’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방통심의위 뉴스후 ‘시청자 사과’…윤능호 부장 “전세계 유래없는 한 편의 코미디”

   
  ▲ 지난해 12월23일부터 27일까지의 MBC <뉴스데스크> 언론관계법 관련보도 (자료=MBC)

방통심의위는 또 12월21일 ‘왜 지상파인가’를 보도한 <시사매거진 2580>에 대해서는 ‘권고’를 결정했다. 윤능호 <뉴스 후> 부장은 5일 이 결정을 “한편의 코미디”라고 규정하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당한 결정으로 판단하고 재심을 요청하는 한편, 동시에 행정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부장은 “단순히 프로그램 심의를 넘어 언론자유와 보도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 소지가 크다”며 “외국의 경우도 방송 심의를 할 때 ‘청소년에 유해한가’ ‘광고로 활용될 소지가 있는지에 대한 기준에 위배했나’ 등 만을 다룰 뿐 정부정책을 비판했다고 심의의 도마에 올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 부장은 “방송법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싣지 않았다고 균형을 잃었다는 주장은 매우 자의적이며 정치적 결정이라고 밖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관계 오류도 없는데 찬성쪽 주장 안 실었다고 불균형? 정부비판을 하지 말라는 얘기”

   
  ▲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왼쪽)앵커와 박혜진 앵커

윤 부장은 지난 1월3일 방송분에 대해 “방송법 개정안 때문에 촛불이 6개월 만에 부활했는데 현장취재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고, 총파업까지 이어졌으니 이 역시 당연히 보도한 것”이라며 “또 혼맥으로 얽혀있는 신문사와 재벌이 지상파 방송에 진출했을 때 사주의 사익을 위한 방송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며, 한나라당이 적법한 절차와 여론수렴을 거쳐 법안을 추진했는지, 그동안 말바꾸기한 것은 타당한 것인지를 다룰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부장은 “사실관계의 오류를 범한 것도 아닌데 ‘방송법 개정안 찬성 시민단체의 의견을 안 실었다’고 균형을 잃었다고 제재하겠다는 건, 여당의 정책 비판 기사, 다양한 목소리와 우려조차 방송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중대한 보도침해”라고 비판했다.

또한 <뉴스데스크>에서 방송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한 탐사보도팀의 도인태 팀장은 “대한민국 언론사(史) 상 유래가 없는 일일 뿐 아니라 세계 어느나라에도 전례없는 국제적 수치”라며 “앞으로 정부정책을 비판하지 말라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도인태 탐사보도팀장 “심의초기부터 객관성 상실…방송보도자유 침해”

   
  ▲ 김보슬(왼쪽) MBC PD와 이춘근 PD.

도 팀장은 “또한 민원을 제기한 공정언론시민연대는 방송법 개정의 사실상의 ‘플레이’ 연대단체로 조선·중앙일보 논설위원 출신, 뉴라이트 인사, 친여 성향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런 이해당사자가 요청한 것을 받아 심의한다는 것은 위원회가 스스로 객관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의 성격에 대해서도 도 팀장은 “방통심의위가 민간기구라 하지만 위원장 이하 위원들이 대통령과 정당의 추천으로 임명됐고, 위원회의 결정이 방통위의 행정조치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행정기관”이라고 평가하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를 정부기관이 심의한다는 것도 말이 되질 않고, 비판한 내용을 단순히 ‘공정성’의 잣대로 기계적·산술적 균형 여부를 들여다 본다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그냥 정부비판하지 말라고 하는 편이 솔직하다”고 강조했다.

도 팀장은 뉴스데스크의 당시 보도에 대해 “결과적으로 논의를 이끌어낸 데 기여했다”며 “그 전엔 대통령·방통위원장·조중동을 통해 일방적인 정부 주장만 횡행하던 때였으나 MBC 보도 이후 정치권의 토론회도 개최되는 등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을 이끌어낸 긍정적 측면도 있는데 보도 내의 산술적 균형을 문제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평가했다.

“방송법 보도 왜이리 많냐? 그럼 보도를 안해도, 방송법을 찬성해도 공정성 시비를 걸건가”

도 팀장은 “이 결정은 MBC의 문제뿐 아니라 언론전체에 걸린 문제로 이제 정부정책을 비판할 수 있게 되느냐, 언론자유가 보존될 수 있느냐는 등의 헌법적인 문제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회사와 논의해봐야하나 재심, 소송, 헌법소송 등 모든 대응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도 팀장은 “특히 방송법 개정안 보도가 왜 이리 많았느냐는 언급도 있던데, 그런 논리대로라면 적게 다룬 것도 문제가 되는 것인가, 정부정책에 대해 찬성하는 보도를 하면 그것도 공정성에 위배된다고 적용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가 이메일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PD수첩> 김보슬 PD 등 제작진과 작가에 대해 개인 이메일을 뒤진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제작진이 “하다하다 인권침해까지 하냐”며 반발했다.

김보슬 PD는 “어이가 없다”며 “어차피 강제수사를 하기 위한 수순이겠지만 사적인 내용까지 뒤진다는 것은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다. 이렇게 인권침해까지 하겠다는 방식으로 치사하고 비겁하고 저열하게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개탄했다.

검찰 PD수첩 제작진 뒷조사…김보슬 PD “너무나 어처구니없어, 비겁한 방식까지 써야하나”

김 PD는 “자기들의 입을 맞추고, 근거를 마련해놓기 위한 짜깁기 수사를 인정할 수도, 수사에 응할 생각도 없다”며 “다만 국민들이 알아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특히 “자기들이 잘못해놓고 왜 1년이나 질질 끌면서 우리를 범죄자 취급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최근 번역가였던 정지민씨를 조사한 것은 수사의 정치적 목적이 빤히 들여다 보인다. 그는 PD수첩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기자연합회(회장 임정환)는 "방송통신심의위 방송에 재갈 물리기…방송법 개정 앞두고 여론몰이 앞장"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방송통신심의위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출범 초부터 위원들의 정치적 편향성으로 공정성이 의심을 받아왔다"고 지적하고 "쇠고기 협상의 잘못을 비판한 PD수첩에 대해서는 정부의 고소와 검찰의 수사압박에 심의라는 칼로 손발을 척척 맞춰 주더니 정부와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 추진안에 대해서는 그 실상을 알리고 잘못된 점을 알리는 보도를 자사 이기주의라는 올가미를 씌워 자신들이 내릴 수 있는 가장 중한 처벌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 성명은 이어 "이번 결정은 앞으로 정부와 한나라당이 힘으로 미디어법 개정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여도 이에 대해 언론사 특히 방송언론들은 적극 나서서 비판 보도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방송통신심의위는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도 이명박 정권의 전방위적 압박에 맞서 성명을 발표한 뒤 강력히 대응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MBC 기자회도 방통심의위의 결정을 규탄하는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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