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마후라는 MB의 사나이”
    2009년 03월 05일 02: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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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5일 진보신당 게시판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제2롯데월드에 대한 허가방침을 세운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그 극성스런 안보주의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과격한 시장주의 코드를 가졌음을 보여준다”며 “만약 제2롯데월드에 항공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벌어진다고 가정하면 경우에 따라 그것은 제2의 911 못지않은 거대한 참극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과격한 시장주의

진 교수는 또한 “이해하지 못할 것은 공군의 태도”라며 “청와대나 재경부에서 허용하자고 해도, 시민과 장병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알아야 할 국방부에서는 작은 위험의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반대를 해야 한다”고 비판하며 “대한민국의 빨간 마후라는 과연 MB의 사나이인가 보다”고 맹비난했다.

   
  ▲ 조진수 한양대 교수가 제2롯데월드 건축물 모형을 세워 놓고 비행기와의 충돌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진 교수는 “미연방항공청의 전문가들이 실사를 한 결과, 제2롯데월드가 매우 심각한 비행 장애물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 사실을 두 차례에 걸쳐 한국 측에 문서로 통보했다고 한다”며 “이는 활주로를 3도 가량 틀고 약간의 착륙유도장치만 보강하면 절대 안전하다는 MB정권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으로 그 동안 MB정권의 국방부에서 거짓말을 해 왔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2롯데월드는 투자액의 막대한 규모 때문에 지난 정권에서도 허용하고 싶어 했던 것으로 노무현의 경우 건설 포기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확실히 MB는 다르다”며 “일단 짓겠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거기에 조사를 꿰어맞추는 식”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전투기가 초경량 비행기도 아니고, 백 미터짜리 건물 세워놓고 착륙에 별 지장이 없다는 얘기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며 특히 “미리 우려되는 사고는 나중에 현실화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고 사고의 우려가 있는 곳에서는 그 우려의 근원을 제거하는 게 최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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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진중권 교수가 진보신당 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

<시사in>에 기사가 제2롯데월드에 관한 기사가 났네요.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연방항공청의 전문가들이 성남공항을 방문해 실사를 한 결과, 제2롯데월드가 매우 심각한 비행 장애물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 사실을 두 차례에 걸쳐 한국측에 문서로 통보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활주로를 3도 가량 틀고 약간의 착륙유도장치만 보강하면 절대로 안전하다는 MB 정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지요. 한 마디로 그 동안 MB 정권의 국방부에서 거짓말을 해 왔다는 얘깁니다.

사실 제2롯데월드는 그 투자액의 막대한 규모 때문에 지난 정권에서도 허용하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노무현의 경우 조사를 한 후에 그 결과에 따라 건설포기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확실히 MB는 다릅니다. 일단 짓겠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거기에 조사를 꿰어맞추는 식이지요.

대개 보수층은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집요하지요. 이 사건은 MB가 대한민국의 그 극성스런 안보주의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과격한 시장주의 코드를 가졌음을 보여줍니다.

전투기가 무슨 내가 타고 다니는 초경량 비행기도 아니고, 백 미터짜리 건물 세워놓고 착륙에 별 지장이 없다는 얘기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지요. 캠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사고는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여러 개의 원인이 동시에 겹칠 때 발생한다는 이론이지요.

가령 안개가 끼었는데, 비행기의 계기마저 작동하지 않는데, 하필 관제장치에서도 오류가 발생했다… 뭐, 이럴 때 사고가 난다는 거죠. 물론 몇 개의 요인이 겹칠 확률은 대단히 낮지만, 그 낮은 확률의 사건도 기어이 발생하곤 합니다.

게다가 미리 우려되는 사고는 나중에 현실화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지요. 사고란 미리 우려하지 않았고, 예측도 하지 못한 곳에서도 종종 발생하니까요. 하여튼 사고의 우려가 있는 곳에서는 그 우려의 근원을 제거하는 게 최상입니다.

만약에 제2롯데월드에 항공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벌어진다고 가정합시다. 경우에 따라 그것은 제2의 911 못지 않은 거대한 참극이 될 수 있습니다. 비행기 연료에 붙은 불에 골조가 녹아 그 높은 건물이 우르르 무너져 내리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이해하지 못할 것은 공군의 태도입니다. 이런 경우 청와대나 재경부에서는 허용하자고 주장해도, 시민과 장병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알아야 할 국방부에서는 작은 위험의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반대를 해야 합니다. 그게 상식이지요.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해왔었지요.

그런데 정권 바뀌었다고 태도를 180도로 바꾸는 것은 또 뭡니까? 국방부에서 투자 문제를 걱정하면, 국방은 재경부에 맡겨둘까요? 어쨌든 대한민국의 빨간 마후라는 과연 MB의 사나이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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