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 갈등 '꿈틀', 야당 공조 '흔들'
        2009년 03월 03일 12: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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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의 ‘MB악법’ 백기투항을 둘러싸고 정치권에 후폭풍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당이 이번 협상을 통해 금산분리 완화, 출자총액 제한제 폐지 등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대해 대부분을 한나라당에 위임시키고 그나마 지킨다고 선언했던 미디어법도 사실상 한나라당에게 ‘민주적 절차를 거친 처리’라는 명분을 쥐어주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MB악법’을 둘러싼 ‘반MB연대’가 흔들리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지도부에 대한 강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항변하고 있지만 실리도, 명분도 없는 민주당의 ‘백기투항’이 당 내외의 정치적 후폭풍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민주당 소속 문방위 의원들이 이번 여야합의를 비판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협상에 대해 “(부족한)그런 점이 있으나 (협상하지 않으면)신문법, 방송법, 핵심 언론 악법들을 아주 잘못된 내용을 고스란히 담은 채 원안대로 날치기 처리하게 돼 있었다”며 “본회의장을 철통같이 막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직권상정을)저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강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문방위원들은 3일 “언론악법 시한부 표결 처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이번 협상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불과 몇 시간 만에 합의를 뒤집는 국회의장과 한나라당과의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정파인 ‘민주연대’도 “이번 합의는 폭력과 협박, 기만 등의 강박에 의한 합의였기에 원천무효를 선언한다”며 “또한 1차 입법전쟁 이후 충분히 예견되는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민주당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는 매우 아쉽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들 의원들은 이번 협상안을 의원총회에서 통과시킨바 있다. ‘공범’이란 것이다.

    당내 갈등도 문제지만 민주당으로선 용산참사와 더불어 ‘MB악법’을 두고 공조해왔던 야당들과의 관계파탄 위기에도 직면해 있다. 협상 직후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오늘 합의로 재벌과 족벌언론이 합법적으로 방송사를 소유할 수 있는 길을 터줬고, 은행이 외국자본과 재벌에게 넘어가게 되어 재벌공화국이 재연됐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은 연말부터 지금까지 무엇 때문에 ‘MB악법’저지를 위해 싸워왔는지 국민에게 답해야 한다”며 “‘극적 타결’이 아니라 무기력하고도 비굴한 굴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더 이상 독재에 항거해 온 정통야당 민주당이 아니”라며 “과거 20년 전 민자당의 3중대였던 민한당으로 돌아갔다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정희 정책위의장도 “여야 교섭단체 합의는 금융양극화와 불안정성을 심화시켜 더 커다란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며 “‘금융 규제 강화’라는 세계적 추세에도 정면으로 역행하는 잘못된 합의”라고 비판했다. 이어 “양당 합의는 국민경제를 더 깊은 위기의 수렁에 몰아넣는 것”이라며 “국회법이 정한 절차마저 무시하며 국회를 스스로 거수기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양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이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막고 있는 본청으로 의원들을 진입시키기 위해 격렬한 몸싸움을 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진보신당도 이번 합의내용을 강하게 비판하며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노회찬 상임대표는 “민주당이 그동안 ‘MB악법’ 저지를 위해 ‘반MB연대’를 주장해왔으나 어제 한나라당과의 합의로 민주당은 스스로 ‘반MB연대’에서 탈퇴할 것을 선언했다”며 “이제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의 독단에 ‘공범’이 될 것을 약속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간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해 금산분리 완화, 산업은행 민영화 등 경제악법을 반대해 온 주장은 하루아침에 실종되고, 한나라당과 함께 재벌 앞에 무릎을 꿇었다”며 “진보신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합의를 인정할 수 없으며,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조중동의 언론장악, 방송장악을 막기 위한 투쟁에 더욱 힘차게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상임대표도 “2월 국회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와 정치에 정작 국민의 편은 아무도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국회”라며 “금산분리와 출자총액 제한제도 완화에 반대하는 70%에 달하는 압도적인 국민여론을 대표한 정당과 정치인은 어디에도 없었다. 절대다수의 국민여론이 버려지는 정치를 어떻게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지 암담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한나라당은 공당으로서 자기 지위를 저버리고, 이명박 정권의 원내 집행부서로 스스로를 자리매김 했으며 민주당은 야당으로서 절대다수 국민의 기대와 요구를 대표하는데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이명박 정권을 불러들인 민주당의 재벌·기득권 편향의 경제 인식은 야당이 된 이후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드러냈다”며 “전력을 다한다던 미디어법 역시 미봉책으로 마무리되었다. 국민은 야당에게 독립군의 당당함을 기대하고 지지했으나, 민주당은 늑약의 문구나 다듬는 수준으로 만족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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