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뀐 것 없어…신문노조 연대 6월처리 저지”
        2009년 03월 04일 06: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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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에 이어 2월 임시국회에서도 총파업을 통해 미디어관계법 강행처리를 막아냈다.

    “이번 국회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의한 날치기 통과는 일단 막았다. 하지만 이번 승리는 독이 든 승리다.

    약간의 시간은 벌었지만, 청와대와 여당의 압박으로 여야 합의가 대단히 실망스럽게 나왔다. 시간만 조금 번 것일 뿐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 2차 총파업을 평가한다면.

    “방송사 본·지부들이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전부 제작거부를 실행했고, KBS PD협회도 제작을 거부하고 동참하면서 지난 1차 총파업 당시보다 훨씬 높은 수위로 총파업을 단행할 수 있었다.

    시민사회단체와 누리꾼들도 이번 제작거부에 함께 결합해 파업의 동력이나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이 같은 지지를 바탕으로 반드시 언론에서 두 번째 촛불을 켜게 될 것이다. 언론장악을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이 정권이 제대로 임기를 마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 여야 합의가 무효라고 선언했는데.

    “언론법 처리 시한을 못박은 것은 결국 정부·여당이 시일을 끌면서 원안에 가깝게 통과시키기 위함이다. 또, 사회적 ‘합의’ 기구가 아닌 ‘논의’ 기구는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여야 합의를 절대 수용할 수 없고, 논의기구에도 참여할 계획이 전혀 없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3, 4, 5월에 언론악법의 실체와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지속적으로 고발하고 언론악법이 원천적으로 폐기되도록 다시 싸우는 일 뿐이다. 여전히 70% 이상의 국민들이 우리를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언론악법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우리 싸움을 지지해 줄 것으로 믿는다”

    – 사회적 논의기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일단 합의가 잘못됐다. 자문기구라고 성격이 규정돼 있는 데다 시한이 정해져 있다. 자문기구로 규정되면 논의되는 내용이 실제 법안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여당이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 자문기구 성격의 논의체에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민주당의 표결처리 제안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 아닌가.

    “민주당이 그런 제안을 할 것이라고 듣지 못했다. 2일 새벽 김형오 국회의장의 중재로 여야가 합의한 안을 한나라당이 거부한 뒤 국회의장과 야당을 압박하면서 결과적으로 ‘100일 표결처리안’을 끌어냈는데, 이는 명백히 의장을 동원해 소수 야당을 압박한 결과라고 본다. 야당 의원들이 의원직 총사퇴를 각오하고 좀 더 단호하게 대응했어야 한다.

    그들이 진정 언론악법을 막고 싶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시 한 번 전체 상황과 국민의 뜻을 읽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재의 합의 내용대로라면 6월 국회서 이 법을 막을 방법이 아무 것도 없다. 한나라당이 지금 법안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언론악법을 다시 6월 국회에 상정하려고 하면, 그땐 야당 의원들도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해야 한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민주당이 잘못된 결정을 했지만, 지금 상황이 우리에게 더 불리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 100일 뒤로 미뤄진 것뿐이다. 야당 의원들의 힘만으로 언론악법을 막을 수 있다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이 법을 막는 유일한, 그리고 최후의 수단은 국민이다. 국민들을 거리로 나오게 하기 위해 야당이 최소한의 역할을 하기를 원했던 것 뿐이다.”

    – 법안이 폐기될 때까지 파업하겠다고 했는데

    “3~5월은 언론악법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해 전 언론사들이 적극적인 보도로 공세를 펼 것이다. 또 촛불 시민들, 누리꾼에게 언론노조 조합원이 앞장서 결합을 제안하고 MB정권 퇴진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다.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의 6월 상정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이고, 그것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

    – 이번 총파업에 신문 부문의 결합이 약했다는 지적이 있다.

    “신문사 노동자들이 극심한 경영 악화 때문에 어려워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 문제들이 정리되는 대로 언론장악 저지 투쟁에 곧바로 결합할 것으로 본다. 6월에 다시 강행처리가 시도되면 그때는 신문사 지부도 결합해 전국적인 싸움이 될 수 있도록 조직하겠다. 그때까지 당장 움직일 수 없는 신문사 지부는 MB정권의 실정과 언론악법 문제를 적극 고발하는 보도 투쟁에 전력해 줄 것을 요청한다.”

    – 1, 2차 총파업을 승리로 이끈 언론노동자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우리 싸움은 직권상정을 하건 하지 않건, 언론악법을 표결처리하건 하지 않건 변하지 않는다. 언론을 장악하려고 하는 일체의 시도에 대해 우리는 목숨을 걸고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언론자유를 지켜줄 힘은 국민밖에 없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지금부터 시민 속으로 들어가 함께 투쟁해야 한다.”

    – ‘언론악법을 막는 유일한 힘’이라고 한 국민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날치기 강행 통과는 일시적으로 막았지만, 야당이 부당한 합의를 했기 때문에 다음 싸움은 훨씬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언론이 장악당하면 모든 피해가 국민 생활에 돌아갈 것이므로 언론노동자들은 법안이 철회될 때까지 지금보다 더 힘차게 싸우겠다. 국민들이 목소리를 내 주면 법을 막을 수 있다. 언론노동자와 함께 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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